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가 사라지더라도 예술은,’
  • 중대신문
  • 승인 2020.09.0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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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작/편곡가로 활동 중인 음악대학 작곡전공 학부생이다. 예술을 만들어가는 모두가 고독한 시간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나에게 곡을 써내려가는 일은 마치 마음을 도려내는 것만 같은데, 순간의 나의 감정들을 오선지에 온전히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감정과 작품을 분리시키지 못한 채 내 상상력을 그대로 음악에 녹여내기 때문에 그 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럽다. 그렇게 수 시간, 몇 날 며칠을 고민해서 곡 하나가 탄생하고, 나의 곡이 무대에서 연주자들로 하여금 생명을 얻게 될 때면 괴로웠던 시간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잊힌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우리의 예술은 무대라는 공간을 잃어버리고 있다. 예술가들에게 이 얼마나 잔인한 상황인가.

내가 참여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공연 일정들을 포함하여 주변에 취소된 공연만 해도 몇 개인지 모른다. 공연을 강행하기라도 하면 질타를 받고, 이 시국에 어떻게 공연장에 가냐며 사람들은 관객들에게 손가락질하기도 한다. 힘겹게 무대에 공연을 올리면 그마저도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객석은 텅텅 비어있다. 이렇게 반복되는 상황에 맥이 빠지다 못해 모든 위기에 초연해지기까지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손해 입은 업계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예산안으로 올해보다 5.4% 증액된 역대 최고 규모를 편성했다고 한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새로운 일상과 문화를 준비하기 위한 방안을 세우는 데 비대면 문화 콘텐츠의 다양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관중 공연, 랜선 음악회, 좌석 간 거리두기. 불과 반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모습들이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마냥 성가시게만 여겼던 공연장 안 사람들의 기침소리, 악장 간 박수소리, 벨소리가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아무리 비대면 공연 사업이 성행한다 한들, 오로지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와 긴장감, 관객들과 연주자들의 교감, 그리고 공기의 미세한 떨림까지는 구현해내지 못할 것이다. 마스크를 벗고 공연을 편히 즐길 수 있는 날이 다시 오긴 할까.

하지만 예술가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공연예술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다. 무대의 모양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지만 예술가들의 열정은 결코 식지 않을 것이다. 비참히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예술가들은 모두의 일상에 예술이 단절되지 않도록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직면한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청년 예술가들에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답이 없는 ‘예술’이란 이 거대한 학문의 해답을 찾을 때까지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고 전하고 싶다. 응원과 위로의 마음을 담아 기고문을 마친다.

박채윤 학생
작곡전공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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