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하다’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다’는 의미인데요. 여러분의 생활 속 경제는 어떤가요. 낯설게 느껴지나요? 누군가에게 막연함 혹은 어려움으로 채워져 있을 생활 속 경제 현상, 경제부가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 생생한 경제 체험기를 대신 전해드립니다. 주식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붐으로 인한 동학 개미 운동이 한창입니다. 이에 저희도 동학 개미가 돼봤습니다. 그 생생한 체험기 지금부터 들려드릴게요!

공을 바닥에 세게 던지면 높게 튀어 오른다. 주가도 그렇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급락했던 주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상승세에 올라타 수익을 얻고자 하는 개인투자자도 많아졌다. 하지만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무작정 주식에 손댔다간 본전도 못 찾는다. 어떻게 투자하면 좋을지 알아보고자 기자가 직접 주식투자에 도전했다.

 주식이 뭔가요?

  주식이 뭐길래 많은 사람이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걸까. 먼저 주식과 주식회사의 관계를 살펴보자. 주식회사는 여러 사람이 돈을 투자해 만든 회사다. 그 대가로 투자자는 지분을 나눠 갖는다.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이 모두 주식회사다. 코스피는 대기업 종목들이 포진해 있지만 코스닥은 벤처기업 등으로 구성된다. 코스닥은 주가변동이 큰 경향이 있어 투자자들의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성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주식은 주식회사의 지분을 증권화한 것으로, 투자금액에 대한 증표다. 기업은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투자금액을 회수하거나 매매해 차익을 얻는다. 주식시장에서 개인은 가계 자산을, 금융기관이나 연기금 같은 기관은 자체 자산을 운용한다. 외국인은 해외투자를 통해 자산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수익을 노리기 위해 투자한다. 즉 모두가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추구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는다.

 제대로 알고 투자하자

  주식투자의 시작은 계좌 개설부터다. 증권사 앱을 다운받아 증권용 공인인증서를 새로 발급받고, 몇 가지 단계를 거치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증권사별로 계좌 개설 혜택이 다른데 기자는 그중 주식 1주를 무료 제공하는 한 증권사를 선택했다. 이후 예수금을 예치하고 곧바로 주식을 사려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이날 장이 마감됐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만 열린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진입할 주식시장과 매수할 종목을 찾아 나섰다. 여기서 가장 막막했다. 종목에 대한 정보가 없었을 뿐 아니라 정보를 구하는 방법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식투자 경험이 많은 지인에게 자문했고, 관련 도서와 유튜브를 통해 공부했다.

  기자가 투자자문을 구했던 김윤상 학생(서울과학기술대 산업공학과)은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를 통해 기업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다트는 상장기업이 투자자들에게 경영활동을 공시하는 시스템으로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고 관리한다. 다트에 들어가 기업의 목표와 매출, 재무제표 등을 포함한 사업보고서를 찾아봤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흐름을 모르는 상태에서 기업 정보를 따져보는 건 어려웠다. 특히 PER1), PBR2)과 같은 투자지표들은 뜻을 이해하기 어려워 어떻게 활용할지 감이 안 왔다.

  대신 현 주식시장 추세를 알아보기 위해 경제신문의 기사를 찾아 읽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정책’에 눈길이 갔다. 정부는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녹색 금융을 추진 중이었다. 기자는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수혜를 입을 거라 판단해 코스피 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 테마주인 한화솔루션 주식을 샀다. 곧바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바이오 의약품 회사의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걸 확인했다. 기자는 반신반의하며 코스닥 시장의 바이오주 중 하나인 엑세스바이오 주식도 샀다.

  주식을 사고 나니 손해를 볼까 봐 마음이 급해졌다. 급등락이 심한 코스닥 투자가 특히 그랬다. 장 시작 후 마감까지 수시로 차트를 확인했다. 매수량이 많아져 주가가 올랐을 땐 안도했다. 그것도 잠시일 뿐, 주가가 내려갔을 땐 손에 땀이 날 지경이었다. 다행히도 사흘 연속 엑세스바이오의 주가는 신고가3)를 기록했다. 언제 팔아야 할지 몰라 한참 망설였다.

 차트를 알아야 매매 시점이 보인다

  싼 가격에 사서 비싼 가격에 되팔아야 하는 게 주식의 기본원리다. 따라서 사고파는 시점이 중요한데, 이때 ‘차트 분석’이 필요하다. 차트를 이용해 투자심리, 매매 시점, 주가 동향 등을 파악하는 기법이다. 기자는 봉 차트와 이동평균선을 보며 매매전략을 세웠다. 봉 차트는 양봉과 음봉4)으로 이뤄져 있다. 양봉은 긍정적인 신호를, 음봉은 부정적인 신호를 보여준다. 이동평균선은 주가의 평균가격을 연결한 선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방향을 나타낸다. 이는 미래 주가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즉 양봉이 길어지면 주가가 상승하고, 이동평균선도 상승 곡선을 그린다. 주가 이동평균선은 5일, 20일, 60일 등 기간별로 세분돼있는데 기자는 가장 흔히 사용되는 20일선을 주로 사용했다. 봉 차트는 분 단위에서 월 단위까지 다양한 기간을 활용했다.

  두 지표는 매매 시점을 잡을 때 객관적 판단의 근거가 된다. 이동평균선의 변화 추이를 보고 매수 또는 매도를 결정하고, 매매를 실행하기 전에는 봉 차트의 추이를 확인하면 된다. 기자는 한화솔루션과 엑세스바이오의 이동평균선이 꾸준히 오르는 걸 보고 매수했다. 엑세스바이오의 주가가 최고가를 기록한 직후 음봉이 나타나자 바로 매도 결정을 내렸다. 수익률은 약 31%였다. 이런 기본적인 분석기법으로 매매 시점을 놓치는 실수를 줄였고, 결과적으로 수익을 냈다.

  반대로 손해를 본 주식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박스 업계의 매출이 크게 늘면서 제지 및 박스제조업계의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주가가 오르고 있었던 대림제지 주식을 샀다. 하지만 대림제지의 주가는 더 오르지 않았다. 몇 번이나 반복해서 차트를 확인했지만 오르기는커녕 내림세를 보였다. 결국 약 2.5%의 손해를 봤다. 주식시장의 흐름이 수시로 변한다는 사실을 간과했고, 차트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런데도 기자는 코스닥에서 총 25.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돈이 돈을 번다’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얼떨떨하면서도 주식투자를 더 잘하고 싶어졌다. 코스피 종목인 한화솔루션은 그린뉴딜 정책으로 주가가 오를 거라 예상해 장기 투자를 하기로 했다. 주식투자를 하며 기자는 나름의 투자원칙이 생겼다. ‘미리 알아보고 투자할 것.’ 또 주식은 수익을 가져다주지만,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로 했다. 당신도 주식이 처음이라면 기업의 정보와 경제 이슈, 투자지표 등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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