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부고 3학년 5반의 조례 모습. 학생들은 책상 간 간격을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임하고 있다.
중대부고 3학년 5반의 조례 모습. 학생들은 책상 간 간격을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임하고 있다.

 

‘등교’라는 두글자에 이렇게 눈길이 갔던 적이 있었던가요. 지난 20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굳게 닫힌 고등학교 3학년 교실 문이 열렸습니다. 교육부의 등교 방침 결정부터 실제 등교가 이뤄지기까지 관심이 참 뜨거웠는데요. 이에 반해 대학은 아직 대면 개강을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 22일 중앙대학교 부속고등학교(중대부고)를 찾아가 중앙대의 대면 개강을 미리 마주해보았습니다. 중대부 고 ‘등교’가 중앙대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예방과 확산 방지 위한 조치 이뤄져
대면 수업 시행에 설렘과 우려 교차
학내 구성원 안전 조치 어떻게
철저한 준비로 혼란 최소화해야

교육부는 학생 안전과 일상, 학업 세가지를 모두 지킬 수 있는 새로운 학습방법과 방역체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지난 20일을 시작으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부터 순차적으로 대면 개학이 시작됐다. 대학도 머지않아 대면 개강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학습방법과 방역체계는 어떤 모습일까. 고등학교 3학년 등교 3일차인 지난 22일, 중앙대가 살펴봐야 할 방향을 중대부고 대면 개학 현장에서 찾아봤다. 

 

#아침엔 손소독 #한명씩 #차근차근
#아침엔 손소독 #한명씩 #차근차근
#지금은 오전 수업 중 #마스크는 필수
#지금은 오전 수업 중 #마스크는 필수

 

  첫걸음부터 신중히

  중대부고는 등교 시 7곳의 출입구 중 단 1곳만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학생 안전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려는 지침을 따랐기 때문이다. 교내 등굣길에 교사를 배치해 학생을 대상으로 동선 안내 및 생활 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은 정해진 동선에 따라 건물에 출입하고 손 소독과 열화상 카메라를 통한 체온 측정을 반드시 거친다. 또 매번 등교 전 ‘클래스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스스로 건강 이상 유무를 체크한다. 만일 코로나19 의심 증상 학생이 나오면 해당 학생은 일시적 관찰실로 격리된다.

  예방 안내 활동을 지도하는 중대부고 곽준석 교무부장은 “학생들이 아직 코로나19 예방 활동에 익숙지 않아 교사들이 손 세정과 체온 측정을 지도한다”며 “동선을 유지하기 위해 등교 지도에도 참여한다”고 말했다. 중대부고 민창기 경비원은 “정해진 등교 시간 이외에 등교하는 학생과 외부 방문자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체온 측정을 실시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앙대는 건물 수와 학생 수에서 중대부고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에 학생들의 동선을 일일이 유도하고 건물 출입구를 제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학생 개개인이 앱을 통해 자가 문진표를 작성하고 점검하도록 유도한다면 이는 잠재적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물 내 유동 인구가 많이 드나드는 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체온 이상자를 선별하는 방안도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이다. 추가로 생활 속 거리두기 에티켓 홍보를 통해 학생들이 이를 의식하고 행동할 수 있게 유도할 필요도 있다.

  철저한 위생관리와 명확한 공지로

  중대부고 학생들은 교실 내 지정된 자리에 앉아 학습한다. 답답하지만 원칙적으로 마스크는 식사 시간 등 불가피한 상황 이외에는 벗을 수 없다. 수업 전후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은 자신의 책상에 소독제를 뿌리고 닦는다. 또한 생활 속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책상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했다. 이와 더불어 꾸준한 환기도 함께 이뤄진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수능과 학생부 등 입시 준비를 시작해야 했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입시 일정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사일정도 변동돼 시험은 2주가량 미뤄졌고 방학은 1주 정도 짧아졌다. 하지만 학사일정 변경 조치에 관한 부분은 온라인으로 공지하고 있어 학생들은 이미 바뀐 일정을 인지하고 있었다.

