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의 반격
  • 서민희 기자
  • 승인 2020.04.1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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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 맘 모르고 너무해’ 이는 지난 2016년에 크게 흥행했던 노래 ‘TT’의 가사 중 일부입니다. 짝사랑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과 투정을 재치 있게 표현한 가사죠. 그런데 여기에는 모순점이 있습니다. 바로 솔직한 마음을 상대방에게 표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이 독심술사도 아니고 약간의 힌트라고 할 수 있는 행동과 말투 등을 통해 내 마음을 완전히 파악하길 바라는 심리는 욕심이기 때문이죠.

  이처럼 누군가에게 솔직한 진심을 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솔직하기에 더하거나 꾸미는 행위 없이 본질 그 자체를 보여주고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솔직함은 많은 용기가 필요하며 솔직함이 불러일으킬 나비효과도 고려하게 됩니다.

  과거 솔직한 태도를 좋지 않은 행동으로만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존재하다시피 나서서 말하지 않으려 했죠. 겸손하게 뒤로 물러나 있는 태도를 덕목처럼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는 현대 사회 속 소통 저해의 근원인 ‘입 닫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개개인의 가치관은 각기 다른 만큼 본인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야 소통과 문제해결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솔직함의 전제 조건 중 하나가 용기이기에 ‘솔직함’의 경계는 ‘용기’의 지점까지 확장되며 다양한 형태로 무궁무진하게 변화합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솔직함의 용기는 세상을 바꾸기도 했죠. 일례로 하나고등학교(하나고) 입시 비리 의혹을 들 수 있습니다. 하나고는 서울시 소재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 중 유일하게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합니다. 이에 전국 각지의 총명한 학생들이 앞다투어 입학을 희망하죠.

  그러나 이 학교에서는 지난 2015년 8월 입시 비리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하나고에 재직하던 전경원 교사가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의혹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하나고가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남학생을 보다 많이 선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입학 지원자 성적을 조작했다고 증언했기 때문입니다. 전 교사의 용기 있는 외침은 교육청 감사와 대중들의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전 교사는 하나고 측의 해임 처분과 구성원들의 따돌림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그럼에도 전 교사는 정의로움을 지키기 위해 진실과 맞서며 살아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솔직함은 공정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논의를 촉진시키는 등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불러왔습니다. 따라서 솔직함의 용기는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올해의 호루라기 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이는 공공기관, 기업 등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공익제보를 하는 등의 공적이 있다고 인정되는 개인 및 단체에게 시상합니다. 촛불 집회, 미투 운동, n번방 사건 등 사람들의 솔직함이 더욱 필요한 요즘, 우리 모두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솔직함의 호루라기를 불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서민희 대학보도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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