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이동준 기자
이미지 이동준 기자

범죄 발생 시 파악 불가할 수도

잔재한 범죄 노출 가능성

CCTV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 310관(100주년 기념관) 여자 화장실에서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출입 정황이 드러났으나 근처에 CCTV가 없어 진상 파악이 불가했다. 과거 유사 사례가 있었던 만큼 학생들의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은 지난 4월 9일 발생했다. A학생은 310관 여자 화장실에서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목격했다. 이에 ‘경영학부 학생회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제보했고 경영학부 송민아 학생회장(3학년)이 CCTV를 확인했다. 그러나 경영학부 학생회는 당시 화장실 입구 및 동선을 촬영하는 CCTV가 없어 진상 파악이 불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도면상 여자 화장실을 지나는 두 길목에 CCTV는 없었다.

  서울캠 총무팀은 CCTV 특성과 예산 부족을 언급했다. 서울캠 총무팀 김경근 팀장은 “CCTV로 모든 곳을 볼 수 없어 출입구 기준으로 CCTV를 설치했다”며 “CCTV 설치 비용이 많이 들어 예산이 허락되는 수준에 한해서만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경영경제대는 진상파악에 실패한 후 불법 카메라 전수조사를 계획했다. 지난 4월 14일 경영경제대 운영위원회 9차 회의서 불법 카메라 조사 필요성이 언급됐고 지난 4월 28일 10차 회의에서 조사 안건이 상정됐다. 결국 지난달 9일 경영경제대 학생회와 운영위원회가 310관 전층 화장실 불법 카메라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불법 카메라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점 드러났던 전후 대책

  이번 사건에서는 CCTV 사각지대가 진상 파악 실패의 요인이 됐다. 하지만 CCTV 사각지대 문제가 조명된 건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9월과 11월 203관(서라벌홀) 여자 화장실에서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침입했다는 신고가 있었다. 해당 사건 모두 CCTV 부족으로 인물을 특정하는 데 실패했다. 이후 약 3년이 흘렀음에도 문제 원인은 달라지지 않았다. 경영학부 송민아 학생회장은 “사건 현장을 비춘 CCTV는 없었으며 같은 층에 위치한 다른 CCTV를 확인해도 유동인구가 많아 인물을 특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송하늘 학생(국어국문학과 2)은 “CCTV 확충에 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사건”이라고 평했다.

  후속 조치 과정도 온전치 못했다. 서울캠 총무팀은 지난달 27일에서야 해당 사건을 인지할 수 있었다. 사건 발생 이후 48일 만이다. 경영학부 송민아 학생회장은 “CCTV를 확인할 때 종합상황실에 사건 상황을 전달한 바 있다”며 “이를 고려할 때 담당부처까지 전달됐을 것이라 예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캠 총무팀은 “사건 상황을 미리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불법 카메라 조사 시기 또한 이전 사례보다 지연됐다. 지난 2017년 발생했던 2차례 화장실 침입 사건의 경우에는 제보 직후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불법 카메라 전수조사는 사건 발생 한달 후인 지난달 9일에 실시했다. 경영경제대 최승혁 학생회장(경영학부 3)은 “전수조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며 “가능한 많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날짜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B학생(경영학부 2)은 “화장실 내 불법 카메라 문제는 이전부터 학생자치단체가 집중하는 사안임에도 전수조사가 늦었다”고 말했다.

  반복은 없어야 한다

  지난달 29일 경영경제대는 CCTV의 방범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캠 총무팀에 ‘CCTV 사각지대 해소’와 ‘CCTV의 화질 개선’을 요구했다. 실제로 서울캠에 설치된 CCTV의 약 45%가 아날로그다. 경영경제대 최승혁 학생회장은 “CCTV 사각지대뿐 아니라 저화질 CCTV도 상당수 존재해 함께 개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대학본부는 노후 CCTV 교체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현황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경근 팀장은 “아날로그 CCTV를 우선으로 교체하는 등 안전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송하늘 학생은 “대학본부가 구체적인 CCTV 확충 계획과 결과를 학생들에게 상세히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원활한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기관 협조와 대학본부와의 신속한 정황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캠 총무팀 주민준 직원은 “CCTV 데이터 기록 기간이 있기에 조속히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경근 팀장은 “CCTV 열람을 위해선 총무팀 확인이 필요하다”며 사건 해결에 총무팀과의 협력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