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계획 마련에 심혈 기울여야
통찰력 있는 대처로 장기전 대비 시급

 

대면 수업이 다시 연기됐다. 이로써 대면 수업 시작은 3월 29일에서 4월 12일로, 다시 5월 10일로 변경됐다. 4번째 학사 일정 변동이다. 불가피한 변동이라 할지라도 단기적인 대책 반복에 구성원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일례로 본가에서 재택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은 자취방을 내놓지도 입주하지도 못하고 빈방에 월세만 내고 있다.

  단기적 조정의 가장 큰 문제는 장기 대책에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서울권 여러 대학은 장기전 돌입에 대비해 다양한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성균관대는 온라인 수업으로 발생한 결손 보완에 힘을 쏟고 있다. 성균관대는 수업 운영 방식, 학사 일정 변동 등을 고려해 추가 수강 정정을 진행했다. 비대면 강의 진행은 불가피하더라도, 변동된 수업을 취소하거나 무조건 이수하도록 하지 않고 다시 한번 학생의 선택을 보장해준 선 사례다. 수강 인원 증원이 대면 수업보다 용이하다는 온라인 수업의 특징을 고려해 일부 수업 수강 인원을 최대 20% 증원하기도 했다. 또 기존 수강 가능 학점에 3학점을 추가 부여하고 이월 학점도 기존 2학점에서 3학점으로 확대했다.

  부득이한 휴학 결정 시 학생이 감수할 부분을 최소화하려는 정책도 발표되고 있다. 고려대는 한시적으로 ‘특별 휴학’을 시행한다. 격리자 및 확진자, 중국 체류·방문 학생 등 코로나19로 학업 수행이 어려운 학생의 상황을 고려해 휴학 신청 기간을 5월 29일까지로 연장했다. 경희대는 일정 변동에 따라 휴학 신청 기간을 두 차례 연장하고 기등록 학생이 휴학할 경우 ‘등록금 대체’를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휴학생이 이미 납부한 등록금은 해당 학생의 복학 학기 등록금으로 이월된다. 연세대는 이번학기에 한해 일반 휴학을 휴학 연한에 산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타대는 이미 여름나기 준비에 한창이다.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의 대학은 하계 계절학기 수요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하계 계절학기 전체를 온라인으로 운영하기로 빠르게 결정했다. 고려대는 계절학기 수업 기간을 4주에서 3주로 단축했다. 이화여대는 기존 주4일 수업에 금요일 수업을 추가로 운영하는 대신 전체 계절학기 기간을 축소했다. 학교의 빠른 공지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수요 조사에 참여한다.

  지난달 24일 중앙대는 학생들에게 계절학기가 전보다 원활히 운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니 졸업 이수 학점을 다시 확인하라고 안내했다. 정확한 일정과 계획은 여전히 없는 상태다. 현 계획에 따르면 여전히 실험·실습 및 실기수업 시험 기간과 계절학기 수업 기간이 겹친다. 지금 일정에 변동이 없으면 이번학기 실험·실습 및 실기수업 수강생은 계절학기 등록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중앙대는 ‘코로나19 실시간 상황판’을 운영해 교내 확진자 현황 및 동선을 신속하게 공유하고 있다. 수강 취소 연장, 학적변동자 등록금 반환 기준 변경 등 여러 제도적 움직임이 가시적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구성원은 단편적 대응이 아닌 통찰력 있는 대처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고려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대학이 발표하는 장기 계획은 구성원과 학내 부처의 업무 계획 및 운영에 윤활유가 된다. 멀리 내다봐야 한다. 대면 강의 시작을 세밀히 준비하고 여전히 미지수인 비대면 강의 연장 시 대안도 미리 강구하라. 하계 계절학기, 2학기 운영 대책도 더는 방치하면 안 된다. 위기를 낭비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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