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향연 속 향기로운 선율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9.11.25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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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악기거리
예술의 전당을 지나 서초동악기거리로 들어서면 수많은 악기상점과 수리점, 공방 등을 볼 수 있다. 악기 상점은 악기 종류별로 전문화돼있다.
예술의 전당을 지나 서초동악기거리로 들어서면 수많은 악기상점과 수리점, 공방 등을 볼 수 있다. 악기 상점은 악기 종류별로 전문화돼있다.
서초동악기거리로 들어서며
예술의 전당

 

소위 클래식이라 하면 어렵고 지루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고전을 뜻하는 단어인 클래식(classic)이 고대 로마 시민 계급 중 최상급 계급을 일컫는 말인 클라시쿠스(classicus)에서 전해졌기 때문일까. 그러나 클래식 음악은 광고나 드라마의 배경음악, 전화 벨소리 등 생각보다 일상생활 곳곳에 녹아들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여기 더 이상 고위층의 전유물이라 할 수 없는 클래식을 다루는 거리가 있다. 대한민국 클래식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서초동악기거리를 지난 19일 직접 다녀왔다.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서초구는 악기거리를 비롯한 다양한 음악문화시설이 모여 있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문화 자산을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지난 2018년 음악문화지구로 지정됐다. ‘클래식 악기라 하면 서초, 서초라 하면 클래식을 떠올릴 정도로 현재 서초구는 국내 유일 음악문화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음악예술을 향한 이 도시의 갈망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1980년대는 산업화와 고도성장을 이룩한 우리나라가 문화예술과 여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무렵이었다.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커지면서 예술의전당과 국립국악원 등과 같은 시설도 설립됐다. 예술의전당 홍보팀 관계자는 예술공간 형성이 특히 88서울올림픽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한다. “서울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우리나라는 성공적인 국제무대 데뷔에 대한 욕구가 생겼어요. 발전된 문화수준을 보여주기 위해 대형예술공간 건립 논의가 시작됐죠.”

  당시 서초구에는 국립국악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이 차례로 들어섰다. 서초구청 문화예술과 송주하 주무관은 이러한 흐름에서 서초동악기거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말한다. “낙원상가에 있던 악기점이 하나 둘 서초구로 옮겨오고 소공연장, 연습실 등도 점차 늘어났어요. 클래식 음악인들이 이곳에서 악기 수리, 연습, 레슨 등을 하고 공연도 즐기면서 악기거리라는 이름이 붙게 됐죠.”

  유일무이 클래식 악기의 메카

  서초동악기거리는 예술의전당 맞은편 스타벅스 아랫길을 따라 서울고등학교 일대까지 이어져 있다. 송주하 주무관은 서초동악기거리가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유일무이한 규모라고 소개한다. “서초동악기거리에는 무려 180여개의 악기점과 연습실, 공연장 등이 운영되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시설이 대규모로 밀집된 특별한 지역이죠.”

  서초동악기거리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악기상점의 문을 두드렸다. 플루트 전문 악기점 최플루트최광순 대표는 서초동악기거리에 주로 전문성을 가진 고객들이 방문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나 전공자, 마니아층이 많이 찾아와 악기, 부품 등을 믿고 구입해요. 지방에서도 악기를 보기 위해 서초동을 찾아올 정도로 클래식 악기가 유명한 거리로 통용되고 있죠.”

  또한 서초동악기거리에는 악기 판매점뿐만 아니라 수리점, 공방 등 다양한 시설들이 집약돼 있다. 음악연습실을 운영하는 올리브클래식장희진 대표는 거리에 악기 관련 시설이 모여 있어 편리하다고 말한다. “서초동에만 음악연습실이 약 100개가 넘어요. 레슨 대부분이 근방에서 이루어지죠. 연습 도중 악기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수리할 수 있어 편리해요.”

  활성화된 악기 상권과 달리 서초동악기거리 내 편의시설은 부족한 실정이다. 장희진 대표는 연습실로 인해 학생들이 많은 거리임에도 식당 상권이 부족해 아쉽다고 말한다. “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은 레슨이나 연습을 위해 악기거리로 올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 근처는 든든한 한 끼를 채울 수 있는 음식점이 부족해요.”

  더 큰 울림을 위해

  현재 서초구는 축제를 개최하고 예술공간을 확충하는 등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문화 중심지로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송주하 주무관은 서초구가 제1의 음악문화도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서초의 대표적인 도심축제인 서리풀 페스티벌과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악기거리 축제가 매년 개최되고 있어요. 지난 9월에는 청년예술인의 창작과 교류를 위한 서리풀 청년아트센터가 개관됐죠. 서초구의 특성을 보존해 진정한 문화예술 도시로 나아갈 계획이에요.”

  예술의전당 홍보팀 관계자는 서초구가 한국 클래식 발전을 위한 거점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화예술은 사회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공감의 폭을 넓히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요. 따라서 서초구는 한국 클래식 문화의 거점지로서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중심 역할을 해야 해요.”

  해당 거리가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할까. 거리에서 악기점을 운영하고 있는 아르츠뮤직백남길 대표는 서초동악기거리가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거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악기를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과 버스킹 등 문화공연이 활성화돼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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