  대학도 대면 강의 실시를 위해선 먼저 강의실 방역 및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본인의 교실과 책상이 정해져 있는 고등학교와 달리 대학은 강의실과 책상이 할당돼 있지 않다. 따라서 강의실 입장 전 증상 확인 및 수업 이후 강의실 방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더욱이 대학은 학사일정에 관해 즉각적으로 공지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출신지와 거주지 범위가 넓어 이동에 있어 고려할 점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빠른 공지를 통해 학생이 변경된 학사일정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점심은 칸막이와 함께 #대화는 삼가
#점심은 칸막이와 함께 #대화는 삼가

 

#방과 후 책상 소독 #내일 공부도 안전하게
#방과 후 책상 소독 #내일 공부도 안전하게

  물리적 공간 확보는 필수

  중대부고 학생들은 점심을 교내 식당에서 해결한다. 점심 먹기 전 교실 내에서 추가적으로 체온을 측정한다. 이후 학생들은 식당 앞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진 유도 라인에 맞춰 줄을 서게 된다. 이후 손 소독을 마친 뒤 식당에 입장할 수 있다. 식당 안에는 앞뒤 좌석 간 칸막이가 설치돼있다. 식사 시 마스크를 벗게 돼 혹시 모를 비말 전파 위험을 없애기 위함이다.

  이와 달리 대학은 점심시간의 시간대가 정해져있지 않고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장소 또한 다양하다. 교내 식당 안 키오스크 앞과 배식 공간에 일정 간격을 표시한 유도 라인을 설치해 학생들의 거리두기를 유도하는 게 우선이다. 뿐만 아니라 대면 개강 시 교내 식당 이용 인구가 증가하므로 감염 예방을 위한 앞뒤 칸막이는 물론 좌우 칸막이까지 설치해 이용자를 안전하게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학가 주변 식당의 경우 대학본부와 상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학생뿐만 아니라 상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학본부와  대학가 주변 식당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협력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신입생, 더욱더 관심가져야

  대다수 고등학교의 1학년 신입생들은 지난 2월 교과서 배부 이후 등교한 적이 없다. 따라서 첫 등교 시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대부고 임수아 교사는 “공교육 플랫폼의 용량 제한이 있어 학교 구조 사진 등 신입생을 위한 서면 안내 자료를 배포했다”며 “온라인 수업 준비로 인해 서면 자료 이외에 신입생에게 학교 구조를 소개하는 특별한 콘텐츠를 제작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선을 최소화하라는 교육청 방침에 따라 당분간 학생 본인이 속한 교실 내에서만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무엇보다 학생 안전을 가장 중요시 하고 있으며 이동 수업이 가능할 경우 담당교과 교사가 직접 이동을 지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앙대는 대면 기말시험 첫날이 대다수 신입생들의 첫 대면 개강일이 될 예정이다. 이에 신입생들이 건물을 찾는 과정이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혼란은 불필요한 접촉을 증대하므로 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학본부는 논술 및 편입 시험을 치를 때처럼 신입생들이 건물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동선 안내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생자치단체는 건물 내부에서 학생들이 정확하게 강의실을 찾을 수 있도록 자세히 안내하고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갑작스러운 오프라인 시험에 따른 신입생들의 불안을 줄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안전지침, 현장 목소리 반영해야

  “떨어져라. 마스크 똑바로 써라.” 개학 이후 중대부고 박정득 교사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이다. 수업 시간에는 지정좌석제를 통해 충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질 수 있지만 수업 외 시간에는 통제가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에 중대부고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매점과 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했다. 일각에서는 경우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의 선별적 운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정득 교사는 “도서관은 교육 정보 열람에 있어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며 “도서 대출만이라도 가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정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대면 개강에 있어 안전을 위한 엄격한 지침은 중요하다. 그러나 탁상공론 행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대면 개강 이후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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