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 여름방학 동안 나 자신을 개혁했다. 아침저녁으로 정해진 시간에 운동을 했고, 사이의 시간에 독서를 했다. 잠깐, 여기서 누군가는 내가 무엇을 개혁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그저 나는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했기 때문이다.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질문을 하나 해보자. 개혁이란 무엇인가?

  다음의 사례를 살펴보자. 재생 수에 따라 노래의 순위가 정해지는 음원 스트리밍 시장이 있다. 잘 작동되던 시장이었지만, 어느 날 몇몇 아이돌 그룹이 팬덤의 성원에 힘입어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소수의 그룹이 음원 시장을 과점한 것이다. 이 과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해결책은 다양하다. 1. 음원 차트를 없앤다. 2. 순위권에 들지 못하는 가수들이 사재기를 통해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허용하여 시장에 다양성을 불어넣는다. 3. 음악에 대해 이용자 수를 제한하며 소비자에게 들어야 하는 음악을 할당한다. 그러나 다들 알겠지만 이 같은 해결책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개혁이 아니다.

  개혁은 제도를 없애버린다거나 시장 참여자들의 반칙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다. 또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여 시스템의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음원 차트에 ‘중복되는 아이돌 음악 제외’와 같은 기능을 제공하여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 개혁이다. 진정한 개혁이란 현행 시스템을 더욱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개편하여 발전시켜야 한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개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제도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로우는 ‘불가능성 정리’를 통해 모든 사회 구성원의 선호를 충족하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모든 사람의 효용 감소 없이 사회 후생이 증가하는 ‘파레토 개선’ 같은 이상적인 상황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개혁을 단행하면 손해를 보는 쪽이 발생한다. 따라서 개혁에 반발이 따르는 것은 필연이다.

  개혁은 시스템을 서서히 변화시키는 일이기에 인내가 필요하다. 또한 저항의 힘을 견디면서 추동해야 하므로 위험한 도전이다. 그럼에도 개혁은 중요한 일이다. 불완전한 인간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아갈 때, 예측할 수 없는 변수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도록 환경을 바꾸어 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내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나는 일상에 운동과 독서라는 행위를 가미했고, 여기에 일정한 패턴을 부여하여 습관을 개선했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만사 귀찮아하는 내가 사소하게나마 루틴을 만들어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이런 변화는 개혁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일상의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세상의 변화무쌍함에 대응하여 나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기르면서, 결국 완전하지는 않지만 개혁에 성공했다.

김재훈 학생
경제학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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