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국제도시 런던 한켠에 마련된 오감 타파스 바(OGAM TAPAS BAR)는 전통주와 다양한 술을 한식 타파스와 함께 제공하는 공간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이는 전통주 전파에 앞장서는 제1호 전통주 홍보대사 김태열 바텐더. 코로나19로 바 운영을 잠시 멈추고 한국에 들른 그를 만나봤다.

사진제공 김태열 바텐더
사진제공 김태열 바텐더

  -독자들에게 본인을 소개하자면.

  “반가워요. 저는 12년 차 바텐더 김태열입니다. 메리어트 호텔 헤드 바텐더로 일하기도 했죠. 바텐더는 만능엔터테인먼트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답니다. 지금은 전통주를 알리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며 막걸리와 김치를 담그기도 해요. 각국 정상들 앞에서 전통주로 칵테일을 만들며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죠. 최근에는 더 많은 사람에게 전통주와 한식을 알리기 위해 런던에서 저만의 바를 열었답니다.”

  -전통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바텐더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전통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었어요. 저 또한 마찬가지였죠. 당시 이태원에서 친구들끼리 술을 마시다 외국인 바텐더들과 만나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게 됐어요. 외국인 바텐더가 너희 나라의 술을 알려줄 수 있냐고 저희에게 물어봤죠. 하지만 자리에 있던 한국인 친구들 모두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어요. 그 사건이 전통주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죠. 그 후 가양주 연구소에서 전통주 공부를 꽤 길게 했답니다.”

  -전통주 대중화를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나.

  “전통주 대중화를 위해 매달 한두개의 전통주 칵테일 레시피를 보급하기도 했답니다. 전통주 대중화를 끊임없이 외쳐왔지만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알아주지 않았어요. 그래도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전통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어요. 이제껏 많은 사람들이 외쳐온 덕분이죠. 그래서 후배들에게 제가 한국에서 했던 일들을 넘겨줄 수 있었답니다. 저는 지금 한국을 떠나 전 세계인들에게 전통주를 소개하러 다니는 중이에요. 전통주 대중화를 넘어 전통주 세계화를 위해 노력 중에 있죠.”

  -왜 전통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우리의 역사를 사랑하고 알아가는 일이 중요해요. 전통주는 우리 농산물을 재료로 한 우리만의 역사를 가진 술이에요. 한국 소비자들이 전통주에 끊임없이 관심 가져야 하는 이유죠. 하지만 와인·위스키만이 품위 있는 술이라 여기며 사대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있어요. 전통주를 접하며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답니다.”

  -외국 술과 비교했을 때 전통주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도수가 높은 외국 술에 비해 전통주는 비교적 도수가 낮아 편안하게 마실 수 있어요. 처음 술을 배울 때에도 적절한 술이죠. 또한 음식과 같이 술을 마실 때 음식을 누르지 않는 가벼움이 전통주만의 매력이랍니다.”

  -자신의 대표 칵테일 이름이 ‘한강의 기적’이라고. ‘한강의 기적’의 뜻은.

  “‘한강의 기적’은 한국의 경제 부흥을 뜻하는 말이잖아요. 저는 제2의 전통주 부흥을 꿈꾸며 지난 2013년에 ‘한강의 기적’ 칵테일을 만들었어요. 전 세계 대사관 행사에서 이 칵테일을 선보인답니다. 또한 전통주 ‘이강주’를 세계에 알리고자 이강주를 주재료로 ‘한강의 기적’을 제조하죠.”

  -앞으로 전통주와 관련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전통주 세계화에 이바지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한국 바텐더들도 영국에서 활동할 수 있게 계획하고 있답니다. 최종적으로는 영국 스코틀랜드에 한국 술을 만드는 증류소를 설립하고자 한답니다. 가능하면 대통령 표창도 받고 싶네요. 제가 아직 장관상만 받아봤거든요.(웃음)”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해외에서 한류 열풍이 어마어마해요. 외국에도 방탄소년단 팬이 많아요. 방탄소년단이 한류에 한몫했죠. 아이들이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니 학부모들도 한국 음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방탄소년단 열풍이 전통주에도 영향을 끼쳤답니다. 이 모습을 보며 자국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함을 느꼈죠. 많은 이들이 한국에서만 국한돼 활동하지 않았으면 해요. 한국 문화를 알리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답니다.”

 

집에서 취하자 쉐킷쉐킷 칵테일

전통주 칵테일을 집에서도 즐겨보자. 김태열 바텐더가 중대신문 독자를 위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2종의 칵테일 레시피를 공개했다. 인터넷에서 전통주와 재료를 구매해 일일 바텐더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한강의 기적

사진제공 김태열 바텐더
사진제공 김태열 바텐더

한국인을 넘어 전 세계인의 입맛을 매료시킨 ‘한강의 기적’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보자.

재료: 이강주 40도or문배술 40도, 파인애플주스, 레몬주스, 자몽시럽, 얼음

1. 이강주나 문배술 45mL를 미숫가루 통이나 텀블러같이 길쭉한 밀폐 용기에 넣는다.

2. 파인애플주스 90mL 레몬주스 15mL 자몽시럽 10mL도 넣은 후 얼음과 함께 강하게 흔든다.

3. 예쁜 잔에 얼음을 빼고 부으면 완성!

※40도짜리 술을 구하기 힘들거나 높은 도수가 부담스럽다면 25도 술을 이용해도 된다.

수정과 마티니&수정과 피즈

사진제공 김태열 바텐더
사진제공 김태열 바텐더

콜라를 이용한 ‘수정과 시럽’으로 만드는 칵테일. 전 세계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수정과의 맛을 낼 수 있다.

재료: 이강주 40도, 수정과 시럽(콜라 190mL, 계피 2~3개, 생강 1개, 설탕 190mL), 얼음, 탄산주

1. 콜라에 계피, 생강, 설탕을 넣고 불에 졸여 시럽을 만든다.

2. 잔에 얼음을 담고 이강주 45mL와 시럽 10mL를 잘 섞어주면 수정과 마티니 완성.

3. 여기에 탄산수 90mL를 넣으면 수정과 피즈가 탄생한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