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동행하실래요?
친환경 소비를 위한 녹색 발걸음

 

속았다는 기분은 썩 달갑지 않다. 배신감이 들며 불신이 계속되기 마련이다. 그린워싱은 제품의 환경적 효능을 허위·과장해 소비자를 현혹한다. 이에 속아 피해를 본 소비자는 친환경 제품을 믿지 못하고 앞으로 구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매출부진, 친환경 제품 개발 의지 저해 등의 불이익을 안겨준다. 이렇듯 친환경 시장을 좀먹는 그린워싱의 대안을 알아보자.

  소비자의 녹색 고민을 씻어내는
  지난 2015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폭스바겐의 ‘디젤 스캔들’은 그린워싱의 대표적 사례다. 독일 소비자연맹을 주체로 44만4000명의 소비자가 참여한 집단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그린워싱으로 인한 피해는 수많은 소비자에게 상처를 남긴다. 하지만 국내에는 그린워싱을 규제하고 감시할 가이드라인이 현저히 부족하다. 김양지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지난 2015년 이후 그린워싱에 관한 논의에 진전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노력만으로 그린워싱 제품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사람에게 해를 주는 제품에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해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환경 관련 표시 광고에 관한 심사지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제공하는 「기업담당자를 위한 제품 환경성 표시·광고 길라잡이」 외에 소비자가 참고할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구체적인 그린워싱 가이드라인을 추가로 제시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그린워싱 제품에 관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영애 교수(인천대 소비자학과)는 한국도 미국처럼 친환경 허위·과장 광고 제품의 시장유통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연방거래위원회가 만든 그린워싱 가이드라인인 ‘그린가이드’를 제시해요. 국가는 소비자를 속이는 친환경 허위·과장광고를 지양하고 믿을 수 있는 광고를 제작할 수 있게끔 방대한 지침을 기업에게 제공합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친환경 표시 제품의 감시와 그린워싱 단속은 꾸준해야 한다. 이은희 교수(인하대 소비자학과)는 정부가 그린워싱 제품을 지속해서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는 공신력 있는 인증 표시와 유사 친환경 인증 표시를 혼동할 수 있어요.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기만하는 유사 인증 표시는 정부에서 1년에 여러 차례 점검해야 합니다.” 지난 2015년 경기연구원은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한 그린워싱 인식조사’(그린워싱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설문에 참여한 소비자는 그린워싱 방지 대책으로 ‘친환경을 빙자한 기업의 허위·과대광고 단속(약 36.3%)’과 ‘주기적인 시장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약 29%)’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녹색시장에서 살아남는 약속
  업계 내 자율규약 등을 지키려는 기업의 자발적 노력은 그린워싱 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은희 교수는 기업도 친환경 위장제품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업은 친환경이라고 포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하지만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했던 제품이 그렇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은 굉장히 실망합니다. 그래서 기업은 항상 그린워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비자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해요."

  작년 7월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국내 온라인 유통·판매 중개업체 19개사와 추진한 ‘환경성 표시·광고 온라인 감시 및 위반행위 자율시정 사업’은 기업이 친환경 시장을 위해 시행한 노력의 일환이다. 해당 사업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친환경 시장 질서를 확립하려는 목표로 맺어졌다.

  또한 기업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친환경 제품을 표시·광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발표한 「기업담당자를 위한 제품 환경성 표시·광고 길라잡이」는 기업이 참고할 그린워싱 가이드라인이다. 해당 자료는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와 대응방법 ▲제품 환경성을 효과적으로 표시·광고하는 법 ▲세부 항목별 표시·광고 유의사항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이를 토대로 기업은 그린워싱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환경을 보호하는 현명한 그린감별사

  친환경 소비를 향한 관심은 나날이 커지지만 그린워싱 제품에 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린워싱 설문조사 중 그린워싱 개념 인식에 관한 답변에서 '그린워싱을 전혀 들어본 바 없다'가 약 40.3%로 조사됐다. 이은희 교수는 소비자를 위한 그린워싱 교육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소비자가 스스로 그린워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면 친환경 위장제품은 저절로 없어져요. 여러 가지 캠페인이나 정보제공이 활발해지면 그린워싱 제품은 시장에 발붙이지 못하죠.”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할수록 그린워싱은 친환경 시장에서 모습을 감추기 마련이다.

  친환경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소비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비자의 제품에 관한 알 권리를 보장하는 예시로 화장품의 전 성분을 제공하는 ‘화해’ 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친환경 제품의 상세한 환경성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소비자가 제품 성분을 정확히 인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 앱이나 QR코드를 활용하는 등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면 정보 접근성을 높여 더 쉽게 그린워싱 제품을 구분할 수 있다. 

  그린워싱에 속지 않고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있을까. 김양지 교수는 소비자가 관심을 두고 시장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소비자가 변해야 기업이 변합니다. 무조건 비싼 상품을 구매하거나 친환경 문구에 속지 말고, 친환경 제품 인증을 확인하는 깨어있는 소비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