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자치가 파탄 났다. 학생 대표자들의 책임 의식 수준이 가관이다. 서울캠과 안성캠 모두 총학생회 대표자들이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캠 1. 회계의 투명성 결여> 지난 3일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대체해 온라인으로 확대운영위원회의(확운위)가 진행됐다. 서울캠은 지난해 플리마켓 회계 논란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 아침값과 주차권 세부 구매 내역이 아직도 공개되지 않았다. 사퇴한 조제연 전 부총학생회장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게 사유란다. 본인이 책임져야 할 부분에서 그냥 손을 뗀 전 부총학생회장, 러닝메이트임에도 책임 넘기기에 급급한 총학생회장. 이쯤 되면 직무 유기다.

  <서울캠 2. 성희롱 및 음담패설> 이번 확운위에서 조제연 전 서울캠 부총학생회장의 사퇴 사유에 대한 공지가 이뤄졌다. 사퇴 사유는 성희롱 및 음담패설이었다. 명백히 대표자로서 자격이 없는 성희롱 가해자에게 ‘사퇴’의 기회를 준 총학의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 파면당함이 마땅하다. 

  <서울캠 3. 2차 가해> 총학은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사유 공지를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 요청으로 그간 학생사회에 사퇴 이유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명분을 총학 스스로 무너뜨렸다. 이미 총학 내부자 몇몇이 성희롱이라는 사유를 외부로 유출해 2차 가해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총학 내부에서 피해자를 향한 악의적인 소문이 발생해 피해자에게까지 전해졌다. 피해자가 잘못 퍼진 소문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음에도 총학은 사실상 방관했다. 

  <서울캠 4. 공지 내용 취사선택> 총학은 실제 확운위에서 공지할 내용에 대해 피해자와 사전 협의했다. 그러나 실제 공지 내용에는 ‘내부 공지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 ‘부총학생회장의 성희롱 등에 대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 등 총학의 잘못은 빠졌다.

  <안성캠 a. 회계> 안성캠 역시 회계 문제로 난리가 났다. 강기림 안성캠 제62대 총학생회장이 학생회비 부정 사용 문제로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강기림 전 총학생회장은 졸업기념품비를 개인 계좌로 받았다고 인정했다. 개인 계좌 이체 한도가 30만원이라 학생회비로 일단 메꿨단다. 변명도 창의적이다. 게다가 학생회비 약 260만원을 개인 계좌와 혼용해서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공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인정했음에도 통장 및 회계 내역 공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은 다시 채워 넣었다고 하지만 내역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나. 개인 카드를 잃어버린 뒤 다시 발급받기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공금을 당겨서 쓰다니 참 간도 크다. 

  <안성캠 b. 학생자치 방해> 이 과정에서 학생회비를 늦게 배분하게 되면서 학생회비를 지원받지 못한 단과대에서는 이미 1학기 상당 시간 동안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없었다. 학생회비를 늦게 배분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언급조차 없다. 회장의 직무유기로 학생자치활동 전반에 제동을 걸었는데, 사용 내역을 묻자 ‘본인이 잘못한 게 있어 당장 공개할 수 없으니 시간을 달라’고 답했다. 뻔뻔함이 놀랍다.

  <안성캠 c. 감시와 견제 실패> 안성캠 총학의 다른 구성원도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윤권 안성캠 부총학생회장과 총학 구성원들은 대표자 감시·견제에 실패했다. 이러다 학생자치에 대한 신뢰도가 아예 바닥으로 곤두박질칠까 걱정이다. 총학은 이제 와서 문제를 밝히고 바로잡을 기회를 달라 말한다. 어쩌면 이미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 자업자득이다. 

  창피하다. 대표자라는 위치를 지각하고 더는 중앙인을 욕보이지 마라. 사퇴는 능사가 아니다. 도망치듯 떠나간 이들이 내팽개친 책임은 누가 지는가. 꼬리자르기식 사과로 책임을 회피할 게 아니라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양캠 총학은 모든 의혹에 대해 확실하게 소명하고 행동으로 증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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