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 필수교양으로 지정
팀 티칭 형태 수업도 존재해
수업 내용·방식에 대체로 만족
“인권의식 함양에 큰 도움 됐다”

 

타대는 특색 있는 인권 필수교양, 선택교양을 개설해 학생에게 인권·시민의식 교육을 제공한다. 하지만 중앙대는 인권·시민의식과 관련한 교양 교육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타대 사례를 통해 인권·시민의식 과목의 수업 방식과 만족도를 살펴봤다.

다양한 선택지, 주체는 학생
  동국대는 필수교양인 <21세기 시민>에서 인권·시민의식 교육을 시행한다. <21세기 시민>은 총 5가지 세부과목으로 구성됐다. 학생은 세부과목 중 하나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선택 가능한 세부과목이 많은 만큼 수업내용도 다양하다. 세부과목은 <소통, 미디어, 윤리>, <지구, 환경, 공생>, <다문화 사회의 삶>, <사랑, 우정, 관용>,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있다. 
  동국대 학생들은 <21세기 시민> 커리큘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혜린 학생(동국대 영어영문학과)은 “<사랑, 우정, 관용> 수업에서 키워드를 설정해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 만족스러웠다”고 언급했다. 이어 “폴리아모리(다자연애)를 주제로 발표한 팀이 기억에 남는다”며 “일부일처제와 다른 연애관 등 관심 갖지 않았던 연애 형태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문화 사회의 삶> 과목을 수강한 구서영 학생(동국대 중어중문학과)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살필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외국인과의 교류가 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확히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21세기 시민>은 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팀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우혜린 학생은 “다른 학생과 의견 교환을 통해 같은 주제를 새로운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며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입장에 공감하고 인권교육의 취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나영 학생(동국대 경제학과)은 “조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교수님의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며 “주제에 관한 의견과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결고리를 통해 배우다
  성공회대는 인권·시민의식 교육 <인권과평화>를 편성해 필수교양으로 운영 중이다. <인권과평화>는 재일조선인, 여성학, 기후변화 등 다양한 주제로 발표, 토론, 영상 시청 등의 수업이 이뤄진다.
  성공회대의 인권·시민의식 교육은 특정 개념을 수업 주제와 연계해 학습한다.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수업에, 기후변화가 빈부격차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 심화를 적용했다. 박서연 학생(성공회대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은 “기후변화가 심각해질수록 빈곤층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내용을 배웠다”며 “생태계 파괴를 단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불평등과 연결해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이야기했다. 
  재일조선인을 주제로 한 수업에서는 혐오를 엮어 수업을 진행했다. 박서연 학생은 “한국을 혐오하는 일본 시위대에 똑같이 혐오로 대응하는 단체인 ‘카운터스’를 바라보며 ‘혐오가 혐오를 불식시키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에 만연한 혐오를 어떻게 없애야 할지 고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훈 학생(성공회대 사회융합자율학부)은 “수업 도중 식민사관을 주장하는 자료를 접했다”며 “한국만의 방식대로 역사를 만들어나갈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팀 티칭 수업으로 전문성 높이다
  연세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무를 감당하는 지성인의 자질을 갖추고자 <연세정신과인권> 과목을 개설했다. 이를 위해 연세대는 2년여 동안 과목을 개발하고 운영 방식을 준비했다. 또한 연세대 교무위원회, 부학장·학부(과)장회의 등에서 수차례 논의·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연세정신과인권>은 ‘인권의 논의와 역사’에 관한 수업을 시작으로 ‘젠더 인권’, ‘아동 인권’, ‘난민 인권’ 등을 다룬다. 이와 관련해 A학생은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인권사례를 상세하게 배움으로써 차별과 배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봤다”며 “인권감수성과 세계인권에 관한 기초지식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세정신과인권>은 총 15명의 교수가 강의에 참여한다. 담당교수 1명을 포함한 15명의 교수가 함께 수업을 이끌어가는 ‘팀 티칭’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학생들은 교수의 설명이 인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각 분야 전문가가 팀 티칭 수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A학생은 “국제인권법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수업에서 세계인권선언 등 자세한 사례를 설명해줘서 쉽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B학생은 “젠더와 성평등, 페미니즘을 자세히 설명한 젠더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담당 교수가 해당 분야의 저명한 인사이기 때문에 더 호소력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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