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주문에 가려진 노동자의 눈물
  • 서민희 기자
  • 승인 2020.09.28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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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노동자성 인정받지 못해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는 플랫폼 노동자의 아이러니

‘고객님이 주문하신 음식이 30분내로 도착할 예정입니다.’ 다들 이 반가운 소리를 한번쯤 들어봤을 테다. 우울할 때 끌리는 매콤한 떡볶이, 가족들과 간단한 저녁으로 먹는 치킨 등 우리의 소소한 행복은 몇 번의 터치에 달려있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 경제는 일상이 됐다. 새로운 형태의 경제 유형은 ‘플랫폼 노동’을 등장을 불러왔다. 하지만 정보기술발전과 함께 더욱 증가하리라 예상되는 플랫폼 노동자는 현재 매우 열악한 현실에 처해있다. 전통적 고용 형태와 다른 특징을 가져 노동법상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 노동자는 어떠한 문제를 겪고 있을까.

  노동자로 보호받지 못한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는 플랫폼을 매개로 노동력이 거래되는 시장에서 일한다. 플랫폼 노동에 따르는 소득은 노동자가 맡은 프로젝트 및 수수료에 기반한다. 우리나라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무 제공자가 사업자와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경우에만 임금근로자로 인정한다. 플랫폼 노동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일감을 얻고 임금을 받지만 비임금근로자의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불안정한 법적 지위 때문에 이들이 보호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노동자는 노동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된 상태예요. 따라서 노동문제가 발생했을 시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힘들죠.”

  플랫폼 노동자는 노무를 제공하고 있다는 증빙이 어렵다. 따라서 다수의 사회보장제도 자격요건에서 탈락한다.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이들이 사회보장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노동시간 등 각종 노동조건에 대한 규제 및 사회보험은 고용 관계가 있다는 전제하에 수립된 보호예요. 그러니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보호막은 존재하지 않는 상태죠. 법적 노동자와 다를 바 없지만 고용 관계가 존재하지 않아 그들은 사회보장법의 보호에서 제외됐어요.”

  플랫폼의 부품으로 전락하다
  플랫폼 노동자는 임금근로자가 아닌 비임금근로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사회보장법의 일부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시간당 소득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노동자는 해당비용에 대한 보장을 요구할 수 없다.

  노동 중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빈번한데도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 등의 사회보험은 임금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돼 플랫폼 노동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 강금봉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은 플랫폼 노동자의 불투명한 입지가 사회보험 적용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고용 지위가 명확하고 소득이 구체적으로 파악될 때 사회보험을 이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플랫폼 노동자는 2가지 요소가 분명하게 존재하지 않죠.”

  서비스 제공과정에서 발생하는 폭언, 폭행과 같은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2018년부터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플랫폼 노동자는 보호 대상이 아니다. 김민정 연구원은 플랫폼 노동자의 모호한 지위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자가 명확해야 적용받을 수 있어요.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감을 얻는 플랫폼 노동자는 해당되지 않죠.”

  플랫폼 노동은 노동하는 시간과 장소에 유연성이 높아 업무시간과 근로제공방식이 다양하다. 따라서 플랫폼 노동자는 정해진 근로시간이 없다. 이는 노동자가 제대로 된 휴식시간을 누릴 수 없음을 의미한다. 맡기로 했던 일이 취소될 경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일을 위해 대기해야한다. 사실상 상시 대기조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김민정 연구원은 노동시간에 대한 규범이 마련을 강조했다. “플랫폼 노동자도 법정근로시간이 지켜져야 해요. 플랫폼을 사용하다 보면 알람이 상시로 울리는데 제시간에 답변을 하지 않으면 평점이 깎이죠. 그러면 노동자가 다음 일감을 받는데 어려움이 발생해요.”

  모래알처럼 흩어진 그들의 입장
  플랫폼 노동자들은 소속된 플랫폼이 다르다. 또한 플랫폼은 서로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하나의 집단으로 뭉치기 힘들다. 김민정 연구원은 플랫폼 노동자가 여러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의 다양한 입장을 통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자는 고용 형태나 직종, 소속업체에 따라 특성과 이해관계가 달라요. 사회적 대화나 단체교섭 과정에서 권리보장 여부나 수준이 개별적으로 적용되고 있죠. 이는 플랫폼 노동자의 단결을 막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요.”

  구조적인 연결망을 만들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도 만만치 않기에 누군가 쉽사리 나설 수 없는 현실이다. 신정웅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위원장은 플랫폼 노동자의 자발적 노조형성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노동자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노동자 개인이 앞장서서 연결망을 구축해야 해요. 열악한 경제상황 때문에 노동조합을 형성하는데, 이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익을 위해 또 다른 희생이 이뤄지는 상황이에요.” 플랫폼 노동자가 집단적 목소리를 내는 데 존재하는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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