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에 종영됐던 스카이(SKY) 캐슬드라마를 보면서 필자는 사실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물론 드라마이다 보니 허구적 요소도 있고,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자녀 교육에 사활을 거는 부모들의 모습은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대학 진학을 위한 결정권은 학생이 아닌 부모가 쥐고 있었고, 그들의 인생은 입시 코디네이터들이 결정해줬습니다. 이때부터 현실은 점점 삭막해질 뿐입니다. 드라마의 대사처럼 무한 경쟁 시대에 친구들을 으로 생각해야지만, 남을 밟고 올라서야지만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대학에 들어간 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적은 남들보다 우수하겠지만, 약육강식의 교육 현실은 청년들이 포용할 줄 아는 따뜻한 감성과 타인과 공존할 줄 아는 사회성을 결여시키고 말았습니다. 특히 대학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자주 목격되기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필자는 지난해 학부생에게 중국 문학 및 문화 영역과 관련된 교과목을 강의한 적이 있었습니다. 타 교과목과 비교 시 개인 학습보다는 그룹 활동을 접목하기 용이했던 과목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필자의 이상과는 달리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강의와 관련된 주제를 제시해 협업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줬지만 서로 눈치 보기 일쑤였습니다. 애초에 그룹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해주고 싶었고 협업과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저의 기대와는 달리 그 결과는 이상적이지 않았습니다.

  필자는 지난학기 강의 경험을 통해 포용과 공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포용과 공존의 중요성을 느꼈던 동시에 개인주의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봤습니다. 과열한 경쟁 탓인지 이전과는 달리 요즘은 개인주의적 경향성이 짙어졌습니다.

  요즘 매스컴에서 자주 언급되는 개인주의 세대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게 절실히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개인주의, 포용과 공존의 미덕이 배제된 현재 교육 환경과 사회 현실은 결국 소통의 부재를 야기하고 말았습니다.

  남에게 민폐 끼치지 않고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개인주의의 미덕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바로 포용과 공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개인주의가 합리적이라고 하더라도,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결여된 개인주의는 결국 부작용을 낳을 뿐입니다.

  사회생활처럼 대학 생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개성들이 모여 있는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덕목은 바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학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타인에게 먼저 손 내밀어 다가가며, 서로 포용하고 공존하는 미덕을 실천할 수 있다면 후회 없는 대학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어문학전공 한지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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