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고 뻔한 총학의 레퍼토리
  • 김준환 기자
  • 승인 2020.04.1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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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6.8%. 지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총선)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의 4년간 평균 공약 완료율이다. 당선만 되면 귀를 닫고 권리만 누리는 국회의 안타까운 현실이 드러났다. 이를 상기하기도 전에 21대 총선을 위한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이 진행됐다. 선거철마다 그랬듯 국회의원들은 거리로 나왔고 대뜸 명함을 주며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기호 0번 000”이라며 소리쳤다. 선거가 끝나자 그들은 또다시 자취를 감췄고 거리에는 선거 현수막만 달랑 남았다.

  중앙대 총학생회(총학)의 모습을 보면 배경만 다른 똑같은 레퍼토리가 반복된 듯하다. 지난해 총학의 주요공약 완료율을 살펴보면 제61대 안성캠 ‘동행’은 약 46%로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제61대 서울캠 ‘알파’ 총학은 36%에 머물렀다. 이러한 결과 때문인 걸까. 그해 실시한 중앙인의식조사에서 총학 만족도는 10점 만점 기준 환산 시 4.98점이었다.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투표권을 행사하라며 강의실까지 들어오던 당시 양캠 총학 선본은 당선 후 지금까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존재감을 찾을 수 없다.

  최근 양캠 총학의 행보를 보면 주체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총학이 진행했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기부 캠페인도 개인의 주도에서 시작됐다. 현 상황에서 투표 독려나 선거 유의사항 안내, 4·19혁명 60주년 역사의식 고취 캠페인 등 다양한 학생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음에도 이뤄진 건 없었다.

  대표자가 책임을 갖고 의무를 다하는 태도도 미흡하다. 간담회에서 온라인 강의 연장 등의 사안이 논의됐지만 결국 도출한 결과는 불확실성 속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일부 타대가 수강가능학점을 확대하는 등 학생편의에 목소리를 높인 점과 비교된다. 대학본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학생 이익을 위한 의견 제안을 넘어 대학본부를 설득하고 관철하려는 태도가 필요했다.

  학생사회의 반응이라도 적극적으로 살피는지 의문이다. 서울캠 총학은 선출직인 부총학생회장의 사퇴에도 그 사유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타대 선본이 사퇴 시 그 이유를 상세히 밝혔던 태도와 선명하게 대비된다. 그뿐만 아니라 안성캠 총학은 지난 1월 진행했던 등록금심의위원회 소식을 3개월이 지나서야 알렸다. 지금 학생사회가 궁금해하는 등록금 관련 소식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등록금에 변동이 있느냐지 몇 개월 전에 결정 나 모두가 아는 등록금 소식이 아니다.

  아직 총학의 임기는 7개월가량 남아있다.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로는 작년보다 더 성과없는 총학으로 전락하고 만다. 코로나19 사태를 핑계로 삼기에는 지나쳐서 놓친 일들이 너무 많다. 이제부터라도 총학은 지겹고 뻔한 레퍼토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생사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학생 이익을 대변해 공약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라. 우리가 지난 선거에서 던졌던 수천 개의 찬성표를 ‘사표’로 바꾸지 않는 달라진 ‘총학’을 기대한다.

김준환 대학보도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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