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이 늘 궁금한 나는 도파민을 지배하는 자!
  • 최수경 기자
  • 승인 2020.09.0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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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림(Do Dream)은 ‘꿈꾸고(Dream) 도전하라(Do)’, ‘꿈꾸고(Dream) 두(Do)드려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 여론부는 다양한 도전과 경험 끝에 지금 강단에 선 이들을 만납니다. 중앙대의 문을 두드리기까지 그들의 여정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번 주는 무한한 열정과 다양한 경험을 전하는 정병욱 교수(다빈치교양대학)를 만나봤습니다.

정병욱 다빈치교양대학 교수. 사진 고민주 기자
정병욱 다빈치교양대학 교수. 사진 고민주 기자

“도대체 언제 사진 찍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36주 분량의 전문의약품 강의를 하세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병욱 교수는 약사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듯한 그의 시간은 오늘도 바쁘게 흘러간다.

해질녘 중앙대의 아름다운 전경을 광각 렌즈에 담는 소망을 가진 정병욱 교수(다빈치교양대학). 좋아하는 분야에서만큼은 가장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의 직업은 다양하다. 긴 망원렌즈로 소쩍새와 송골매의 모습을 찍는 전문 생태 사진가에서, 직장인 밴드의 기타리스트, 약사를 교육하는 1타 강사까지. 그를 쉼 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고등학생 때부터 기타 연주를 해왔다고.

“고등학생 때 취미로 기타 연주를 시작했어요. 기타 연주법은 스스로 공부했죠. 중앙대 약대에 입학하니 밴드 동아리가 있더라고요. 약대 밴드부에 들어가서 헤비메탈 음악을 주로 했어요. 졸업 후에는 음악을 하는 친구들을 모아 직장인 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답니다.”

 -중앙대 약대 재학 시절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하다.

“약대 진학을 희망하지는 않았어요. 원하던 전공이 아니라서 입학 후 많이 방황했죠. 순수 화학 분야를 다루는 약대 공부는 재미가 없었어요. 심지어 1학년 때는 학교도 제대로 나가지 않았답니다.(웃음) 음악에 빠져서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 가수 ‘봄 여름 가을 겨울’ 친구들과 방배동에서 밴드활동을 했어요.”

 -밴드활동 하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같이 밴드활동을 하는 친구들이랑 방배동에서 음악 스튜디오를 운영했어요. 그런데 스튜디오 운영비가 모자랐죠. 운영비를 마련하려고 잠시 핫도그 장사를 했답니다. 지금도 핫도그 잘 만들어요.(웃음) 군대에 다녀오고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졸업하고 나서는 대학원에 진학했죠.”

롯데월드에서 기타연주를 하는 정병욱 교수. 사진제공 정병욱 교수
롯데월드에서 기타연주를 하는 정병욱 교수. 사진제공 정병욱 교수

 

 -원래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었나.

“아니요. 그런데 대학 시절 김하형 교수님 덕분에 약대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됐어요. 약대 공부에 흥미 없던 제가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연구하시는 단백질 약품 관련 설명을 듣고, ‘아 이렇게 재밌는 분야가 있구나’ 했죠. 교수님의 도움으로 약학 대학원 석·박사 과정까지 마치게 됐어요.”

 -약품 연구에 관심이 많아서 약사를 꿈꾸게 됐는지.

“약사를 꿈꾸지는 않았어요. 약을 개발하는 과학적인 방법에 관심이 많아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는 생화학자가 되고 싶었죠. 근데 돈을 벌어야 하는 형편이어서 약국을 운영하게 됐답니다. 약학박사 학위를 가진 약사가 흔하지 않아요. 그래서 학생이나 일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기회가 많았죠. 이 때문이라도 연구 활동을 해야 하는 점이 좋았어요.”

 -대한약사회 학술위원으로도 활동했다고.

“약품에 관련한 소송이 제기되거나 학술적인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해야 할 때, 약리학적으로 문서를 해석해서 제출하는 일을 맡았어요. 서울시 마약퇴치본부 상임이사로도 활동했는데 마약 캠페인을 하거나 재소자들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하곤 했죠. 요즘은 주로 약사들을 교육하거나 전문의약품 강좌를 해요. 그쪽 분야에서는 제가 1타 강사죠.(웃음)”

 -약사를 대상으로 강의할 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약사로서의 사명감이요. 사람들이 특정한 약을 달라고 해도 약사는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를 물어보고 처방해야 해요. 약을 사러 온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약을 주면 마트에서 파는 식품과 다를 바가 없잖아요. 그래서 올바르게 처방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늘 이야기해요. 저는 동네에서 약을 제일 안 주는 약사로 유명하거든요.(웃음) 가볍게 아파서 오면 약을 잘 안줘요. 집에 가서 푹 쉬라고 하죠.”

