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빈 사진작가(사진전공 4)
  • 고민주 기자
  • 승인 2020.04.1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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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담긴 찰나의 세상

한 장면을 마주할 때면 시대의 흐름이 헤아려지는 콘텐츠가 있다. 기획에서부터 사진작가가 녹아 있는 사진. 사진작가 박다빈(사진전공 4)의 사진이 그렇다. 그는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사진을 넘어 보는 사람에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오늘도 끊임없이 주위를 살피며 메모한다. 찰나의 순간을 예술로 기록해 '2019 디올 포토그래피 영탈렌트 어워드(디올 포토 어워드)'에 선정된 그를 만나봤다.

탄탄한 기획을 시작으로

시대를 담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한걸음

‘나의 사진은 유의미해야 한다.’ 박다빈 작가가 내리는 사진의 정의다. 여러 해석과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사진을 위해 한장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작가. 얕은 머리로 셈을 계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물을 내는 박다빈 작가와 그의 사진은 사뭇 닮았다. 의미를 전달하려는 그의 사진은 너무나도 매력적. 사람들로 하여금 스크롤을 멈추고 잠시 감상과 해석의 시간을 갖게 만든다. 자신만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을 실현해내는 박다빈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분단국가를 표현한 패션화보집으로 프랑스 '2019 디올 포토그래피 영 탤런트 어워드'를 수상했다. 분단국가라는 주제를 어떻게 선정하게 됐는지.

  “한국 작가로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주제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과정을 제일 먼저 거쳤어요. 이 과정은 디지털미디어콘텐츠전공을 복수전공한 도움이 컸답니다. 복수전공한 학과에서는 콘텐츠를 촬영하기도 하지만 콘텐츠의 기획과 방향성을 잡는 방법을 더 중점적으로 배우기 때문이죠. 수업을 들으며 기획이 잘 된 콘텐츠의 중요성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먼저 주제 선정에 초점을 뒀답니다. 한국 작가로서 가장 한국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에 주목했어요. 고민을 거듭한 결과 남과 북이라는 주제를 가져오게 됐죠.”

  -2019 크리스찬 디올 문화재단에 학교별 대표 작가로 지원하기까지 망설임은 없었나.

  “방학하자마자 교수님 스튜디오에서 인턴 생활을 했어요. 그러는 도중 디올 포토 어워드 공고를 보게 됐죠. 공고를 본 순간 무조건 도전해야 후회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졸업을 1년 남짓 앞둔 시점에서 제 삶의 방향성을 많이 고민하고 있었죠. 그때 디올 포토 어워드를 향한 도전은 앞으로 제가 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열쇠 같았어요. 그렇기에 일단 도전하자 그리고 이왕 도전했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됐답니다.”

  -나아가야 할 방향성의 열쇠는 결국 찾았는지 궁금하다.

  “어워드에 지원한 순간부터 확신이 들었어요. 사람들을 모아 연출 사진을 만들고 연출에 의미 부여하며 대중한테 보여주기까지의 모든 준비과정이 저와 잘 맞는다는 점을 느꼈죠. 덕분에 방향성의 갈피를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답니다. 상을 받고 난 후에는 자신감도 생겼죠. 잘하고 있으니 이 길로 계속 가보자는 확신이 들었답니다.”

  -준비과정에서 팀원과의 팀워크가 최고조였다고.

  “사진은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를 위해 함께 모인 종합예술이라 생각해요.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이끌기 위해 리더는 팀원들의 역량을 믿고 그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해요. 팀원들은 각자 다양한 표현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결국 각자의 표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리더인 제가 어떤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 팀원에게 제대로 알리는 일이 중요했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사진의 방향을 제시하는 작품 기획안에 힘을 쏟았죠. 제가 제시하는 기획의 명확한 방향성에 팀원들이 신뢰를 줬어요. 그리고 이를 사진에 잘 표현하기 위해 모델, 헤어 아티스트 등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죠.”

2019 디올 포토그래피 영탈렌트 어워드에 선정된 박다빈 작가의 작품. 사진제공 박다빈 작가
2019 디올 포토그래피 영탈렌트 어워드에 선정된 박다빈 작가의 작품.
사진제공 박다빈 작가

  -기획 과정이 정말 중요하겠다. 자신만의 독특한 기획 과정이 있다면.

  “제 작업 방식의 첫 번째 순서는 작업의 공통주제와 관련한 자료들을 수집하는 과정이에요. ‘콜렉팅’이라고 부르죠. 예술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대중들에게 사회적 문제를 상기시킬 수 있는 힘을 준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일 주목하는 수집대상은 바로 작업 당시의 사회적 이슈에요. 이를 작업에 녹여 내면 단순히 넘어갈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창작이라는 과정 아래 대중들에게 한번 더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수집 대상을 정한 후에는 해당 주제를 더욱 견고히 만들어 줄 키워드를 수집한답니다. 선별된 키워드들을 이미지화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 이를 바탕으로 시를 쓰죠.”

