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용어 중 UI/UX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UI는 User Interface, 보고 사용하는 사용자와 시스템의 접점을 말합니다. ‘스마트폰 UI’처럼 우리 주변에서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용어이죠. 반면 UX는 무엇일까요? UX는 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이라는 뜻입니다. 시스템과 사용자가 상호작용하면서 느끼는 전체적인 경험을 말합니다.

  예시로 엘리베이터 내부 버튼을 생각해봅시다. 좋은 UI 디자인을 위해서는 단순히 버튼의 접근성과 심미성 등을 고려하면 됩니다. 그러나 좋은 UX 디자인을 위해서는 말 그대로 경험을 고려해야 하죠. ‘엘리베이터에 탈 때, 어느 쪽에 버튼이 있어야 누르기 편할까?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탄다면 양편에 버튼이 있어야 모두가 손쉽게 누를 수 있겠지? 아이들도 어려움 없이 버튼을 누르려면 얼마나 낮은 위치에 버튼이 있어야 할까?’처럼요.

  충분히 UX를 고려한 디자인은 사용자의 경험을 보다 긍정적으로 만들고 만족감을 줍니다. 반면 UX를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은 UI가 아무리 멋있어도 사용할 때 피로감을 느끼게 되죠. 
이번학기 많은 대학이 비대면 강의를 결정했습니다. 중앙대 역시 마찬가지로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죠. 지금도 우리가 듣고 있는 온라인 강의는 어떤가요. 중앙대의 온라인 강의 ‘시스템’은 과연 UX를 고려했나요?

  온라인 강의가 시작된 지 거의 두달이 흘렀지만, 아직도 학생들은 ‘시스템’과 씨름합니다. e-class 서버는 요즘도 불안정하고, 과제물은 가끔 제출이 안 됩니다. LearningX 어플을 설치하면 e-class의 각종 알림을 받아볼 수 있지만, 학생들이 직접 알림 여부와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없어 정작 중요한 과제나 퀴즈 공지는 다른 알림에 묻히곤 합니다. 결국 매일 e-class에 들어가 각 과목방을 한바퀴 순회해야만 합니다.

  교수자가 설정을 잘못해서 학생들이 과제가 있는 줄도 모르거나 강의를 놓치는 일도 예사입니다. 교수자의 공지가 공지 게시판에만 올라오면 좋겠지만 가끔은 알림도 안 뜨는 열린 게시판에, 심지어 자료 게시판에도 올라옵니다. 중간고사처럼 중요한 공지는 안전하게 문자로도 공지해주길 바라는 건 무리일까요.

  중앙대가 겉으로 내세운 ‘시스템’의 UI는 나름 괜찮아 보입니다. LearningX 시스템은 수많은 수업 관리 기능과 시험 기능을 지원하고 매번 직접 녹화된 강의를 제공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죠. 그러나 실제로 사용하는 학생들은 아직도 UX, 학생들의 경험을 고려하지 않은 ‘시스템’에 큰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언급된 문제들 대다수는 대학본부가, 그리고 교수자가 학생들을 조금만 더 신경 썼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입니다. 나중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하기보단 항상 모든 일에 앞서 학생들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대학의 자세가 아닐까요.

  학생들의 진짜 경험을, 중앙대는 고려해본 적 있나요?

이동준 뉴미디어부 차장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