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노조 설립 가능해져…“교수도 노동자다”
  • 김아현 기자
  • 승인 2020.06.1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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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원 교수협의회 회장 인터뷰

교원노조법 개정안 공포로

교수 노조 설립 가능

이번주 중 설립 신청할 예정

“권리보장 및 교육운동 필요해”

 

지난달 20일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교수의 노동조합(노조) 설립이 가능해졌다. 이는 교수의 노동권을 법적으로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환영받는다. 반면 교수 노조의 정치 활동을 금지한 점과 교섭창구를 단일화했다는 점 등 여러 우려도 크다. 지난 1987년부터 중앙대 교수사회의 목소리 대변을 자처했던 교수협의회(교협)는 이번 개정안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11일 방효원 교협회장(의학부 교수)을 만났다.

  -교수 노조 설립이 가능해졌다.

  “교원노조법이 개정되면서 고등교원 즉 교수도 노조 설립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교수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만들어진 거죠. 우리나라는 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을 노동자라고 합니다. 강의와 연구를 하는 교수도 급여를 받고 일하는 직업입니다. 교수 노조 설립이 합법화된 이유도 열악한 교수의 권리 보호를 위함입니다.”

  -교원노조법 개정은 어떤 의의가 있나.

  “교수의 단결권 보장을 통한 권리 보호를 목적으로 교수 노조 설립이 가능해졌습니다. 교수의 기본적인 권리 보호와 신분보장을 담당할 수 있는 기구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전임교원 중에서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는 교수가 있습니다. 중앙대는 별정제 교수라고 부릅니다. 전임교원이지만 대우나 환경이 대학교수라 하기 힘들 정도로 열악합니다. 교협은 교수의 대표기구지만 학칙에서 규정한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별정제 교수의 처우 개선과 같은 사안에 목소리를 내거나 구제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교원노조법 개정안 통과 이후 양가감정이 들었습니다. 퇴직 교원 조합원 등록 등 요구안이 많았는데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로 개정안이 통과된 점에서는 우려스럽습니다. 법안을 제대로 만들지 않고 통과시킨 거죠. 하지만 제대로 안 된 법률이라도 법적으로 교수 노조 설립이 가능하게 돼 없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각에서는 교섭창구단일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교원노조법은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저는 교섭창구단일화가 필요악이라 생각합니다.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협상 과정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사 협상에 있어 ILO(국제노동기구)에서는 가급적 개별협상을 하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여러개 설립된 이유가 있고 개별 노조별 특색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향점이 다른 여러 노조가 상호 간 합의를 이루지 않으면 창구 단일화를 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 단체협상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해결방안이 있나.

  “고용노동부에 시행령을 제출했습니다. 과반이 넘는 노조가 있어도 소수 노조가 단체협상에 참여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과반 노조가 독식하는 구조에서는 소수가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 활동 금지 조항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교원노조법은 교수 노조의 정치 활동을 금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초·중등교원은 정치 활동을 할 수 없지만 교수는 정치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수 노조는 정치 활동을 하지 못한다고 하는 부분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앙대에는 교수 노조 설립을 위해 어떤 움직임이 있나.

  “중앙대는 교협을 중심으로 교수 노조 설립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구체적으로 교수 노조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했습니다. 지난 11일 교수 노조 준비위원회 회의가 창립총회 형태로 열렸습니다. 해당 총회에서 규약 의결 및 설립 신고를 위한 임원 선출이 이뤄졌습니다. 이번주 중 설립신고서를 제출해 승인이 나면 전체 교수에게 알리고 조합원을 모집할 계획입니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후 총회를 열어 위원장, 부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입니다. 현재 설립 신고를 위해 선출된 임원은 한시적이라고 볼 수 있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를 노동자라 볼 수 있느냐’ 는 질문은 영원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교수가 노동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교수도 많습니다.

  또한 교원노조법 자체에서 노동3권 중 하나인 단체행동권을 금지합니다. 그런데 설사 쟁의행위를 법적으로 인정하더라도 단체협상을 하는 과정이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교수가 휴강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쟁의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교협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

  “노조는 법적기구지만 권한이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오로지 임금협상과 근로환경 개선 및 신분 보장만 요구할 수 있죠. 반면 교협은 법적으로 보호 받는 기구는 아니지만 여러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협의 의견은 쉽게 무시될 수 있어 힘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노조와 교협이 함께 갈 수도 있고, 교협을 해체하고 노조가 권한을 더 많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있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며 아직 답이 없습니다.”

  -교수 노조가 나아갈 방향은.

  “열악한 환경에 처한 교수에 대한 신분과 경제적인 부분을 일정 수준으로 제고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 하나가 교육운동입니다. 현재 고등교육이 너무 망가져 있습니다. 교수 노조가 힘이 세지면 이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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