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성평등 어디쯤 왔을까
  • 윤예령 기자
  • 승인 2019.12.09 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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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의식
 
온라인 커뮤니티 성차별 목격 많아
“성 인지 감수성 키워야”
 

성평등 관련 학내 이슈가 끊이지 않은 한해였다. 지난 5월 서울캠 총학생회가 FOC 사업을 중단했고 이와 관련해 상반된 의견의 청원이 게시됐다. 이후 같은달에 중앙대 페미니스트 총궐기가 진행됐고 지난달에는 서울캠 성평등위원장단 파면과 그에 따른 대자보 게시가 이어졌다. 중앙대의 성평등 의식은 얼마나 정착돼 있는지, 학내 성차별 해소를 위해 학교는 어떤 노력을 더해야 할지 학생 의견을 살펴봤다.

  정말 ‘대체로 정착’됐나

  학생들은 대체로 캠퍼스 내의 성평등 수준이 양호하다고 보고 있었다. 학내 성평등 의식 정착에 대한 질문에 56.5%(717명)의 학생이 ‘대체로 정착됐다’고 응답했다. 해당 항목에 남성은 57.9%(362명), 여성은 55.5%(355명)가 ‘대체로 정착됐다’고 평가해 성별 구분 없이 가장 높은 응답 비율을 보였다.

  하지만 성평등 의식 정착 정도를 바라보는 성별 시각차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남녀 응답자에게서 2번째로 많이 꼽힌 항목은 상이했기 때문이다. 남성 응답자의 22.6%(141명)가 ‘매우 정착됐다’고 답한 데 반해 여성 응답자의 29.7%(190명)는 ‘대체로 정착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각 단대가 느끼는 학내 성평등 의식 정착도 또한 차이가 있었다. 학내 성평등 의식이 정착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단대는 자연대로 87.5%(42명)의 학생이 해당 항목을 선택했다. 의대(84.6%, 22명)와 공대(82.3%, 107명)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사과대(53.1%, 78명), 사범대(53.3%, 16명), 인문대(59.6%, 62명)에서는 성평등 의식이 정착됐다는 의견이 50%대에 그쳤다. A학생(간호학과)은 “학과 내에서 성평등 권리에 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며 “차별 없이 서로를 대하고자 노력한다”고 전했다. 다른 단대에 재학중인 B학생은 “학내 성평등 의식이 거의 조성돼 있지 않다고 느낀다”며 “성차별 인식이 전공단위 구성원 모두의 기저에 깔려있다”고 말했다.

  학내에 성평등 의식이 정착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이유로는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성차별 목격(52.7%, 188명)’이 가장 많았다. C학생은 “익명이 보장된 온라인에서 모든 성별을 향한 성차별적 발언이 심각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신영빈 학생(신문방송학부 4)은 “전공단위 차원에서 반성폭력 회칙을 제정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FOC관련 집회와 페미니즘 동아리를 비하하는 글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학교, 차별 빼고 평등 더해야

  성차별의 주체로는 교원(60.0%, 60명)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동기(39.0%, 39명)와 선배(36.0%, 36명)가 뒤를 이었다. B학생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생취급도 잘 해주지 않는 교수님까지 있다”며 “모든 학생을 똑같이 대하지 않고 성별로 나눠 바라보는 것 같아 불편한 감정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교원들이 성차별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A학생은 “교수님들도 강의 중 성차별 우려가 있는 소재가 나올 때마다 오해가 없도록 전제를 첨언하는 등의 노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차원의 성차별 해소 방안으로는 ‘성차별 사건 관련자 처벌 제도 강화’(44.7%, 530명)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어 ‘성차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관리’(28.9%, 343명), ‘성평등 교육 강화’(17.2%, 204명)가 나타났다.

  학생들은 성차별 해소를 위한 학교 차원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D학생은 “학교 차원에서의 성차별 해소 노력이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E학생은 “학교 차원에서 성평등 교육이 이뤄지는 점을 알고 있지만 그 외에는 모르겠다”며 “성차별 해소를 위한 다른 방안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 최혜령 성차별시정팀장은 “대학사회 전반에서 성 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성폭력 사건뿐 아니라 일상적 성차별 관행에 대해서도 인권센터 등 학내기관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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