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중앙대를 위한 노고에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중앙대는 점점 발전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도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립대 전반의 여의치 않은 재정 상황을 극복하고자 어떻게든 수주한 재정지원사업은 단순히 지원금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놓치고 있는 점들이 계속해서 보여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립니다. 

  지난 중앙대의 정책을 보면 우선순위가 확실했습니다. 광역화모집제도에서 전공개방제도로의 변환, SW중심대학 선정을 위한 학부 변동 등 복잡한 사안에도 빠른 결정과 실행이 있었습니다. 매우 효율적인 4년이었습니다. 

  기자가 중앙대에서 배우고 있는 컴퓨터공학에서도 ‘효율성(Efficiency)’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데이터 처리에 드는 시간과 사용 공간, 프로그램 작동 비용 등을 최소화하는 일이 주요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이 중앙대의 정책 기획 과정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대학본부의 운영 속에 학내구성원은 없었습니다. 학생은 늘 통보받기 일쑤였습니다. 입시제도가 변경되고 전공단위가 통합되고 학부 명칭과 정원이 변경될 때도 ‘왜 그런 기획을 했는지’ 설명한 적은 없었습니다. 빠르게 기획하고 거침없이 실행한 다음에 결과를 전달할 뿐이었습니다. 교수사회와의 관계도 원만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몇 년간 지속된 대립 구도는 당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교수사회도 이제는 지쳐 보입니다. 

  결국 학교는 발전했지만 결속력과 원동력을 잃어버렸습니다. 모두들 중앙대를 정말 사랑하는데 같이 힘내서 영차영차 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갖은 노고로 중앙대가 나아가는데 옆에 구성원이 보이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다들 멀어져 버렸을까요? 이유는 너무 멀리, 앞서갔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2년간 운이 좋게도 정말 많은 교수님과 직원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이 중앙대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최근 중앙대의 기획력과 결과를 끌어내는 실행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어떻게든 기획한 일을 해낸다고 말이죠. 그리고 덧붙이길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며 정말 ‘어떻게든’ 해낸다고 하더군요. 그러다보니 QS 자료조작 사태와 수의계약 의혹 등 중앙대에 상처를 남긴 일도 있었습니다.

  컴퓨터공학에서는 단순히 빠르고 적은 비용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한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유지보수 비용이 커 중간에 수정할 점이 많다면 오히려 효율성은 떨어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만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컴퓨터공학 초창기에 비해 프로그래밍에서 효율성이 덜 중요해진 이유기도 합니다.

  효율성은 타당한 명분이자 전략입니다. 그러나 대학에서만큼은 그렇지 않습니다. 효율성이 우선되면 효율성에 밀리는 이들은 떨어져 나가기 마련입니다. 이제는 효율성을 잠시 내려놓고 내실을 다질 때라 생각합니다. 중앙인과 뜻을 함께하지 못하면 진정한 명문사학과 성공적인 CAU2030는 없기 때문입니다.  

박성배 대학보도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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