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어디엔가 살아가며 존재한다. 그 ‘어디’는 발붙일 수 있는 물리적 장소인 동시에 다른 이들과 여러 관계를 맺으며 생활하는 사회 공동체를 뜻한다. 사회에서 살아가는 개인은 크고 작은 모든 생각에 사회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동시에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하며 사회와 복잡하게 상호작용한다. 때문에 개인이 사회를 해석하는 일은 자아를 해석하는 일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학기 지역보도부는 우리가 직접 마주한 지역사회를 지면에 해석해내려 노력했다. 대학 언론에서 흔히 바라보는 대학 사회보다 좀 더 넓은 사회를 주제로 공론장을 펼치고 싶었다. 양캠 인근의 주민들을 만났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그 기록을 지면과 온라인에 소상히 남겼다.

  지역을 바라보는 일은 그야말로 발굴 작업과 같았다. 대학사회를 벗어나 지역에 나가는 일 자체만으로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훨씬 역동적인 일들이 가득했다.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현안이 존재했다. 평범한 학부모가 환경단체 이사장으로 활동했고, 역사 교사로서 강단에 서는 상인이 있었다. 항일 운동의 역사도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고 전설로 남은 예인의 이야기도 흐르고 있었다.

  긍정적인 모습만 있던 것은 아니다. 재개발에서 방치돼 고통받는 이를 만났으며 가정 상황이 좋지 않아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 모든 사람이 우리 주변에 살고 있었다. 하나하나의 구성원이 함께 살아가며 지역사회를 이루고 있었고 주거와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의제를 생산하고 있었다.

  때문에 기자는 대학언론 내 지역 공론장의 필요성을 더욱 느꼈다. 그리고 지역보도부가 지역사회 내 언론으로서도 더욱 활발히 기능하도록 노력했다. 청년 대학생도 지역에 주목하게 된다면 구성원으로서 긍정적인 효과를 야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지역 현안을 다루는 언론은 지역사회 활성화와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진다. 공동체의 현황을 알리고 공유하며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움직임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공론장으로서 충실히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우리가 해석해낸 지역사회의 모습과, 만들어 놓은 공론장을 통해 더욱더 많은 독자가 지역에 살길 바랐다.

  이번학기 우리의 지면을 통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게 된 중대신문의 독자가 있다면 지역보도부에게 그보다 큰 기쁨은 없겠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지역보도를 꾸린 것에 잠시라도 후회해 본 적은 없다. 취재 과정 중 보석같이 반짝거리며 작동하는 개인의 삶과 다양하게 엮인 연결망들을 포착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한 크고 작은 사회의 역동성은 기자가 지치지 않게 도왔고 생의 발견에 대한 기쁨을 안겨 줬다.

  반년 남짓한 시간 속 쌓여온 신문을 찬찬히 돌아본다. 그리고 지면을 편 당신에게 묻고 싶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존재하는 그곳이 어디냐고.

박수정 지역보도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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