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로서 참 살아남기 힘든 현실이다. 어쩌면 살아남는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할 수도 있다. 매년 젊은 예술가들이 큰 꿈을 안고 예술대학을 졸업한다. 그러나 사회초년생 예술가들이 자신의 세계를 펼치기에 현실은 만만치 않다. 방음이 되거나, 악기를 보관할 연습실, 사람만 한 화판을 둘 공간과 같은 환경을 갖춘 작업실의 월세와 재료비는 큰 부담이 된다. 더욱이 자신만의 창작물을 대중에게 발표하려면 창작 준비금이 없이는 시도조차 힘든 현실이다. 결국 살아남으려면 계속해서 돈을 써야 한다.

  실제로 여러 문화재단에서는 예술가들을 위해 ‘문화예술창작지원금’을 지원한다. 그러나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 예술가들에게는 꿈과 같은 이야기다. 그동안의 이력 증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화재단별로 상이한 방침에 따라 학부생 시절 준비한 전시가 인정되지 않거나, 카페처럼 갤러리가 아닌 전시 장소는 지원금을 받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결국  많은 사회초년생 예술가들은 자부담을 안고 작업을 이어나가는 실정이다. 

  다행히 지난 14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내년부터 예술인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할 수 있게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초년생 예술가의 암울한 상황에 드디어 정책이 반응했다고 볼 수 있다. 보다 나은 개선책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다만 첫발을 뗀 지원 정책에 맞춰 이제는 대학 교육도 사회초년생 예술가를 위해 바뀌어야 한다. 예술가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예술 활동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동안 대학에서는 ‘예술가로 살아남는 방법’을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해 그 책임을 미뤘다. 그러나 이제는 ‘예술전공자 배출’이 아닌 ‘예술가 양성’을 두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사회초년생 예술가를 위한 세미나 또는 필수 강의 개설도 방법이다. 이는 일회성 강연이 아니라 지속해서 변화하는 사회?문화적, 제도적 흐름에 맞춰 내용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예술대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 예술가를 위한 지원체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당 교육을 통해 이를 도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전공을 사회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청사진을 그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더불어 대중성을 고려한 순수 예술을 펼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는 대중성과 예술가만의 창작성, 순수 예술만의 특성을 분리하기보다는 각각을 조화롭게 표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육이 대학에서 마련된다면 사회초년생 예술가들이 졸업 이후에도 대중성과 순수 예술 사이 불안정한 갈림길에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졸업 전까지 사회 진출 이후를 대비할 수 있으리라 본다.

  바뀌는 정책과 사회 흐름에 맞춘 교육은 배고픈 사회초년생 예술가를 성숙한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할 것이다. 이제는 예술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거나, 생계를 위해 꿈을 포기하는 우리 시대의 사회초년생 예술가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우인제 사진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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