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때론 살아가면서 선택의 기로에 설 때가 있고 그 갈림길에서 현명한 결정을 해야 후회 없는 삶이 될 것이다. 이젠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다고들 한다. 특히 취준생들에게 있어선 누구보다도 현재의 시간이 나를 압박하고 들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께 그 길을 헤쳐갈 수 있는 안내서로서 유교의 기본 경전 중 하나인 『주역』을 권해보고 싶다.

  주역을 여러분께 권하는 이유는 자연의 모든 이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공자는 오십이 되는 해에 주역을 접하면서 그 이치를 모두 깨치지 못하고 생을 다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금하지 못하였다 한다. 주역은 공자가 태어나기 오래전부터 있었던 가장 오래된 경전이었을 텐데 왜 오십이 다되어서야 알게 되었을까? 그래서일까? 논어에서 오십 살은 공자가 천명을 알게 된 나이라 하여 ‘지천명(知天命)’이라 불린다. 즉,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뜻에서 비유된 말이다. 공자마저도 주관적 세계관에서 객관적이고도 보편적인 세계관으로 들어선 것이 오십이었던 것이다. 주역이 대체 무엇인가? 작대기로 이뤄진 팔괘에 자연의 물질과 현상을 담아 음양의 세계관을 토대로 자연의 모든 이치를 담은 것이다. 그것들을 조합해 보면 64괘의 분류체계에 불과하여 얼핏 단순 점을 보는 점괘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는 무수한 별들을 광학카메라로 담아내듯 남들이 알지 못하는 세계관을 극미와 극대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역은 오천 년 전 은상 시대에 의해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주역의 시발점인 중국조차도 근대 이후 미신으로 치부하며 외면하게 된다. 반면 1700년 초, 주역이 유럽에 알려지면서 라이프니츠 수학자에 의해 이진법이 착안되었으며, 이후 양자학으로 노벨상을 받은 닐스보어와 상대성원리를 알아낸 아인슈타인, 그 외 칼융, 존슨 얀, 헤르만헤세, 요한괴테, 조셉니덤 등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미치었다.

  주역은 순환과 주기로 이루어진 우주 생명의 가장 근본적인 법칙이기에 특히 물리학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삶의 경험과 지혜, 위기의식 극복, 이성적 사유 등에 의한 철학사상과 문화를 이루는 원류가 되기도 하였다. 역(易)의 한자 모양을 보면 해와 달이 위아래로 만나  음양이 끊임없이 움직여 변화함을 나타낸 단어이다. 즉, 그 안에 들어 있는 괘와 효는 만물의 과거와 미래를 역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즉 앞으로 펼쳐질 내 인생을 미리 보고 스스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역을 어떻게 받아들이든 그것은 각자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그 안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주역은 일곱 개의 유형과 그 안에 열 개의 해설서로 나누어진다. 이 중 자신과 와 닿는 내용을 선택하여 그 근간을 왜곡하지 않는 범위에서 나만의 해설서를 만들어 활용한다면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박재희 과장

적십자간호대 교학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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