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을 “제대로” 돌려 달라
  • 임해인 기자
  • 승인 2020.08.3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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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반환 목소리가 걸어온 길

등록금 반환 담론은 비대면 개강과 함께 시작했다. 비대면이 지속되고 수업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함을 이유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져갔다. 4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대학생의 약 99.2%가 2020년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학기 동안 많은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낮은 강의 질과 실험·실습 부재에 대한 언급이 끊이질 않았고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 소송이나 시위를 전개하는 등 다방면으로 반환요구를 개진했다.
 요구에 ‘답’하는 학교들
  다사다난했던 1학기가 마무리되자 교육부는 대학등록금 반환 요구에 팔을 걷어붙였다. 7월 3일 교육부는 대학의 불안정한 재정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학혁신긴급지원사업비’에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사업비를 목적 및 계획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자율성·책무성을 갖고 집행하게끔 용도 제한을 완화한 것이다.
  7월 31일 교육부는 대학 비대면 교육 지원 사업으로 약 1000억원 규모의 예산도 투입했다. 사업 계획에 따르면 교육부는 실질적 자구노력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특별장학금 등을 지급한 대학에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재정을 지원한다. 사실상 등록금을 반환한 대학에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중앙대를 포함해 누적적립금이 1000억원 이상인 대학은 사업대상에서 제외됐다.
  일부 대학은 특별장학금 지급 형태로 등록금을 반환했다. 25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적립금 1000억원 이상인 대학 중 17개 대학이 학생 지원을 계획했다”며 “수도권 주요 대학 13곳, 국립대학 29곳도 학생 지원 계획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해답’ 아닌 ‘응답’
  하지만 특별장학금 지급이 학생들이 요구한 ‘해결책’은 아니었다. 등록금을 반환하는 대다수의 대학이 등록금의 5% 내외의 금액을 반환했고 중앙대를 비롯한 일부 학교들은 성적관련장학금을 축소하여 특별장학금을 지급했다.
  등록금 반환소송을 전개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합당한 금액을 보장받기 위해 소송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특별장학금액이 학생들이 반환받아야 하는 금액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서 이들은 등록금 반환소송 소장접수 기자회견에서 “대학생들은 등록금의 약 59%만큼 반환받기를 원한다”며 “학생들의 요구에 즉각 응답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별장학금 지급으로 인해 성적장학금이 폐지 및 축소되자 ‘바꿔치기 장학금’이 아니냐는 원성도 일었다. 숭실대 중앙운영위원회는 6일 실시간검색어에 ‘숭실대는 소통하라’는 검색어를 올리는 운동을 전개해 성적장학금 폐지를 규탄했다. 또한 19일 한국외대 총학생회 국장단은 총장실에 항의 방문해 특별장학금이 지급 명목으로 성적장학금을 축소하는 사안을 논의했다. 
그 많은 등록금은 어디로 갔을까
  등록금 반환을 위한 움직임은 계속 이어졌다. 6월 28일부터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과 박재천 변호사는 대학을 상대로 정보공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보공개청구 내용은 대학에 강의 관리 및 운영 내역이다. 이를 통해 등록금 사용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 짓는 객관적 자료를 확보해 등록금 반환을 위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위법성 요건 충족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
  박재천 변호사는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적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학교가 등록금을 적합하게 사용하도록 자성시키는 것”이라며 “손해배상을 원하는 학생들은 공개된 정보를 활용해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정보공개 청구 프로젝트는 108개 대학교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끝으로 마감했다. 30일 기준 정보공개 청구에 회신한 대학은 77개이고 그 중 중앙대를 포함한 15개 대학은 정보를 비공개했다.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전 대덕구)은 7월 9일 14명의 국회의원과 함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학생들이 등록금에 상응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기존 현행법은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수업의 질이 낮아진 경우에 등록금 환급을 요구할 법률적 근거 마련이 어려웠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은 등록금 면제, 감액에 대한 규정을 교육부령에서 법률로 상향 조정하고 ‘환급’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는 학생들이 감염병 등 재난으로 인해 수업의 질이 현저히 낮아진 경우에도 등록금을 면제 또는 감액·환급에 대한 근거를 법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이 법안은 25일 의안 상정됐으며 본 회의로 회부되기 위한 심사처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영순 국회의원은 “2학기에도 비대면 중심 수업은 불가피하기에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돼 환급 조건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일단 대학 스스로가 등록금 반환이 언급되지 않도록 학습 대책과 강의 전달 방안을 세워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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