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학교에 치료제를
  • 심가은·유서진 기자
  • 승인 2020.03.1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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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학교 처방전

일러스트 윤국화 학생
일러스트 윤국화 학생

 

병원학교 교육, 삶의 질 좌우

교육청 소속으로 전환 제안

교육 참여 의무화도 필요

 

「대한민국헌법」 제31조 1항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건강장애로 인해 학교 교육이 어려운 학생에게도 교육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건강장애학생의 교육권 보장을 목적으로 설립된 병원학교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산재해있다. 관련 학문 전문가들과 병원학교 운영상의 문제점을 세세히 분석해봤다.

  교육, 그 이상의 의미

  충북대학교병원학교에서 근무한 이서영 교사의 말에 따르면 병원학교 수업은 개별화 교육을 통한 학업의 질보다는 단순히 출석을 인정받는 과정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병원학교 교육이 건강장애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박옥식 외래교수(사회복지대학원)는 병원학교 수업의 질 하락이 건강장애학생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한다. “건강장애학생에게 병원학교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학습 결손에 의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질병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도 관련 있죠. 수업의 질 저하가 삶의 질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건강장애학생의 학교복귀 프로그램 개발 기초연구」 (김정연, 2010)에 따르면 소아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우울증이 3배 높다. 이에 따라 논문에서는 건강장애학생이 학교 복귀 시점에 자신의 질병을 바르게 이해하고 건강과 삶에 통제력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제안했다.

  또한 박옥식 외래교수는 병원학교 교육이 필수 수업시수를 충족해 출석을 인정하는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습지도, 학원식 지도로 수업 시수를 충족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학업을 위한 동기부여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원활한 병원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복지 차원의 실천 방법이 필요해요.”

  김혜리 교수(중부대 초등특수교육과)는 병원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모든 병원학교를 교육청 소속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특수교사 자격을 갖춘 정규 교사가 파견돼 병원학교 교원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모든 병원학교를 교육청 소속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가능하죠.”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주길

  김혜리 교수는 병원학교의 운영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국가 차원의 지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학생 개인의 건강상 문제, 병원 자체의 특수성, 운영 지침과 매뉴얼 부재,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어요. 교사 개인이나 병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반드시 국가 차원의 행정·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해결할 수 있어요.” 음악 치료사로 일하는 백경실 외래교수(국악교육대학원) 또한 병원학교의 지속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원학교에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을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병원학교 운영 매뉴얼 개발을 위한 특수교사의 경험 및 지원요구에 대한 질적 연구」 (표윤희·김정연, 2019)에서는 전국 병원학교에서 적용할 수 있는 ‘병원학교 운영 매뉴얼’에 포함될 내용 요소를 제시했다. 논문에서는 소속 학교 교사가 건강장애학생의 교육 지원에 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제시한다. 건강장애학생은 소속 학교의 학업 성적 관리 규정에 따라 성적이 처리되기 때문이다. 소속 학교 교사는 건강장애학생의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체계 관련 정보를 이해해야 한다. 또한 소속 학교 교사가 학적 및 생활기록부 관리·평가 및 성적 관리·출결 기준을 포함한 교육 정보를 지원받아야 한다. 이외에도 병원학교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력적 의사소통, 학교 복귀 프로그램 활성화 시행 등을 강조했다.

  백경실 외래교수는 건강장애학생이 병원학교 교육에 선택적으로 참여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는 건강장애학생이나 보호자들이 판단해 병원학교 교육에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병원학교 특수교사는 어떤 건강장애학생이 참여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죠.” 또한 병원학교 수업 의무화로 병원학교 운영의 체계성 및 예측 가능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학교의 체계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수업 참여 권장 이상의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죠. 학생들에게 학교 교육이 의무화돼 있듯 건강장애학생들에게도 병원학교 교육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건강장애유아의 교육지원에 대한 고찰」 (정창숙, 2018)에서도 유아교육이 의무화 되는 흐름에 맞춰 건강장애유아의 의무교육지원도 능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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