  -시를 쓴다니, 색다른 방식이다.

  “관객의 해석을 유도하는 작업이 좋은 작업이라고 봐요. 그래서 시를 이미지화하는 콘셉트 작업을 기획 과정 마지막에 한답니다. 사진 작업은 일반적으로 이미지와 작가의 자세한 설명이 담긴 글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지만 저는 관객들이 제 작업을 볼 때 제 설명글만을 보고 작품을 해석하기를 원치 않았어요. 작업에 관한 힌트를 가지고 제 작품을 보는 사람이 스스로 자유롭게 해석해보기를 원했죠. 그래서 정답이 아니라 다양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시를 활용했답니다.”

  -어릴 적부터 사진작가를 꿈꾸며 사진학과에 입학했나.

  “전혀 아니에요.(웃음) 어렸을 때는 다양한 꿈을 꿨어요. 그 결과 아이돌 연습생부터 작곡까지 해봤죠. 수많은 도전을 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생을 다 바쳐 오롯하게 사랑할 수 있는 일을 갈망했어요. 나는 ‘배운 건 많은데 근본이 없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웃음) 한 가지 일에 정착하고 싶은데 정착을 못 하는 제 모습이 답답하기도 했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무엇이든 도전했고 최선을 다해 배웠어요. 쇼핑몰 운영을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하기도 했죠. 쇼핑몰 운영 경험으로 카메라라는 사물이 제게 가까이에 있었어요. 그 덕에 사진 전공을 선택하게 됐죠. 콘텐츠 관련 공부를 하면 할수록 단 한장 안에 작가의 기획을 담아내는 사진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제가 사진을 사랑하기 시작했답니다.”

  -대학 공부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데 도움을 줬나.

  “저는 롤모델이 항상 필요했어요. 롤모델을 따라가고 싶은 생각으로 열중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죠. 대학에서 공부를 하며 롤모델인 교수님들을 만났어요. 사진전공 교수님들을 보며 젠틀한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죠. 복수전공인 디지털미디어콘텐츠전공의 여성 교수님들도 너무 멋있었어요. ‘문화를 이끌어가려면 지식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며 교수님을 닮고 싶어 했답니다.”

  -교수를 롤모델로 삼았다면 공부도 잘했겠다.

  “제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공부도 엄청나게 잘했죠.(웃음) 성적 장학금도 매번 받았답니다. 향후에 제가 하는 일이 더 안정되면 대학원을 가려고요. 대학원에 가서 좋은 교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 한쪽에 있기 때문이죠.”

  -교수가 된다면 어떤 전공의 교수가 되고 싶나.

  “고민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정했어요. 전공이 복합화되는 시대잖아요. 광고학에서도 사진 수업이 분명 필요할 테고 디지털미디어콘텐츠전공에서도 사진 관련 교육을 할 수 있다 생각해요. 광고와 사진을 엮어서 학생들의 실무적인 궁금증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교수가 되고 싶어요.”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꼭 하고 싶은 사진프로젝트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사진이 매력적인 매체로 계속 남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어요. 작가가 사람들에게 사진에서 보여주고 싶은 목적을 잘 기획한 사진이 고민의 정답이라고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기획사진, 연출사진을 촬영하게 됐어요. 1인 미디어, 1인 기업 등 한 사람이 주도해 새로운 문화 양식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발맞춰 그들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필름을 제작해보고 싶어요. 특히 무형 문화재, 명인들 같은 경우 중 장편의 다큐멘터리 콘텐츠가 많지만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어요. 저는 길이가 짧은 필름을 제작해 세대로 문화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사진가로서 최종적인 목표는.

  “요즘에는 곡 안에 세계관을 만들어 그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는 뮤직비디오를 작업하고 있어요. 스토리를 영상으로 담아내는 과정이 사진을 만들 때와는 다른 매력이라 재밌답니다. 이야기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만 있다면 어떤 매체로 전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작년에 대한민국 식품 명인들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해 브랜드 필름을 작업했을 때도 느낀 점이죠. 앞으로도 매체에 국한되지 않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자 해요.”

  당신에게 중앙대란?

  “중앙대란 저의 근본이라 할 수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늘 도전하고 노력했지만 항상 어딘지 모르게 스스로가 비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답니다. 스스로 근본이 없다는 생각도 했죠. 그러나 중앙대에서 사진과 디지털미디어콘텐츠를 공부하고 그를 바탕으로 다양한 일을 성취하면서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음을 느꼈어요.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나가야 하는구나’하고 깨닫게 됐죠. 중앙대에서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교수님과 학생들이 없었다면 언젠가 자존감이 무너져 내렸을 거예요. 비어있는 제게 많은 부분을 채워 준 중앙대에 감사할 따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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