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아침에 그날 입을 옷과 가방, 신발을 모두 골라주는 코디네이터가 있다면 출근 시간이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 투자도 마찬가지다. 전문가가 내 돈을 대신 운용해준다면 편해진다. 펀드 투자는 머니 코디네이터인 펀드매니저가 투자자 대신 돈을 운용해주는 것이다. 가지각색의 상품이 존재하는 펀드 시장에서 투자성향이 다른 두 기자가 채권형 펀드와 주식형 펀드를 고르기에 도전해봤다.

  펀드를 부탁해
  펀드는 일종의 계모임이다. 펀드매니저라는 계주가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수익 창출을 도모한다. 투자자는 펀드매니저에게 고용 비용인 보수를 정기적으로 주고, 펀드매니저는 모인 돈을 금융 상품에 투자해 이익을 추구한다. 펀드는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투자 전문가와 함께하기에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펀드의 이름을 보면 상품의 성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름은 일반적으로 운용사, 투자처, 자산 종류, 주 운용자산, 펀드클래스, 비용구조 순으로 구성된다. 주요 운용자산을 기준으로 펀드의 종류를 구분하는데 펀드 자산 비중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자산이 무엇인지에 따라 주식형, 채권형으로 나뉜다. 다양한 운용자산을 동시에 활용하는 혼합형도 존재한다.

  알파벳으로 표현한 펀드클래스를 통해 보수와 수수료 체계 또한 파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A, C, e가 있다. A는 수수료가 있는 대신 낮은 보수가 특징인 반면, C는 수수료 없이 높은 보수를 요구한다. e는 온라인 전용 펀드임을 나타내며 훨씬 낮은 보수를 낸다는 게 특징이다. 이처럼 펀드는 다양한 조건을 반영할 수 있어 시중에 약 9000개가 넘게 유통된다.

  안전을 생각한다면 채권형 펀드
  은행 이자율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자 기자는 투자 상품에 관심이 갔다. 주식보다 변동성이 적은 채권에 눈길이 갔고 초보자로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채권을 중심적으로 다루는 펀드, 채권형 펀드를 선택했다. 유형을 정했음에도 판매처 사이트 속 펼쳐진 수백 가지의 채권형 펀드에 막막해졌다.

  그러다 기자의 눈길을 끈 상품이 생겼다. ‘서울 강남 3구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펀드는?’ 배너에서 찾은 ‘한국투자크래딧포커스증권사투자신탁1호(채권)S’였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부촌인 ‘강남’이라는 단어에 왠지 신뢰가 갔다. 성과분석표를 통해 해당 펀드가 연 평균 2.17%의 수익을 낸다는 점을 알 수 있었는데, 이는 8월 정기예금 평균 이율인 1.52%를 넘는 수익률이라서 흥미가 생겼다. 온라인 전용 클래스 상품이어서인지 0.281%밖에 안 되는 낮은 보수와 3년 이상 가입 시 면제되는 수수료는 투자 부가 비용에 민감했던 기자가 만족할만한 조건이었다.

  타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지만, 안전성이 높았다. 자산운용보고서와 투자설명서를 보니 해당 상품은 A등급 이상의 회사채에만 집중하고, 위험도가 매우 낮은 6등급 상품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실이 두려웠던 기자는 회사채보다 변동성이 적은 상품을 찾고자 국공채펀드로 눈길을 돌렸다.

  이번에는 기자의 예민한 투자성향에 적합한 상품을 찾기 위해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펀드 판매사 중 하나인 KB국민은행으로부터 기자는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연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에 주가가 내려간 주식 시장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채권의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었다. 상담원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국공채 상품의 3개월 수익률은 평균 0.2%밖에 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이어 국공채 상품은 1년 정도가 지나야 적게는 1~2%, 많게는 3~4%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형 펀드는 확실히 장기투자해야 하는 상품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살펴본 채권형 펀드 모두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했지만, 장기적으로 목돈이 묶인다는 점을 고려해 매수를 보류하기로 했다.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주식형 펀드
  펀드에도 주식만큼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이 있다. 바로 ‘주식형 펀드’다. 운용자산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기에 수익률이 높지만 그만큼 위험도도 높다. 마침 기자의 투자성향을 측정해본 결과 적극투자형(2등급)이 나왔다. 투자원금을 보전하기보다는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높은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증권사 앱은 위험도가 매우 낮은 ‘초저위험’ 상품은 물론, 위험도가 다소 높은 ‘고위험’까지의 상품도 추천했다.

  선택에 앞서 최근 대두되는 경제 이슈들을 모아봤다. 현 투자 시장에 대한 이해는 정교한 투자전략의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기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비대면, 비접촉 등의 언택트 문화가 오래갈 것으로 생각해 관련 펀드를 찾아봤다. 그중에서도 기자의 투자성향에 맞는 고위험 주식형 펀드를 살폈다.

  처음일지라도 펀드 이름을 보니 해당 상품의 특성을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기자가 찾은 펀드는 ‘삼성언택트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Ce’였다. 이름의 맨 앞 두 글자를 통해 펀드운용사가 ‘삼성’임을 알았고, ‘언택트코리아’를 보고 언택트 문화와 관련돼있다고 생각했다. 또 괄호 안 ‘주식’ 을 보고서 주식형 펀드임을 알아챘다.

  수익률과 위험도에 따라 펀드 보수가 달라지는 점이 특이했다. 기자가 찾은 삼성펀드는 펀드 보수가 1.73%였다. 시중은행 금리와 비교했을 때 비싼 값의 보수를 내야 했다. 펀드 보수는 펀드의 운용과 관리가 어려울수록 높게 책정되는데, 삼성펀드는 고수익 고위험에 해당하는 주식형 펀드여서 보수가 높았다.

  운용보고서를 참고해 해당 펀드를 더 자세히 분석해봤다. 연수익률이 23.9%로 높은 대신 고위험 상품이었다. 잘 운용되고 있는지가 궁금해 투자성향 평가 기준인 벤치마크를 확인했다. 펀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더라도 시장 평균인 벤치마크보다 낮으면 잘 운용됐다고 보기 어렵다. 삼성펀드는 올해 6월부터 벤치마크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기에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년간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을 계산해보니 -3%였다.

  기자는 위험도가 비교적 낮은 펀드를 찾아보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추천상품 중 해외펀드인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자PRS-e(주식-재)’에 눈길이 갔다. 해당 펀드는 삼성펀드보다 위험도가 낮아 펀드 보수가 0.465%인 대신 연수익률은 2.97%로 낮았다. 주식형 펀드도 채권형 펀드처럼 저위험 저수익의 상품이 있다는 걸 알았다.

  적극투자성향을 지닌 기자는 간접투자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음에 놀랐다. 또 펀드는 전문가가 대신해 운용한다는 점에서 안정감도 있었다. 여러 유형의 펀드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줄이는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체감했고 분산투자 계획을 세워야 함을 깨달았다. 본인의 투자성향과 투자할 펀드 상품을 분석했다면 펀드투자 준비를 마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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