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네요. 지금 집값이 너무 비싼데, 주택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까요? 네, 오를 것 같습니다. 그럼 이렇게 오르는 집값을 잡아야 하나요? 네, 잡아야 합니다. 왜 잡아야 하나요?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야 마음 편히 살 수 있고, 불평등이 줄어들 것 같으며, 그것이 공정한 사회로 가는 하나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결혼하고 신혼집으로 강남 아파트에 사는 건 어떤가요? 전 좋을 것 같습니다. 졸업하고 열심히 돈 벌고 저축해서 강남에 집을 살 수 있으면 살 건가요? 살 수 있다면 사고는 싶습니다. 열심히 저축해서 강남에 집을 샀는데, 때마침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더욱 안정화하기 위해 학생에게 세금을 왕창 걷으면 어떨까요?

 <부동산경제론>, <도시 경제학> 등의 수업을 하다 보면 흔히 학생들과 하게 되는 질문과 대답이다. 분명 사회적으로 보면 강남의 집값을 잡긴 잡아야 하는데, 나도 강남에 살고 싶긴 하고. 만약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강남에 집을 마련했는데 정부에서 세금을 왕창 걷는다면? 아~ 이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고, 생각하기도 싫은 문제다. 갑자기 머리가 아파지고, 내 논리에 결함이 느껴지는데, 교수님 질문에 대답은 해야겠고, 아~ 이 위기를 어떻게 모면하지? 학생의 얼굴에 이런 느낌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학창 시절 나는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교수님의 질문이나 학생들의 질문을 듣고, 혼자 생각해보곤 하는 조용한 학생이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 공부를 하며 체험한 대학 강의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학생들의 당당함에 기가 찰 때도 많았지만, 그런 모습을 통해 외국 학생들의 질문하는 습관과 생각하는 능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때부턴가 나 또한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키우려고 노력해 왔다.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내 입으로 직접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럴 때 나의 논리가 바로 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의 시간에도 학생들의 질문을 유도하지만, 쉽지 않다. 반대로 내가 학생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서 살고 있고,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바로 찾아낼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구글과 네이버는 하루에도 몇 번씩 찾는 사이트이며,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은 어떨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이런 세상에서 과연 나는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G20 서울정상회의 폐막식에서 오바마가 개최국인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줬는데, 단 한 명의 기자도 손들고 질문하지 못했던 장면, 오히려 중국 기자가 대신 질문을 했던 그 장면은 대학에서 강의하는 내 머릿속에 항상 남아있다.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기 힘든 상황이다. 학생들이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스스로 의견을 정리해 말할 수 있는 논리적인 습관을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 또 학생들은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진장익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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