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휴학을 결심했다
  • 중대신문
  • 승인 2020.08.3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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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학기, 나는 휴학을 결심했다. 이 짧은 글에 모든 내용을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2학년이 다 가기 전에 휴학을 하게 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마침 좋은 기회로 교내 언론에 별 볼 일 없는 휴학생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제목 그대로다. 나는 휴학을 결심했고 이미 휴학에 대한 결재가 완료됐다. 입대 예정일은 내년 2월 중순. 그러나 나는 여전히 휴학에 대한 생각을 바꿀 의향이 없다. 주변에서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됐냐고 물을 때마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안에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비대면 강의가 확정된 후 내가 처한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왕복 3시간 반의 통학을 하지 않아도 되었으며 식사를 위해 쓰는 돈과 교통비가 반 이상 줄었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생긴 나는 내 방을 점점 게임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기 시작했고, 더 이상 강의를 제대로 들을 수 없는 환경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켜면 하는 일은 강의를 듣는 게 아니라 게임에 접속하는 것이었고 내 스스로를 절제하지 못한 나는 한 학기 전체를 의미 없이 흘려보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학기 도중 결정된 절대평가는 나에게 놀라운 학점을 안겨 주었다. 나태하게 살아놓고 이런 학점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하는 부끄러움이 몰려올 정도의 학점이었다.
 지난 한 학기 동안의 나를 돌아본 나는 곧바로 휴학을 결정했고 좀 더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자 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외에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구했다. 책으로 대신 해외여행도 다니는 중이고 넷플릭스를 이용해 하루에 한 편 이상의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이참에 전공 공부를 잠시 내려놓고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해볼까 생각 중이다.
 주도적이지 못했던 지난 한 학기와는 달리 다시금 제대로 된 대학생으로 살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더는 코로나19에 굴복해 내 자신이 망가지도록 방관하는 일이 없게 항상 부지런하기로 했다. 그리고 2년간의 휴학 안에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중대생’으로서의 남은 2년 반을 알차게 살아보려고 한다.
 이 글이 지면에 실릴 때쯤에도 휴학 신청을 위한 시간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필자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면, 여러분에게도 휴학을 권유하고 싶다. 나태함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손을 뻗고 싶다면, 휴학은 당신에게 시간이라는 연료를 선물할 것이고 그 자체로 날개가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잘 활용하면 더 나은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여러분의 안녕을 기도하며 기고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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