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인터뷰] 이영관 동문(전자전기공학부 11)
  • 심가은 기자
  • 승인 2020.03.1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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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연일 수밖에 없는 우연 이야기

중앙대는 언제나 꿈과 삶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켜줬죠.

 

사진 심가은 기자
사진 심가은 기자

 

허구인 소설보다도 현실이 순간적인 감정이나 우연에 좌우되는지도 모른다. 현실에서는 기분에 따라 갑자기 무언가를 하게 되기도 하며, 누군가를 미워했다가 어느 순간 좋아하게 되기도 한다. 재학 중 18가지의 대외활동, 8번의 공모전 입상, 32회의 장학금 수상, 2권의 서적 집필. 이 모든 결과를 우연이라고 설명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꿈을 향한 도전이 계속됐기에 스치는 우연도 필연일 수밖에 없었던 이영관 동문(전자전기공학부 11)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본인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인가.

“어떤 장면을 붙잡아두고 싶을 때는 바로 글을 쓰게 돼요. 기억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써야지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쓰게 되죠. 글쓰기를 통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상도 받고. 어떻게 보면 어쭙잖은 재능일 수 있지만 제가 가진 무기 중 하나라서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커요.”

  - 국어국문학을 복수전공 했다고.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칼럼니스트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봤어요. 그동안 써왔던 글을 추려서 지원했는데 덜컥 합격해서 칼럼을 연재했죠. 하지만 제 칼럼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글쓰기 역량도 인문학적 소양도 부족하게 느껴졌답니다. 마침 복수전공 신청 기간이더라고요. 국어국문학을 전공하면 문학을 배우니까 글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했죠.”

  -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다면.

“국어국문학과 전공 수업이었어요. 벚꽃이 피고 날씨가 정말 좋았던 때였죠. 그날 교수님께서 이런 날 학생들을 강의실에 둬서는 안 된다며 ‘청춘들이여 밖으로 나가 어디든 떠나세요’라고 말씀하셨답니다. 사실 공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너무 충격적이라 바로 나가서 그 상황을 글로 썼어요.(웃음)”

  - 본인이 직접 출판사를 창업했다고 들었다.

“이전부터 출판업에 관심이 많아서 출판사 창업과 관련한 책을 읽고 사업자 등록을 해본 적이 있답니다. 실제로 제 출판사의 대표이사로 등록돼있죠. 덕분에 한국장학재단의 창업지원 장학금도 받게 됐어요.”

  - 본인의 출판사에서 출간한 저서 『너는 내일 겨우 잊혀지겠지만』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작가나 시인이 주관하는 글쓰기 수업에 참여하면서 꾸준히 시를 써왔어요. 그냥 놔두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든 때쯤, 이전에 출판한 제 첫 번째 저서가 곧 절판된다는 통보를 받았죠. 마치 이제 작가가 아닌 기분이 들더라고요. 작가로서의 시간을 좀 더 연장하고 싶은 마음에 써둔 시를 모아 서둘러 출판했답니다.”

  - 문예지 신인문학상을 거절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번에도 우연히 신인문학상 공고를 봤어요. 즉흥적으로 소설을 써서 퇴고도 얼마 안 거치고 응모했는데 덜컥 당선됐죠.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너무 별 볼 일 없게 느껴졌어요. 최선을 다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쉽게 등단할 수 있다면 굳이 등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꼭 등단해야 시를 쓰고 소설을 쓸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조금 더 노력해서 보다 나은 글로 나중에 하면 되죠.(웃음)”

  - 첫 번째 책의 인세를 모두 중앙대 ‘100 to U Fund’에 기부했다고.

“대부분 작가의 인세가 10%에요. 8천 원인 책 한권이 팔리면 8백 원이 제 몫이죠. 생활비도 안 될 만큼 적은 돈이지만 힘들게 쓴 글로 번 돈이잖아요. 함부로 쓸 수가 없더라고요. 고민하다 마침 중앙대가 100주년이라고 해서 기부했답니다.”

  - 중앙대는 어떤 의미인가.

“도전을 많이 한 만큼 실패도 많이 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중앙대는 안전벨트 같은 존재죠. 실패해도 죽지 않게 지켜주니까요. 품어줄 학교가 있는 상태에서 도전할 때 더 용기가 생겨요.”

  - 중앙대 입학을 후회한 적은 없나.

“한번도 없어요. 1학년 때 기장을 했던 교육봉사 동아리 푸름회 활동이 정말 즐거워서 중앙대 오길 참 잘했다 싶었죠. 한번은 제가 푸름회 포트폴리오로 동아리 공모전에 나가서 상금을 받아 동아리실에 있는 컴퓨터를 샀어요. 아마 지금 후배들은 모르겠죠?(웃음)”

  - 졸업 후에는 무엇이 하고 싶은지.

“그게 문제죠.(웃음) 일단은 제가 쓰고 있는 그리고 쓰고 싶은 책 두권을 완성하려고 해요. 그리고 나머지는 8월의 저한테 물어봐야겠네요. 저도 평범한 사람이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만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는 거죠. 제 인생은 우연한 기회로, 흘러가는 대로 흘러간 게 너무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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