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예기치 않은 손님은 뜻밖에도 ‘혼자만의 시간’을 선물해줬다. 자기만의 방에서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나도록 해 준 것이다. 소란스럽고 분주하던 일상의 속도가 안단테로 바뀌면서 보이는 풍경도 달라졌다. 제1964호 8·9면에 실린 “당신이 돌아오는 날, 다시 꽃 피울게요”는 각자의 공간에서 조금씩 지쳐가던 구성원 모두에게 보내는 봄날의 편지였다. 특히 설레는 마음으로 개강을 기다렸을 새내기들에게 위로가 되었기를.  

  제1964호에는 굵직한 기획 기사가 많아 읽을거리가 풍성했다. 1면에는 박봉우 시인의 시<젊은 화산에서>와 60년 전 중대신문 지면을 함께 배치해 4월 혁명의 의미를 오늘에 되살려냈다. 특히 지난 1960년 4월 혁명에 참여해 민주주의 씨앗을 뿌린 중앙대 열사들의 그 날의 행적은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 11면에 실린 고 은천기 동문의 4.19혁명 한돌 맞이 학생 수기 “내 땅에 充溢(충일)할 양광(陽光)은 멀었는가!”와 남편 은천기 동문의 수기를 처음으로 읽고 쓴 이창자 동문의 기고문 “슬픔이 복받쳐 올라”는 역사의 증언으로서의 가치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한 좋은 기획이었다. 

  다채로운 기사로 지면을 채운 중대신문을 보면서 대학 언론의 역할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학내 구성원들의 다채로운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 기성 언론이 보지 못한 문제의식으로 의제를 설정하는 것. 그대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선거 기획 기사 4면에서 7면까지를 4·15 선거 후보자 인터뷰 기사로 채운 것은 아쉬웠다. 중앙대 양캠이 위치한 선거구 후보를 소개하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지면을 줄이고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으면 좋았겠다. 앞으로도 따뜻한 매의 눈으로 중앙인과 동행하길 바란다.

박죽심 강사
다빈치 교양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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