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나를 다른 장애인들과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주체성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남들과 다른 것은 당연하다. ‘장애인은 ~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를 다르게 바라본 것이다. 이런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바로 장애인식개선교육이다. 지난 학창 시절 여러분은 거의 모두 장애인식개선교육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경험, 일반화 등 잘못된 인식은 생각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퍼진다. 내 경우를 이야기하자면, 내가 어렸을 때는 장애인이 왜 존중을 받아야 하는지가 아니라 배려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배웠다. 때문에 친구들은 내가 무엇을 하든 도와주려 했고 나는 그게 불편해서 대부분 거절했다. 아이들이 배운 것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 내가 이상한 아이가 되었던 적도 있다. 물론 오해는 모두 풀렸지만 개선 교육의 결과로 인식의 왜곡과 부정적 강화가 발생하는 것을 경험한 나로서는 인식개선교육에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교를 지나 중·고등학교에서도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종종 받았다. 여러분의 지난 학창 시절 장애인, 학교폭력, 성폭력 등 인식개선교육 시간은 어땠는지 잠시 떠올려봤으면 좋겠다. 필자의 경우에는 동영상 하나만 틀어주는 교육이 대부분이어서 다수의 학생이 교육을 듣지 않고 딴짓하거나 떠드는 분위기였다. 물론 적극적으로 교육에 임한 학급도 있겠지만 대부분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의 내용보다 교육 자체에 대한 인식이 더 큰 문제였다. 대입 위주의 고등학교에서 인식개선교육은 ‘덜 중요’하다고 여겨지기에 담임 교사조차 쉬쉬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 시간을 활용해 문제집을 풀고 친구들과 잡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교육이 끝나고 내용을 물어보면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허다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입학한 대학은 어떨까? 장애인식개선교육 자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2018년 한국장애인개발원에 따르면 대학의 장애인식개선교육 실시율은 약 15%로 몹시 낮은 수준이다. 대학은 사회로 나가기 직전의 단계며 전공과목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장애인식개선교육은 장애인의 인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인식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쌓이고 공유되면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에 더욱 그렇다.

  수년에 걸친 교육으로 여러분의 인식은 개선되었는가? 아니라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최근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중앙대에서도 진행된다는 기사를 보았다. 장애인식개선교육을 활발히 진행하여 학내 구성원들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중앙대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기석 사회복지학부 2
장애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