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송이장미꽃을 나랑피워볼래? 꽃잎의 색은 우리 마음 가는 대로 칠해’ 가수 아이유의 ‘Blueming’라는 곡에서 오색빛깔 꽃을 표현한 구절이다. 암스테르담 꽃시장은 ‘Bloemenmarket’으로 불린다. ‘bloe’men’은 ‘꽃이 피다’는 뜻의 네덜란드어다. 장미부터 튤립까지 다채로운 꽃을 취급하는 암스테르담 꽃시장을 알아봤다.

  넘실대는 물 위의 시장

  유럽 북서쪽에 위치한 네덜란드는 한반도 면적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다. 네덜란드는 낙농업, 원예업 등을 기반으로 유럽의 부국으로 성장했다. 네덜란드 알스미어의 꽃 경매장에서는 하루 동안 세계 꽃 거래량의 80% 정도인 약 2천만 송이의 꽃이 거래된다. 이처럼 네덜란드의 높은 화훼 산업 지배력은 암스테르담 꽃시장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배경이 됐다.

  특이한 지형도 꽃시장 성장에 한몫했다. 네덜란드라는 국명은 바다보다 낮은 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 국토의 약 50%는 해수면에 비해 낮다. 이로 인해 간척지와 운하가 발달해 더 넓은 도시를 만들 수 있었다. 암스테르담 꽃시장도 17세기부터 존재했던 싱겔 운하와 함께 성장했다. 상설 보트를 점포로 이용하는 암스테르담 꽃시장은 암스테르담에 남아 있는 마지막 수상시장이다.

  꽃의 왕국이 될 수 있던 이유

  1862년에 설립돼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암스테르담 꽃시장에는 유럽의 모든 꽃이 모여 있다. 취재차 암스테르담 꽃시장에 다녀온 연합뉴스 조보희 기자는 말린꽃부터 분재까지 다양한 화훼류를 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튤립, 백합, 나르시스 등 다채로운 생화를 볼 수 있어요. 양파처럼 생긴 구근은 특히 이목을 끌죠.” 생화와 구근은 국내 반입이 금지돼 있는 경우가 많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튤립은 암스테르담 꽃시장을 포함해 네덜란드 내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세계 튤립 생산량의 약 80%를 네덜란드가 담당하면서 대표적인 수출품이 됐다. 현재 네덜란드 ‘Hanze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에 재학 중인 양정진 학생은 네덜란드가 튤립을 활용한 브랜드화를 성공적으로 이뤘다고 전한다. “네덜란드 하면 튤립이 생각나요. 네덜란드는 이 점을 이용해 튤립을 국가 산업으로 발전시켰죠.”

  화훼 산업이 세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배경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양재 꽃시장에서 분화를 다루는 ‘한국난원’의 한나영 실장은 꽃을 취급하는 문화에서 우리나라와 외국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와 외국 꽃 모두 아름다워요. 하지만 외국에서는 꽃 구매가 훨씬 일상적이죠.” 양정진 학생도 꽃이 네덜란드 국민의 일상에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보다 시장에서 꽃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격도 몇 배나 저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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