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교수 인터뷰] 김호섭 교수(정치국제학과)
  • 장준환 기자
  • 승인 2020.03.1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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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연의 좋은 마무리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자 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사진 장준환 기자
사진 장준환 기자

“끝나고 보니 감사의 마음이 한가득입니다.” 정리를 마친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김호섭 교수(정치국제학과)의 모습에선 중앙대에서 지낸 시간에 고마움이 넘쳐났다. 정치국제학과 교수, 인문사회부총장 등 다양한 직책을 역임한 그는 이제 교직에서 물러날 준비를 하고 있다. 28년간 함께 해온 인연, 김호섭 교수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 기나긴 재임 기간을 마친 후 퇴임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학교와 동료 교수를 비롯한 다양한 분들께 전부 감사하죠. 비록 재임 기간 동안 큰 업적을 남기진 않았지만, 실수 없이 작년까지 일할 수 있었던 자체만으로도 큰 행운이죠.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너무 짧나요? (웃음)”

 - 첫 부임 때 느낌이 어땠나?
 “먼 기억 같진 않은데 벌써 28년이 지났네요.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강력한 기억은 마치 어제 같잖아요. 첫 임명장을 받을 때 긴장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교수 생활 매해 1학기가 신선했지만 첫 임명장을 받을 때만큼은 아니었죠.”

 - 중앙대에서 맺은 인연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인연이 있다면?
 “지난 1992년 3월 1일 자에 처음 안성캠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발령을 받았어요. 전체 교수회의가 열린 지난 1992년 2월 당시 총장을 역임하셨던 하경근 총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죠. 임명장을 수여하고 나서 저에게 뒤돌아 인사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그 외에도 동료 교수들과의 인연, 아주 착한 학생들과의 추억 등이 생각납니다. 학생 중에서는 제가 추천서를 작성해 일본으로 유학을 간 학생이 떠오르네요. 유학 중에 제게 10통 정도 편지를 보내왔죠. 공부를 계속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해요.” 

 - 정치국제학과 교수, 인문사회부총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부총장 재임 당시 학교 사정상 학문 단위 구조조정이라는 대학본부의 방침이 있었어요. 급격히 변화하는 대학의 교육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목적이었죠. 당시 서울캠 내 유사학과 간 통합이 진행됐어요. 특히 인문사회계열에서 집중적으로 조정이 이뤄졌는데 제가 앞장서는 역할을 했죠.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학교 방침에 의해 동료교수, 학생 등 여러 사람이 피해를 봤어요. 제가 학과 통합을 진행한 사람으로서 피해를 본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해당 방침으로 교수와 학생들이 소속된 전공단위가 없어졌으니까요. 희망에 따라 전공단위를 재배치하긴 했지만 여전히 죄송하죠.”  

- 수많은 정치 학회를 대표하기도 했다.
 “학회는 연구자들의 학문공동체라고 할 수 있어요. 국제정치를 연구하면서 정치학자들의 학문공동체를 1년간 대표한 경험은 굉장한 영광이죠. 학회 회장으로서 상대방이나 사회가 원하는 답변보다도 연구자로서의 소신, 안목 등을 담담하게 얘기하는 역할을 중요시했습니다.”

- 과거 중대신문을 통해 학생들에게 ‘좋은 리더십’을 강조한 점이 인상 깊다.
 “리더의 두 가지 덕목은 일관성을 유지하는 정직함과 소통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리더가 일관되지 않으면 구성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해요. 조직의 리더는 조직 구성원이 직접 선별하고 주시하는 대상이기 때문이죠. 
  나아가 소통 능력은 리더의 생각을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덕목이라고 생각해요. 구성원들의 생각을 알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소통이 부족하면 리더와 구성원 간 괴리가 생길 위험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 퇴임 후 계획이 궁금하다.
“여행을 다녀볼까 해요. 일단 1년간은 국내외 가리지 않고 다닐 예정입니다. 사실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장소는 모두 방문해봤지만 재방문하고 싶은 여행지가 생겼어요. 지금까지 빠듯한 일정에 갇혀 있었으니까 여유로운 일정을 계획하고 싶네요.”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자 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머리 좋은 사람이 정의롭지 못하면 사기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사람이 타인의 생각을 훔치고 눈을 속일 가능성이 높죠. 그 행위가 평생 탄로 나지 않더라도 그 인생은 좋은 인생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기 눈앞에서 손해를 보고 이익을 잃어버리더라도 정의롭고 당당하게. 그런 사람이 멋진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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