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다 같이 평등하게 사는 ‘법(法)’
  • 백경환 기자
  • 승인 2020.09.2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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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헌법」 제1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중략)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평등’이 헌법의 핵심 원리임을 천명한 바다. 6월 29일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바로 이 평등을 구체화하는 법안이다. ▲성별 ▲장애 ▲종교 ▲성적지향 등 23가지 사유로 인한 ▲고용 ▲교육 ▲재화 이용 ▲행정서비스 분야에서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에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양성평등기본법」 등 개별적인 차별금지법이 존재했다. 하지만 모든 차별을 개별 입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한 개인은 수십가지 개념으로 규정될 수 있고 여러 개념이 복합적으로 작용돼 차별을 당할 수 있다. 따라서 차별피해에 총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포괄적 법이 필요하다. ‘개별적 차별금지법’의 빈틈을 채우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진정한 평등에 다가서는 첫걸음이다.

  「차별금지법」 은 2007년 말 정부의 법안 제출로 처음 등장했지만, 성 소수자 내용을 문제 삼은 보수 기독교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폐기됐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입법 시도가 이어졌으나 번번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동성애 조장법’이라는 자극적 프레임에 갇혀 격렬한 저항에 휘말리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번 발의 또한 같은 저항에 직면했다. ‘동성애를 법적으로 보호하고 조장하는 법을 반대한다’라는 내용을 담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청원은 약 2주만에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6월에 실시된 KBS의 한 설문 조사에서 다수의 국회의원이 성적지향 논란으로 인한 반발을 우려해 「차별금지법」 관련 언급을 꺼렸다. 설문에 응한 의원 중 절반이 넘는 수가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종교단체의 압박을 받는 느낌이 든다’고 답하기도 했다.

  보수 기독교계는 「차별금지법」의 첫 등장부터 지금까지 줄곧 대척점에 서 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성적지향 항목을 근거로 종교를 탄압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은 그럴 수 있는 법이 아니다. 명확하게 말하자면 각종 사회 활동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차별로 규정하고 금지하는 법이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루는 동안, 차별을 방관하고 묵인하는 사회적 토대 위에 혐오와 갈등이 쌓였다. 이런 사회적 토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실효적인 차별구제수단을 도입해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차별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이 규정하는 차별의 종류는 장애, 인종, 용모, 학력, 종교, 고용형태, 건강 등 다양하다. 누구든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차별금지법」은 우리 모두를 위한 법이다. 이것이 우리가 「차별금지법」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백경환 사회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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