“환경 위해 공원 유지가 우선”···“직권 남용에 가까워”
  • 김유진 기자
  • 승인 2020.10.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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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원 실효제 입장정리

 

우리는 잠들기 전 혹은 외출 전 날씨를 확인해보곤 합니다. 날씨에 따라 그날그날 입을 옷이나 약속 장소 등이 바뀌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죠. 이는 날씨가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경제부는 지난 5번의 기획을 통해 ‘내일경제’ 기상 예보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주는 시각을 바꿔 오늘의 경제 날씨를 짚어봅니다. 최근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해 다양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동작구 사당동 까치산 근린공원에서 우리 지역의 기상을 관측해봤습니다. 그럼 실시간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볼까요?

서울 도심부터 외곽까지 곳곳에서 공원을 만나볼 수 있다.
도시공원은 도시자연공원부터 국립공원, 근린공원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

정부, 환경보호 위해 내린 결정
재산권 보호 위한 규제 완화 노력 기울여

소송까지 이어진 토지주 반발
정부·토지주 간 제시한 해결방안 달라

운동하고 싶거나 바람을 쐬며 기분을 전환하고 싶을 때 자연스레 공원을 찾는다. 이렇듯 우리 삶에 있어 공원은 너무나도 친숙한 존재다. 하지만 도시공원 실효제에 따라 올해 7월 서울특별시(서울시) 전체 면적 규모만큼의 공원이 사라질 예정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하지만 7월이 되기 직전, 해당 공원들 대다수가 공원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어떠한 이유로 공원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었는지, 실효제는 그대로임에도 어떻게 공원이 제 기능을 되찾았는지 그 경로를 추적해봤다. 

  일몰하지 못한 일몰법
  도시공원 실효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공원 설립을 목적으로 공원 부지를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한 뒤, 오랜 기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 도시공원 기능이 자동 해제되는 제도다. 해당 제도는 1999년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헌법재판소는 도로, 공원 등 도시계획시설 조성을 목적으로 사유지 개발을 제한한 기간이 고시일로부터 20년 이상일 경우, 이를 자동 해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결정은 토지소유자가 오랜 기간 정부로부터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사적 이용권을 제한당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2000년 건설교통부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제48조 내용을 입법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결정 고시일로부터 20년이 지나면 공원 조성 계획 여부에 상관없이 도시공원에서 해제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해당 법안이 기능을 상실한다는 의미에서 ‘도시공원 일몰제’라고도 불린다. 이어 2005년에는 기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도시공원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그렇다면 1999년에 논의한 도시공원 실효제가 2020년에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국토계획법」 제48조가 효력을 갖추는 시점인 올해 7월을 앞두고 법안 적용 대상인 토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도시공원 실효제 시행 이틀 전 6월 29일에 서울시는 북악산을 비롯한 일부 도시공원 74개 중 68곳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변경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은 도시공원과 어떠한 차이를 가질까. 도시공원은 도시계획시설에 속하는 반면 도시자연공원구역은 용도구역에 포함된다. 도시계획시설은 기반시설이기에, 지정된 토지를 사업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20년 동안 도시공원 사업이 시행이 안 되면 개인의 과도한 재산권 침해로 보기에 도시공원 실효제 적용 대상이 된다. 하지만 용도구역은 사업 시행이 아닌 토지의 종합적 관리가 주목적이다. 이때 토지 이용 및 건축행위가 제한되지만, 개인의 재산권 침해라고 보기는 어려워 도시공원 실효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환경보호와 직권 남용 그 어딘가
  
김의연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 사무관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도시계획시설을 용도구역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은 자연환경과 경관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요. 지자체가 해제 위기에 놓인 도시공원을 용도구역으로 지정 및 변경하면 난개발을 방지하고 공원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는 용도구역 지정으로 인한 토지주 재산권 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시 토지주의 재산권 행사가 제약되는 측면이 있어요.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매수청구권 요건 중 청구 가능한 공시지가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는 등 규제를 완화했죠.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설치할 수 있는 시설 범위도 확대할 생각이에요.” 

