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식단, 몸에 나빠도 맛있게 VS 맛없어도 건강하게
  • 고민주 기자
  • 승인 2019.11.25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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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좋아해, 겨울 좋아해?” “축구 좋아해, 야구 좋아해?” 이번학기 여론부에서는 친구·지인끼리 자주 하는 일명 ‘VS 놀이’를 시민 게릴라인터뷰로 다룹니다. ‘2019 당신의 선택’이라는 다소 거창한 코너 제목과는 달리 쉽고 재밌는 주제로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이지요. 이번주는 지난 20~21일 이틀에 걸쳐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다녀왔는데요. 여러분은 몸에 나쁘더라도 맛있게 먹는 편인가요? 아니면 맛이 없더라도 건강하게 먹는 편인가요? ‘맛있게 먹기’를 좋아하는 두 팀과 ‘건강하게 먹기’를 좋아하는 두 팀을 만나 이야기해봤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음식으로 채워요
이강민씨(26)

 

  -핫바를 들고 계시네요. 정말 맛있어 보여요.

  “운동 끝나고 허기가 져서 푸드코트에 들렀어요. 원래 출출할 때 자주 먹는 음식이에요. 오늘도 핫바가 생각나서 이곳을 찾았답니다.”

  -운동과 식단조절을 병행하지는 않으시나 봐요.

  “맞아요. 사실 야채를 별로 안 좋아하는 제 취향도 한몫해요. 식단조절을 위해서는 먹어야 하는데 끝맛이 씁쓸해 입에 안 맞거든요. 건강에 좋지 않더라도 맛있는 음식이면 즐겨 먹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건강에 나쁜 음식도 많이 먹게 되네요. 집에 가서 라면을 끓여 먹을 생각도 하고 있어요.(웃음)”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게 된 강민씨만의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초등학교 때 고기의 맛을 처음 본 후 맛있는 음식에 푹 빠지게 됐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간 정말 행복해요. 그리고 건강에 좋지만 맛이 없는 음식들은 그저 끼니를 때우기 위해서 먹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살지 않을까요.”

  -끼니를 때우기 위해 맛이 없는 음식을 드신 적이 있군요.

  “대학생 시절 시험과 과제가 겹쳐 무척 피곤했던 적이 있었어요. 잠을 깨우기 위해 에너지 드링크를 엄청 많이 마셨죠. 그 상황에서 기름진 음식이 위에 들어가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샐러드를 사 먹었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너무 맛없었거든요.(웃음)”

  -음식을 먹으며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 언젠가요.

  “얼마 전 하루종일 업무에 치인 후 가고 싶었던 음식점에 갔어요. 그토록 바라던 요리를 먹었을 때 너무 행복했어요. 딱 제가 기대했던 맛이었거든요.”

  -어떤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추천해주고 싶나요?

  “일 때문에 여가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어요. 제 친구들도 같은 이유로 음식에서 낙을 찾거든요. 취미 생활에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면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라도 행복을 채워야 하지 않을까요?”

 

먹을수록 빠져드는 맛의 늪
강예림씨(23)

 

  -안녕하세요. 어디 가던 길이였나요?

  “반가워요. 원래 백화점에 오면 푸드코트에 꼭 들러요. 그런데 오늘은 배가 고프지 않아 면세점을 둘러보려던 참이었죠.”

  -푸드코트를 좋아하시는군요. 좋아하는 음식 종류가 궁금해요.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어요. 그리고 아무리 몸에 좋더라도 맛없는 음식은 일절 먹지 않죠. ‘이왕이면 맛있는 음식을 먹자’라는 주의랍니다.”

  -맛을 유난히 중시하는 이유가 있나요?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상황별로 먹고 싶은 음식이 정해져 있을 정도예요. 그리고 자극적인 음식이 아니면 먹어도 먹은 느낌이 안 들더라고요.”

  -상황별로 선택하는 음식이 정해져 있다니 정말 재밌네요.

  “기분이 좋을 때는 소 곱창을 먹어요. 혈관이 막혀 죽을 정도로 엄청나게 기름진 곱창을 먹으면 기분이 한층 더 좋아지기 때문이죠. 당이 떨어져 힘들면 달달한 음식으로 배를 채워요. 우울해 기력이 없을 경우에는 매운 음식을 먹고 정신을 차리죠. 요즘에는 마라탕에 빠졌어요. 친구가 하루도 빠짐없이 마라탕을 먹길래 한번 먹어봤는데 딱 제 스타일이었죠.”

  -건강한 음식은 아예 찾지 않으시나요?

