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이들이 주인공이 되기 위해’,
‘우리들의 영원한 피겨여왕 김연아’,
‘스마트폰은 과연 ‘스마트’한 시대?’


2020년의 시작과 함께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노래는 단연 지코의 ‘아무노래’다. SNS 공간에서 퍼져나간 #아무노래 댄스 챌린지는 인기몰이의 주요인이었다. 해당 챌린지는 재치 있는 가사와 쉬운 안무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도전정신을 불러일으켰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실패의 두려움과 예측할 수 없는 결과는 불안감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지난해 20대 청년을 대상으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격언이 통용되는지 물음에 약 7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꿈을 꾸기조차 어려운 사회, 10년 전의 열 살 어린 우리였어도 그렇게 대답했을까. 10년 전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응답하고 있었다. 도전에 마음 졸이고 환호했던 지난 2010년으로 함께 돌아가 보자.

  집합 A) 슈퍼스타K2, 남자의 자격

  ‘환풍기 수리공의 인생 역전!’ 힘든 생활 중 키워온 오랜 꿈에 도전해 <슈퍼스타K> 시즌2 우승을 거머쥔 허각의 이야기는 수많은 시청자를 눈물짓게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2010년 방영한 시청자 참여형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당시 약 135만명에 달하는 지원자가 오디션에 응했고 우승자가 결정되는 최종회는 시청률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슈퍼스타K> 시즌2를 시작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불고 공중파 3사 예능 프로그램이 오디션 일색이 되기도 했다.

  <슈퍼스타K>, <K팝스타>, <위대한 탄생>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방송 형식이 아니다. 이미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전 세계적으로 시청자 참여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었다. 심두보 교수(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흐름에 뒤늦게 합류하면서 국내 방송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는 2006년경까지 한류 드라마로 큰 성공을 거둬 굳이 세계적인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체적인 제작방식을 고수했어요. 이후 약 2년간 한류 침체기를 겪으며 ‘아이돌 가수’가 새로운 한류의 흐름을 이끌기 시작했죠. 이에 음악 프로그램이 방송 트렌드로 진입하면서 시청자 참여 경연 방식의 리얼리티쇼가 등장했죠.”     

  일반인도 ‘스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슈퍼스타K>와 같이 시청자의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 방송이 또 있다. 특별하지 않은 남성들의 새로운 도전을 담아낸 방송 <남자의 자격>이다. 심두보 교수는 해당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한다. “<남자의 자격>에서는 평범한 남성들이 모여 ‘하면 된다’ 정신으로 도전해 주어진 과업을 완수했어요. 그들의 도전은 시청자에게 환희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죠.”

  집합 B) 김연아 선수와 벤쿠버 올림픽

  “Yuna Kim!” 이제는 전설이 된 김연아 선수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밴쿠버 올림픽)에서 본인의 세계 최고 기록을 재경신하며 금메달을 당당히 목에 걸었다. 당시 ISU 피겨스케이팅 국제심판으로 활동한 안나영 교수(계명대 사회체육학전공)는 김연아 선수의 프로그램이 이를 관전하는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고 말한다. “김연아 선수는 음악을 기술 동작으로 아름답게 표현해 당시 경기 심판으로서도 눈물이 날 정도였죠. 열악한 훈련 환경에도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성과는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감동을 준 사건이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세계적으로 ‘피겨여왕 퀸연아’를 모르는 이가 없다. 밴쿠버 올림픽 당시 세계적인 권위지 ‘뉴욕타임스’에서는 일요스포츠 섹션 1면 탑기사로 김연아 선수를 집중 조명했고 외국 언론의 극찬이 끊이지 않았다. 안나영 교수는 밴쿠버 올림픽 이전에는 우리나라 피겨스케이팅의 세계적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김연아 선수를 제외한 선수들은 실적이 전혀 없었어요. 반면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은 피겨스케이팅 강국으로 입지를 다져 상위권 선수가 많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었죠.”

  김연아 선수가 보여준 도전은 또 다른 도전을 낳았다. 지난 2010년에는 초등 온라인 교육 사이트 에듀모아에서 실시한 ‘존경하는 인물’에 관한 설문조사 1위로 김연아 선수가 꼽혔다. 더불어 김연아 선수의 후발주자를 꿈꾸는 주니어 선수들도 많이 등장했다. 김영숙 박사(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선임연구위원)는 김연아 선수의 활약 이후 국내 관심도가 높아진 대한민국 피겨의 미래를 기대한다고 전한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해당 종목의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많이 증가했어요. 2018 평창올림픽에는 여섯 명의 대한민국 선수들이 출전했죠. 현재는 차준환, 유영, 임은수 선수 등 재능있는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어요.”

  집합 C) 스마트폰 시대 본격화

  지하철, 길거리, 심지어 화장실까지 현대인은 한시도 스마트폰과 떨어져 있지 않다. 정말 스마트폰 없는 사람이 없는 시대다.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퓨 리서치(Pew Research)가 27개 국가를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표본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결과치가 9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 2010년은 국내 IT 시장이 스마트폰 돌풍에 본격적으로 응한 시기였다. 지난 2010년 1월 100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12월 말 710만명으로 11개월 만에 약 700% 성장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IT 시장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사용자의 생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사용자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인터넷에 접속해 실시간 뉴스를 확인하고, 쇼핑, 길 찾기, 배달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감상할 뿐만 아니라 직접 영화를 촬영하는 등 ‘프로슈머’의 개념이 확대됐다. 

  김태하 교수(경영학부)는 이때를 기점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의 역할을 겸하기 용이해졌다고 설명한다. “기본적으로 생산자는 데이터를 수집 및 가공하고 이를 소비자가 취사선택해 소비해요. 그런데 영상 플랫폼 유튜브와 새로운 출판 혁명으로 불리는 카카오, 페이스북 등은 누구나 이 두 역할을 겸해 프로슈머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죠. 그래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틈새시장을 채우기 위해 경주하고 있어요.”

  스마트폰은 생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삶의 보조기구로 자리 잡았다. 김태하 교수는 스마트폰의 편리한 기능 이면에는 생각의 깊이가 얕아지는 역기능이 수반된다고 덧붙인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관심의 범위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전문성은 얕아지는 현상이 나타나요. 웹 정보에 의존하게 됨으로써 개인이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기능이 스마트폰이라는 도구에 이양된 거죠.”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