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20개월 끝에 시동…중감위, ‘감사’할 준비 됐나요?
  • 김아현 기자
  • 승인 2020.06.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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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라인 ❿ 중앙감사위원회

‘감독하고 검사한다.’ 감사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개 달갑지 않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감사가 필요가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낸 돈이, 기부한 물품이, 쥐어준 권력이 잘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죠.

  중앙감사위원회(중감위)는 서울캠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의 특별기구로 학생자치기구의 신뢰 증진과 합리적이고 투명한 예산 집행을 목적으로 출범했습니다. 중감위는 중앙대 학생자치기구가 독립적이고 동등한 감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구입니다. 지난학기 신설된 회계 감사기구인 중감위의 면면을 짚어봤습니다.

  지난해 1월 중감위 회칙 제정을 위한 TFT(태스크포스팀)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자치 단위의 참여 부재, 해당 안건의 늦은 전달 등 회칙 제정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당시 학생사회는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감사 대상 기구의 자치권 침해, 중감위의 징계권 부재 등의 이유 때문이죠. 결국 지난해 1학기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해당 안건은 재적인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됐습니다.

  이후 열린 TFT에서는 학생사회에서 나온 의견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2학기 전학대회 안건 상정 이전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함이죠. 간담회에서는 회칙 내 미흡 사항, 전공단위별 특수성, 중감위 감사대상 및 범위, 중감위 공간 문제 등이 언급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 30일에 열린 2학기 전학대회에서 참석자 270명 중 186명의 찬성으로 「중앙감사위원회 회칙」이 통과됐습니다.

  지난 1월 9일 공식적인 중감위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중앙감사위원회 회칙」 부칙 제1조에 따르면 다음달 31일까지는 중감위 운영 규정을 제정하는 시기이며, 감사업무는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중감위는 위원장과 위원으로 구성되며 예·결산안 검토와 감사 등의 업무를 진행합니다. 중감위 감사대상은 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 단대 학생회, 교지편집위원회, 전공단위 학생회입니다. 또한 감사 기준은 ▲제출기한 준수 여부 ▲제출서류의 완성도 및 신빙성 ▲감사 대상의 해당 단위 회칙 준수 여부입니다.

  중감위는 분명 존재해야 하는 이유도, 그리고 존재 이후 하고자 하는 바도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중감위는 오는 8월부터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까요?

  감사기구가 제대로 감사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독립성입니다. 중감위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독립성을 지닌 감사 위원을 선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감위 위원장은 공개모집 후 중운위의 의결로 뽑습니다. 또한 중감위 운영 규정은 중운위의 과반 출석과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제정 및 개정합니다. 감사를 받는 사람들이 감사할 기관의 운영 규정을 제정하고 감사할 사람을 뽑는 셈이죠.

  현실적인 문제도 중감위 운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중감위는 현재 예산 없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생회비를 감사하는 기구인 탓에 학생회비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따로 대학본부로부터 받는 예산도 없는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치 공간도 부재합니다. 「중앙감사위원회 회칙」 제10조에 따르면 중감위는 감사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를 공고 이전에 외부로 유출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의무에도 불구하고 정작 중감위가 감사를 진행할 공간은 없는 상황인 거죠.

  「중앙감사위원회 회칙」 제28조에는 감사대상의 의무불이행에 대한 별다른 징계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 감사대상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유를 공개하는 정도에 그칠 예정입니다.

  그럼 이제 중감위의 현 상황을 다시 돌아봅시다.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감사기구의 독립성 보장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 실질적 역할 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중감위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는지 검토해 봐야 합니다. 또한 중감위의 역할을 인식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구성원의 신뢰 하락은 감사를 받는 조직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들의 ‘감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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