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교육을 백년지대계라 일컬으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현실에서 얼마나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며 소통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교육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하나 격변의 역사만큼 근대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교육의 변화를 겪었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던 동양문화권의 범주에서 세계문화의 범주로 변화되는 전환기를 거치며 함께 변화한 한국 교육은 빠른 시간 동안 눈부신 인재들을 배출했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특히 교육에서의 소통 부분은 교육의 현장에서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지는 부분인데 예술 교육의 한 장르인 발레교육의 현장에서도 소통 부족으로 인한 문제점들이 자주 반복되곤 한다.

  필자는 올해 제주 발레인텐시브 2019에 세계적 발레리나 니나 아나니아쉬빌리를 초청하여 발레 마스타 클라스를 진행했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제주에 모여들었다. 초등학생들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그녀의 움직임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집중했는데 그녀는 의외로 간단하게 학생들에게 ‘표현’을 강조했다. 니나 아나니아쉬빌리는 한국 발레인들의 선천적으로 우수한 체력과 테크닉을 높게 평가했지만 수줍어하고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소극적인 표현력을 아쉬워했다. 현장의 모습은 정말 그랬다. 학생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앞에 나서지 않으려고 했다.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여러분은 왜 발레를 하죠? 무엇을 표현하려고 하나요?”를 연발하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필자는 이 장면을 보며 한국의 오랜 교육 풍토를 떠올렸다. 남들 앞에서 튀지 않고 가지 표현을 아끼는 것이 미덕이 시절이 있었다. 풍토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자기표현을 삼가는 잘못된 미덕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를 받아들이고 세계인들 속에서 극심한 교육 경쟁을 하는 현 시점에선 더 이상 소극적인 자세는 지양해야 할 수업태도이다. 수업을 하다 보면 서양인들은  자기표현에 거침이 없고 적극적이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싫어하고 좋아하는 지도를 분명히 한다. 반대로 우리는 내면을 표현하는데 불분명함이 있다.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생각의 탄생>에서 창조적인 사람들의 감정과 이성을 들여다본 결과, 통합교육이 지향하는 여덟 가지 기본적인 목표를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발표의 중요성이었다. 학생들이 한 가지 개념을 놓고 많은 방법으로 생각하고 표현할수록 더 나은 통찰의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표로 인한 표현이 많을수록 다른 사람이 잘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모든 것은 소통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소통이 원활하면 막힌 일도 술술 풀리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쉬운 일도 어렵게 진행된다. 통합적 사고가 가능한 창조적 인물은 소통하는 교육에서 만들어진다. 이제라도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삶을 살도록 해보자.


김긍수 교수 무용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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