  매수청구제는 오랜 기간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토지에 대해 소유주가 지자체에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미시행 기간이 10년 이상일 경우 지자체는 2년 내로 매입하거나 개발행위를 허가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개발행위허가 기준을 완화하거나 도시자연공원구역 부지에 시설을 추가 건설할 수 있게 해, 소유주의 재산권 활동을 구역 변경 이후에도 보호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를 확대함으로써 토지주의 재산권 행사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토지주는 이를 지자체의 무리한 행정조치라고 바라봤다. 강훈호 전국도시공원 피해자 연합 대표는 개정 의도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토지주들은 도시공원 실효제가 적용되는 올해 7월을 최소 20년간 기다려왔어요. 시행 직전 도시공원 토지 용도 변경은 서울시의 직권 남용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이어 해당 조치를 뒷받침하는 법률 조항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법을 개정했다고 해서 일일이 관련 지주들에게 통보하지 않아요. 그래서 당시 개정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토지 목적이 자동 변경되는 조항의 목적이 불투명하다고 생각해요.”

  강훈호 대표는 정부가 도시자연공원구역 토지주들의 재산권 행사를 위해 마련한 해결방안이 현실적이지 않다고도 비판했다. “정부가 매수청구제 요건 기준을 50%에서 70%로 확대했지만, 아직도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요. 공원 주변 지가보다 턱없이 낮은 가격을 책정하기에 아무도 이 제도를 이용하려 하지 않죠. 도시자연공원구역 부지에 도서관 등의 추가시설 설치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마찬가지예요. 정부에서 설치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그만이죠.”

  토지주의 의견을 제시할 소통 창구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한영 토지주 협의회 의장은 토론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부터 토지주가 주체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도시자연공원구역 내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때 토지주 의견이 들어가는 건 당연해요. 하지만 정부는 주로 시민단체 및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의견만을 반영한다고 생각하죠. 토지주의 의견을 전할 소통 창구가 필요하답니다.”

  일부 토지주는 9월 28일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3개월 이내에 서울시의 조치에 법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시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강훈호 대표는 용도구역 지정 관련 법안 폐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법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해당 관보에 동의한 셈이 돼 소장을 접수했어요. 용도구역 지정 법안 폐지를 요구내용으로 내세웠죠.” 이어 그는 소송 연합을 설명했다. “서울시를 대상으로 단체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요. 소송참여 인원은 지주 88명, 약 50필지 규모로 피해 인원에 비해 소송에 실제 참여한 비중은 적은 편이에요. 현재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며 위헌청구 소송까지 넘어갈 것으로 예상해요.” 

  해결방안 수급 불일치
  
정부는 향후 도시자연공원구역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지자체와 공동대응해 공원 조성 과정에서 발생한 토지주와의 갈등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공원녹지법 시행령을 개정해 부지개발허가 및 매수청구 요건도 더욱 완화하고, 정부가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토지주에게 재정적 보상이 지연되지 않도록 지방채 이자 지원을 확대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보상 계획 수립을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일부 토지주들은 사뭇 다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강훈호 대표는 환지 방식 마련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환지는 정부가 사업 목적, 면적 등의 사항을 다시 검토해 소유주에게 토지를 재배분하거나 용도 등을 바꾸는 행위 전반을 일컫는다. “토지주 다수가 정부의 제도적 배상 추진보다는 환지 방식으로 보답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토지주로서는 환지를 받으면 자신의 토지에 대한 재산권을 보호받을 수 있고, 지자체 예산도 들어가지 않기에 이 방안이 제일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공익추구 및 환경 보존을 근거로 도시공원 감축을 반대하는 정부와 개인의 재산권 침해 권리를 찾으려는 지주, 그 누구도 선뜻 나무랄 수 없는 실정이다. 2018년 처음 이뤄진 장기 미집행 공원 해소를 위한 재정적·제도적 지원이 미리 이뤄졌더라면 2020년 상황이 다르게 연출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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