  “나중에 나이가 더 들면 실컷 먹으려고요. 지금은 미래를 위해 아껴두고 있는 셈이죠.(웃음) 고등학생 때는 급식을 3분이면 다 먹었어요. 맛있는 반찬만 쏙쏙 골라 먹었거든요. 그러고는 매점에 달려가 소시지 빵으로 배를 채웠답니다.”

  -몸에 나빠도 맛있는 음식에 자주 손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요즘 TV 프로그램에 ‘먹방’이 너무 많아요. 건강식으로 먹방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많은 양의 자극적인 음식으로 진행되는 먹방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요. 다이어트 중에 그런 방송을 접하면 다음날 참지 못하고 그 음식을 먹게 되더라고요.”

 

샐러드 마니아
윤남영씨(57)

 

  -양손 가득 장을 보셨군요.

  “오늘 저녁에 요리할 재료를 샀어요. 집 근처에 있어서 자주 방문해요.”

  -메뉴가 무엇인가요?

  “토마토와 치즈가 들어 있는 샐러드와 연어 아보카도 롤이 오늘의 저녁이에요. 저는 맛이 좀 덜해도 건강한 음식을 좋아해요. 그래서 항상 건강한 식단을 구상하죠.

  -몸에 좋은 음식을 선호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제 나이가 되면 건강이 제일 중요해져요.(웃음) 저도 음식에서 맛이 더 우선이었던 때가 있었죠.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주변 지인들이 아프고 심지어 세상을 떠나는 모습까지 봤어요. 제게도 젊은 시절과 다르게 좋지 않은 증상이 하나둘씩 발견됐죠. 그때부터 식습관을 완전히 바꿨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있으신가요?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데 혈압이 높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육류 지방 함량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려고 해요. 육류 자체를 적게 먹기 위한 노력도 하고요. 고기 대신 샐러드를 즐겨 먹는답니다.”

  -가족들도 샐러드를 좋아하나요?

  “딸은 곧잘 먹는데 아들은 안 좋아해요. 그렇다고 강요하지는 않아요. 뭐든지 누가 시키면 더 하기 싫어지잖아요.(웃음) 최소한 음식만큼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먹길 바라요.”

  -그렇군요. 남영씨가 생각하는 건강한 식단의 장점을 듣고 싶어요.

  “건강한 음식을 먹더라도 몸에서 바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아요. 다만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어요. 제가 제 몸을 돕는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건강한 음식을 먹기 시작한 이후 느끼는 변화가 없었나요?

  “아! 몸이 예전보다 가벼워졌어요. 자고 일어나면 예전과 달리 속이 편안하죠. 고기를 줄이고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한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건강 식단 24시
나효진씨(38)

 

  -크리스마스트리 전구를 들고 계시네요. 벌써 분위기가 나요.

  “바로 옆 꽃시장에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용 전구를 구매했어요. 그 후 이곳을 들렀는데 원하는 식자재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샴페인 하나만 샀어요.”

  -평소 선호하는 식자재가 있나요?

  “맛은 덜해도 건강한 재료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남편 신장이 좋지 않아 건강을 반드시 고려해야 해요. 신장 한개가 절반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부담스러우니까 염분을 낮춘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죠.”

  -식단의 중요성을 언제 실감했나요?

  “남편이 다니는 병원에서 추천해준 식단 관련 강의를 들었어요. 강의를 통해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느꼈죠. 그뿐만 아니라 건강한 식단을 구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신장은 한번 나빠지면 완치할 수 없어요. 그래도 지금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음식에 많이 신경쓰고 있답니다.”

  -주로 어떤 음식을 먹는지 궁금해요.

  “단백질 섭취를 줄여야 해 식물성 음식을 주로 먹어요. 또 신장이 좋지 않으면 잡곡류를 자제해야 해 쌀밥만 먹는답니다. 나트륨이 많은 찌개도 피해요. 반찬은 나물, 두부가 대부분이죠. 그래도 주말 하루는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날’로 정해 마음껏 먹어요.”

  -그렇군요. 이번 주말에는 무엇을 드실 생각인가요?

  “꽃게를 먹으려고요. 완전한 건강식은 아니지만 그 정도는 괜찮아요.(웃음) 건강 때문에 좋아하는 음식을 아예 끊으면 몸이 축 늘어져요.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끔 즐기고 있죠.”

  -식단을 바꾼 후 나타난 변화를 들어보고 싶어요.

  “예전에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속이 불편했던 적이 있어요. 병원 진료를 받았더니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더라고요. 몸에 자주 무리가 왔었죠. 그런데 식단을 바꾸고 나서는 음식 때문에 걱정할 일이 없어요. 전처럼 얼굴이 붓지도 않고 적정 체중도 유지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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