서울시약사회에서 약사회원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정병욱 교수. 사진제공 정병욱 교수
서울시약사회에서 약사회원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정병욱 교수. 사진제공 정병욱 교수

 

 -조류 사진가로도 유명한데.

“대학 때 필름카메라를 좋아했어요. 카메라에 관심이 많다 보니 사진을 많이 찍게 됐죠. 니콘에 전문 사진가로 등록되기도 했어요. 사진가로서 인물사진, 풍경사진을 찍었답니다. 제 사진의 종착역은 조류 생태사진이었죠. 제가 자연의 모습을 좋아하거든요. 새들이 짝짓기하고, 새끼 낳는 모습을 관찰하다 보면 사람 사는 모습과 비슷해서 너무 아름다워요.”

 -생태 사진을 잘 찍으려면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맞아요. 기다림은 굉장히 힘들죠. 제가 찍은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건 소쩍새 사진이에요. 이 새는 밤에만 활동해서 일반인들이 보기 쉽지 않아요. 소쩍새를 찍으려고 소쩍새의 짝짓기 기간인 매년 4월 중순 이후부터 5월 초 사이에 서식지에 갔죠. 그리고 소쩍새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기다렸어요. 기다림 끝에 소쩍새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답니다. 사진을 찍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조류의 생태를 공부하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어요.”

 -자신만의 사진 철학이 있나.

“조류도감의 사진처럼 단순히 대상을 보여주기 위한 사진은 찍지 않아요. 새가 앉은 자리와 배경 등을 전부 계산해서 이야기가 얽힌 사진을 찍죠. 그러려면 대상이 예쁘게 찍히는 각도를 빨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답니다. 조류 사진가들에게 제가 추앙받는 이유예요.”

전문 생태사진가 정병욱 교수가 찍은 한국소쩍새와 한국솔부엉이. 사진제공 정병욱 교수
전문 생태사진가 정병욱 교수가 찍은 한국소쩍새와 한국솔부엉이. 사진제공 정병욱 교수

 

 -중앙대의 모습을 렌즈에 담는다면 어떤 장면을 남기고 싶은지.

“중앙대는 건물이 예쁘잖아요. 기회가 생기면 해 지기 직전과 해 뜨기 직전, 사진이 가장 예쁘게 찍힐 때 광각 렌즈로 학교 전경을 담아볼 생각이에요.”

 -중앙대 강단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김하형 교수님의 추천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어요. 외부에서도 약사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다 보니 학생을 가르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죠. 학생들에게 애정이 많아서 지식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이 무엇인지 많이 이야기하려 한답니다.”

 -강단에서 어떤 가치관을 전달하고 싶은지.

“항상 학생들에게 공부만 잘하는 악당이 되지 말라고 얘기해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모습을 뉴스에서 많이 보잖아요. 지식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바른 가치관을 가지는 게 더 중요하죠. 학생들이 대학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올바르게 사는 방법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온라인 강의 영상을 편집 없이 그대로 올려봤는데 재미가 없더라고요. 영상 편집 프로그램으로 강의 영상을 흥미롭게 만들어 보려고 해요. 이번 학기에는 유튜버처럼 강의 영상을 직접 만들어서 올려보고 싶어요. 화려한 효과도 많이 넣고요. 얼마 전에 최신 사양 컴퓨터까지 새로 마련했답니다.(웃음)”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원동력이 궁금하다.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는 성격이에요. 음악이나 사진은 아무리 잘해도 전공자는 못 따라가죠. 하지만 전공자만큼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양한 활동을 하게 한 원동력이랍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의 원동력은 도파민이에요. 도파민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면 활동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 되는 거죠. 제가 좋은 도파민을 타고나지 않았나 생각해요.(웃음) 공부든 취미든 뭐든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답니다.”

 -엄청난 열정맨이다. 중앙대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나.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잖아요. 새로운 변화에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해요. 저는 50대 중반인 지금도 영상 편집을 공부하고, 머리가 퇴화할까 봐 통기타를 계속 연습한답니다. 다양한 경험은 살아가는 데 굉장한 도움이 돼요. 저는 안 해본 일이 없답니다. 음식점 아르바이트, 택시 운전, 압구정동 앞에서 넥타이 장사도 했네요.(웃음) 경험을 통해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배웠어요. 생각의 범위도 넓어졌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끝없이 도전하세요. 도전과 경험이 쌓이면 전부 삶의 내공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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