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할 거면 확실히 하는 게 좋아요.” 인터뷰를 시작하며 신혜림 대표(실내환경디자인전공 12학번)가 한 말이다. 스마트 사업의 실패를 딛고 패션 사업으로 다시 일어선 신혜림 대표는 창업에서만큼은 ‘오뚝이’다. 누구보다 창업에 현실적인 신혜림 대표를 만나 ‘제대로’ 창업하는 법을 들어봤다.

  변화의 연속, 포기는 없었다

  신혜림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창업을 시작했다. “원래 실내디자인을 전공했어요. 그러다 <CAU CAMPUS CEO> 강의를 수강했는데 팀플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게 됐죠. 그중 1등을 해 ‘캠퍼스 CEO 왕중왕전’이라는 대회도 나갔어요.” 그는 해당 대회에서 대상의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당시 사업 분야는 패션이 아닌 스마트 화분 사업이었다. “‘모세관 현상’을 이용해 물을 받아 두면 자동으로 올라가 화분을 길러주는 시스템이죠. 주말농장을 방문해 조언을 구하고 여러번 실험해보며 사업을 키웠어요. 정부재정지원사업에도 선정돼 사업이 마냥 성공할 줄 알았죠.” 그러나 신혜림 대표는 몇년 뒤 시련을 겪었다. “좋은 사업 파트너를 만나지 못했어요. 한 농업회사와 인수합병을 체결했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죠.” 

  힘든 상황이었지만 신혜림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패션잡화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그중 파우치가 좋은 반응을 얻어 가방 제작까지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패션 사업계는 이미 레드오션이었어요. 그렇지만 수많은 브랜드 중 내 물건이 팔린다는 사실에 희열감을 느꼈죠. 전공을 살려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분야이기도 했고요.” 그는 어느덧 서비스 분야로 세번째 사업을 준비하는 창업의 베테랑이 됐다. 

  신중한 발걸음이 성공으로

  ‘신중’은 신혜림 대표가 강조하는 단어다. “우선 본인의 사업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한 후 목표 실현 단계를 설정해요. 그러면 돈, 자원, 인력 중 어느 요소가 필요한지 알 수 있죠.” 그는 단계적 구상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획 방법에 따라 여러번 할 일을 한번에 끝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 짜인 사업계획은 투자로 이어진다. “사실 투자는 쉬운 개념이에요. 투자를 받을 때 투자자에게 무엇을 돌려줄 수 있는지 사업계획서로 증빙하기만 하면 되죠.” 다만 신혜림 대표는 대학생 창업자가 투자자의 기대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을 짚었다. “투자자는 창업주로부터 투자금의 7배를 회수하길 기대해요. 하지만 대학생 창업자는 보통 그만큼 성공하기 어렵죠.” 따라서 먼저 그는 투자자와 호의적 관계를 형성한 후 준비된 사업계획서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신혜림 대표는 창업 공모전과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도 순서가 있다고 조언한다. “창업 초창기에는 공모전에 도전하는 방식이 좋아요. 공모전에서 상금을 받으면 사업자금으로 쓸 수 있으니까요.” 반면 창업 프로그램에는 신중히 고려한 후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창업 프로그램은 공모전과 달리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해요. 정부 지원 사업의 경우 지원 자격이 1년, 3년, 7년식의 창업 연차로 나뉘어 있죠.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섣불리 사업자 등록을 했다가 향후 사업 지원을 받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어요.”

  본인 중심으로 소신 있게

  신혜림 대표는 창업하면서 중심이 본인에게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스스로에게 집중해야 해요. 왜 창업을 하고 싶은지 확립되지 않으면 그저 장사로 전락하죠. 자기 소신이 생긴 이후에 들어야 하는 얘기는 딱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돈을 주는 사람, 즉 소비자의 얘기죠.”

  끊임없는 도전 의식도 필요하다. “대학생 창업자가 가질 수 있는 이점은 패기와 시간이니까 계속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여기에 덧붙여 신혜림 대표는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어떤 심사위원이 사업을 안 좋게 평가해도 낙담하지 마세요. 심사위원은 그 아이템 하나만 보고 평가하니까요. 본인의 설명능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 정도로 그쳐야 해요.”

  모두가 그렇듯 신혜림 대표 역시 창업의 어려움을 들며 섣부른 창업 도전을 만류한다. “함께 창업을 시작한 사람 중 아직 남아있는 사람은 손에 꼽아요. 저 또한 한 번 실패했다가 다시 시작했고요.” 그럼에도 신혜림 대표는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창업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긴다. “창업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무서워하지 마세요. 무서워하는 순간 잡아먹혀요. 내가 날 잡아먹을 수도 있고, 남이 날 잡아먹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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