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에서 보물찾기
  • 김준환 기자
  • 승인 2020.09.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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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상품 탐색기

음식점에 가면 다양한 메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정해져 있기에 인당 1가지 음식만 시키곤 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예산과 방법은 정해져 있기에 주식이면 주식만, 펀드면 펀드만을 골라 투자한다. 여기 두 가지 음식을 모두 먹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이 있다. 바로 ETF다. 워렌버핏 유언장에도 적혀있다는 ETF 투자를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다. 

  E(이)만한 상품이 없다 
  증권 시장에는 주식과 채권만 있는 게 아니다. 이를 활용해 만드는 다양한 상품이 있다. ELW, ETN 등 낯설게 느껴지는 상품도 존재한다. 이들은 특정 지수나 자산 가격과 연동해 움직인다는 특징을 지닌다. ETF 역시 KOSPI200과 같은 지수를 따르는 인덱스펀드 금융 상품 중 하나다. 

  ETF는 1990년 캐나다증권거래소에서 처음으로 상장됐다. 이후 1993년 미국을 중심으로 ETF 시장이 확대됐고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식거래량 중 약 40%를 차지하게 됐다. 한국에는 2002년 들어온 후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활성화됐다. 현재 순자산 규모는 약 50조에 이른다. 

  국내 ETF 시장에는 총 452개의 종목이 상장돼있다. 한국이나 미국 등 시장대표지수를 따라가는 ETF, 반도체 등 특정 섹터 지수를 따르는 ETF, 삼성그룹 등 특정 기업 계열로만 구성된 지수를 따르는 ETF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심지어는 수익을 배가 넘게 불려주거나, 지수 하락 시 오히려 이익을 보게 하는 파생상품 ETF도 있다. 다양한 지수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개발하기 때문에 많은 종목이 존재한다. 

  인기는 더하고 위험은 나누고 
  최근 들어 주가의 변동이 심상치 않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에 갈피를 못 잡기 마련이다. 단기적인 투자를 진행할지, 장기적인 투자에 집중해야 할지 헷갈렸다. 붕 뜨는 마음과 함께 증권사 앱에 접속했다. 국내주식 메뉴를 자세히 살피다 다양한 투자 방식을 택할 수 있는 ETF의 존재를 파악했다. 

  ETF 역시 주식 투자와 비슷하게 증권사 내 계좌개설을 진행한 후 시작할 수 있다. 정규매매는 주식장이 열고 닫히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 사이에 이뤄진다. 

  ‘KODEX 은행’, ‘TIGER 미국나스닥100’, ‘ARI­RANG 코스피’ 등 알 듯 말 듯한 이름들이 눈에 보였다. 종목 이름을 봤을 때 무엇과 연관돼 있는지 짐작은 갔지만, 앞에 영문모를 알파벳들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상품명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알고 보니 이름 전반부의 알파벳은 ETF를 담당하는 자산운용사를 의미했다. KODEX는 삼성자산운용, TIGER는 미래에셋자산운용, ARI­RANG은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상품이었다. 거창한 이름일 뿐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비교적 친숙하게 느껴졌던 이름 후반부에 집중하기로 했다. 

  종목을 살피다 또 다른 의문이 생겼다. 종목 이름에 주식과 관련 없어 보이는 ‘단기채권’, ‘골드선물(H)’과 같은 명칭이 속속 보였기 때문이다. 채권과 선물 같은 항목도 지수화해 ETF에 연동시키는 것이었다. 

  ETF는 주식처럼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수 변동에 따라 현재가가 변화하고 등락이 발생하는 특징도 지닌다. ETF가 파생상품인 만큼 지수의 바탕이 되는 항목들보다 더 큰 돈을 벌거나 잃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관찰 결과 대부분 ETF 등락률이 1%가 채 되지 않았고 최대 등락을 기록한 종목 또한 +4.30%에 불과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수십 퍼센트의 등락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실제로 같은 날 거래된 어떤 주식이 약 30%까지 등락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됐다. ETF는 여러 종목을 지수화해 연동하기에 특정 종목에 변화가 생겨도 효과가 분산돼 반영되기 때문이었다. 

  하락해도 괜찮아 
  ETF는 대체로 값이 부담스럽지 않았고, 테마가 매력적인 종목으로 구성된 상품이 많았다. 모든 상품에 눈길이 갔다. 무엇을 택할지 망설이던 중 ‘TIGER현대차그룹+펀더멘털’이 보였다. 삼성과 LG 등 다른 기업과 관련된 ETF도 볼 수 있었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속에서도 현대차가 흑자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봤다. 최근 뉴딜 정책 중 수소차로 덕분에 사업 수혜 대상이 됐다는 소식도 떠올랐다. 게다가 같은 계열사인 기아차에 긍정적인 소식이 있다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해당 상품을 택하는 건 꽤 합리적이었다. 

  다음으로는 ‘TIGER골드선물(H)’에 시선이 갔다. 소위 전쟁이 나도 금은 가치가 보존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금 시세가 2배 가까이 올랐기에 앞으로도 계속 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 ETF를 통한 금 간접투자는 직접 금 현물을 매입하거나 금 선물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했다. 장기적으로 금 관련 ETF를 보유가 골드바를 갖는 것과 비슷한 수익성을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거래량을 기준으로 ETF 순위를 매겨볼 수 있다. ‘레버리지’, ‘인버스’ 같은 조건이 들어간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대부분의 레버리지 ETF는 같은 지수를 공유하는 다른 상품보다 수익률 혹은 손실률이 2배며, 인버스 ETF는 지수의 흐름과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인다. 최근 하락장이 빈번해서 ‘역배팅’인 인버스 ETF가 인기인 모양이었다. 지수가 하락해야 이익을 보는 구조인 만큼 인버스 ETF는 장기적인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 이에 단기적인 거래가 자주 이뤄져 거래량 증가로 이어진 듯했다. 

  기자는 호기심에 못 이겨 ‘KODEX인버스’를 하나 매수했다. 24일 코스피가 2.59% 하락했고, 다음날 0.27% 소폭 상승했다. 실질적으로 양일간 마이너스의 등락이었지만 코스피지수를 거꾸로 따르는 ETF를 보유한 결과 약 0.99%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ETF는 다양한 자산을 한곳에 모아 놓기에 한 종목만 택해도 여러 곳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위험도 줄어든다. 안정성을 추구한다면 ETF를 하나의 투자수단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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