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대학에서는 선거철마다 후보가 출마하지 않아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는다.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바쁜 요즘 대학생은 학생자치에 쏟을 시간조차 없다. 학생들은 부총학생회장이 사퇴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무슨 일이 있겠거니’하고 넘어가지 않았을까. 학생자치의 몰락은 이미 우리 대학생에겐 당연하다.

  그러나 기사에 제시된 설문 결과는 당연함을 부숴버리기에 충분했다. 부총학생회장이 사퇴한 이유를, 선거가 다시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이 너무나도 많았다. 학생자치의 위기를 객관적인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기사였다. ‘가이드라인’을 통해선 학생들의 관점에서 총학생회의 문제점을 짚어냈다. 임기 중 사건을 예시로 들며 총학생회를 설득력 있게 비판했다. 당연함에 가려졌던 학생자치의 위기를 알리는 ‘경종’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린워싱’을 다룬 기획 기사도 눈에 띈다. ‘친환경’이라는 단어는 많은 제품 사이에서 이용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제품에서는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없는 제품을 찾는 게 더 어렵다. 나 또한 친환경 제품이라면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어딘가에서 더 나을 것이란 ‘당연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중대신문은 친환경 마크의 이면에서 그린워싱이 이뤄지는 방식을 소개하고, 이와 관련된 여러 전문가의 설명을 기사에 담아냈다. 친환경에 대한 당연함을 부숴주었다.

  어딘가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왔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숨어있는 문제를 발굴하고, 문제의 논점을 독자들과 공유하는 것도 신문의 중요한 역할이다. 안타깝게도 이는 기성 신문을 포함한 많은 신문이 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대신문은 이면의 진실을 찾아내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앞으로도 당연함을 부수는 중대신문이면 좋겠다.

이정혁 서울시립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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