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2년 앞당길 자료 확인해
개교기념일, 실제 개교한 날 아냐
100년편찬위원회가 중앙대 시원(始原)에 문제를 제기했다. 최초 교육단위인 중앙유치원 설립시기와 개교기념일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게 주요 골자다. 현재 개교연도는 중앙유치원을 기준으로 1918년을 인정하나 100년사편찬위원회는 실제 개교연도가 1916년임을 주장했다.
드디어 공식 제기한 오류
중앙대는 최초 교육단위를 비롯해 설립 시기, 개교기념일 등으로 오랫동안 정체성 논란을 빚어왔다. 최초 교육단위는 1965년 9월 29일 중앙유치원으로 결정해 현재까지 인정하고 있다. 개교연도에 관해서는 오류 제기가 끊이지 않았으나 100년사편찬위원회가 해당 문제를 지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유치원 설립일자는 1955년부터 1961년까지 1919년 11월 11일로 기록해 왔으나 1962년 대학본부가 1918년 4월 1일로 정정했다. 『중앙대학교사』(50년사)는 개교연도에 관한 5개 설을 제시하고 그중 「중앙대학교 연혁지」에 기재된 1918년 4월 1일 설을 채택했다. ‘중앙유치원이 설립된 것은 1916년이었으나 그때에는 아직 독자적인 명칭도 조직도 없는 시절이었고 1918년에서야 비로소 독립된 보육기관으로서 참다운 창설을 보았다’는 이유다. 해당 내용은 『중앙대학교 60년사』와 『중앙대학교 80년사』에도 동일하다.
1918년 아니고 1916년
중앙유치원은 일제 치하에서 조선인을 위해 설립하고 조선인의 힘으로 경영한 최초의 유아 교육기관이다. 중앙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유치원은 중앙유치원의 설립일자를 1916년 9월 20일로 보고 있다. 50년사에서도 중앙유치원의 설립연도가 1916년임을 인정했지만 1918년을 공식 개교연도로 결론지었다. 50년사편찬위원회는 중앙유치원이 1918년에 이르러서야 정동유치원 분원의 성격을 탈피하고 독립된 교육기관이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매일신보 1916년 10월 11일자 ‘중앙에 유치원이 생긴다’ 기사에 따르면 중앙유치원은 1916년 10월 17일 개원식을 예정하고 교육장소, 교육자, 모집 대상 등을 발표했다. 설립자는 박희도, 유양호 등이며 교육장소는 경성의 중앙에 위치한 인사동이라고 밝혔다.
이후 매일신보 1916년 12월 24일자 ‘천사같은 원아들의 성탄제’ 기사에 따르면 설립 초기부터 ‘중앙유치원’으로 명명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매일신보 1920년 5월 8일자 ‘부활된 중앙유치원’ 기사에서는 중앙유치원이 2년간의 휴원 후 재개원했음을 알렸다. 이후 공간 확장과 후원회 발기 등 중앙유치원 관련 기사가 지속적으로 보도됐고 동아일보 1926년 10월 31일에는 중앙유치원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다룬 사진기사가 실렸다. 100년사편찬위원회는 중앙유치원은 설립 당시 조직과 운영체계를 갖춘 상태였기에 1918년에야 독립된 보육기관으로 확립됐음을 증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의미한 개교기념일은
중앙대 개교기념일은 현재 10월 11일이다. 1947년부터 1961년까지는 11월 11일이었으나 1962년 9월 개교기념일을 10월 11일로 변경했다. 당시 대학본부는 ‘중앙유치원 개원일을 기념하고 학사행정상의 사정’으로 인해 변경 조치했다고 밝혔으나 당년 12월 ‘중앙유치원 내 보모 양성을 목적으로 한 유치사범과 설치일 기념’이 변경 이유라고 전했다.
그러나 변경 당시 대학본부가 제시한 기념일자는 사실이 아니었다. 중앙유치원 개원일자는 1916년 10월 17일이며 유치사범과 설립시기는 1922년 7월 23일 설치계획 발표 후 9월 즈음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10월 11일 및 11월 11일은 중앙대의 역사와 관련 없는 정체불명의 날짜에 해당한다. 윤형원 100년사편찬위원회 팀장은 “현재 의미 없는 날짜에 개교를 기념하고 있다”며 “개교기념일은 최초 교육단위 및 설립연도와 밀접하게 연관되므로 새로운 일자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년사편찬위원회는 중앙대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날짜로 3가지를 제시했다. 중앙유치원과 관련해서는 설립일인 9월 20일, 개원식이 열린 10월 17일이 있다. 중앙보육학교가 흑석동으로 이전한 1938년 5월 2일 역시 유의미한 날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