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문화재청은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건설사업 시행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지표조사 비용 전면 지원’을 발표했다.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노승연 주무관은 이후에도 매장문화재 조사에 있어 국가 지원을 확대할 계획을 전했다. “현재 소규모 발굴 지원이 이뤄지는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에요. 예산 확보와 법률 개정이 수반되기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지원 범위를 넓히려는 노력은 계속될 겁니다.” 이외에도 문화재 발굴을 진행 하면서 개인을 비롯한 주변 지역까지 상생할 방법은 다양하다.

부산시 동래구 복천동 고분군 사진출처 부산광역시청
부산시 동래구 복천동 고분군. 사진출처 부산광역시청

  부산시 동래구 복천동 고분군은 현재 지역을 대표하는 유적지가 됐다. 고대 가야를 대표하는 유적이자 세계유산등재 후보로도 꼽히는 이곳은, 지난 1980년 주택개량 사업지역으로 내정돼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 이주헌 실장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려던 구역입니다. 그런데 고분이 발견되고 유적의 가치가 인정됐죠. 해당 지역 전체가 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개발이 무산됐어요. 지역주민의 이해를 이끌어내기가 힘들었지만 결국 협의를 이뤄냈죠.” 이곳은 가야권 최대 규모의 무덤 떼로, 무덤 40여기와 철제 갑옷, 철정, 말갖춤, 토기류들이 대량 출토됐다. 당시 유물들이 전시된 복천박물관은 고대 가야의 대표 박물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4∼5세기 가야와 신라사를 복원하며 국내외 관계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했다. 동시에 현재는 지역 주민의 공원으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일본 사가현 일대의 요시노가리 유적 사진출처 사가현 교육위원회
일본 사가현 일대의 요시노가리 유적. 사진출처 사가현 교육위원회

  일본의 요시노가리 유적도 좋은 사례다. 1980년대 말 사가현 지역의 산업화 과정에서 일본 문화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야요이시대 유적이 발견됐다. 이로써 예정됐던 공단설립계획을 전면적으로 취소하고 대대적 발굴이 시작됐다. 이주헌 실장은 요시노가리 유적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과정을 이야기했다. “오랜 시간에 걸친 발굴과 복원·정비로 약 2000여년 전 역사를 많은 사람이 체험할 수 있게 됐죠. 유적지에 관광객들이 모여들자 가까이에 기차 철로를 깔고 요시노가리 역을 만드는 등의 노력도 이어졌답니다.” 이처럼 유적지와 지역이 함께 발전해나가는 방향을 고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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