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로 발을 헛디뎠던 총학생회(총학)가 또다시 수렁에 빠졌다. 부총학생회장은 일신상의 이유를 들며 사퇴를 택했다. 학생들은 유권자로서 자신이 선출한 대표자에게 최소한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바랐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짤막한 사과 한문장과 사퇴 공고뿐이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총학이 앞으로 어떻게 업무를 수행할지 가닥조차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부적 문제 이외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대한 대처 또한 미비했다. 학내 커뮤니티인 ‘중앙인’과 ‘에브리타임’에 등록금 환불 및 온라인 강의에 대한 불만이 여러 차례 올라왔음에도 중앙운영위원회 차원의 공식 요구안은 뒤늦게 제출됐다. 타대가 발 벗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거나 대학본부와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모습과는 상반된다. 

  일련의 문제는 대표자가 학생사회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기본에 어긋나지 않는 사과문과 개혁을 위한 인적 쇄신을 여러번 요구했지만 학생대표는 묵묵부답했다. 국가적인 재난 속에서 신속한 조치를 취하거나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하길 바란다는 기대 역시 저버렸다. 그리고 과거의 잘못을 그대로 답습하는 전철을 밟고 있다. 

  학생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할 학생 대표자는 현재 사라진 듯하다. 이와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학생 대표자를 직시해야 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말했다.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 유권자인 학생은 현 상황을 또렷이 바라보고 목소리를 높여라. 대표자 또한 본인을 다시금 돌아보고 성찰하라. 학생들이 수용할 수 있는 임계치는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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