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의 등장과 함께 연봉이 다소 낮더라도 복지가 좋은 회사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서 휴가 일수나 성과급을 늘리긴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 기업이 가성비 좋은 직원복지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곳이 있다. ‘일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스낵24’다. 스낵24 김헌 대표(건축공학전공 05학번)를 만나 간식이 곧 복지라는 마인드로 창업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생은 타이밍! 사업도 타이밍!

  김헌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취업보다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그는 수능이 끝나자마자 컴퓨터 주변기기를 오픈마켓에 유통하는 사업부터 시작해 총 9번의 창업을 거쳐 지금의 스낵24를 만들게 됐다. “제가 만든 새로운 가치가 시장에서 폭발적 반응을 보일 때 희열을 느껴요. 이 기분 때문에 앞으로도 새로운 창업에 도전하고 싶어요.”

  스낵24는 김헌 대표가 기업을 운영하며 느꼈던 불편함에서 시작됐다. 그는 직원들에게 낮은 가격이지만 만족도 높은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간식을 제공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에 간식을 진열하는 일은 시간이 갈수록 귀찮고 힘들게 느껴졌다. “해야할 일도 많은데 간식 택배는 쌓여 있으니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간식을 대신 제공해줄 업체를 찾아 봤는데 한 곳도 없더라고요.” 당시 공유오피스 ‘위워크’에 사무실이 있었던 김헌 대표는 주변 사무실에도 간식 택배가 정리되지 못한 채 쌓여 있는 상황을 보며 직접 사업화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블로그로 운영되는 작은 마켓에 불과했다. “작은 트레이를 채워 7만원짜리 서비스를 블로그에 올리는 규모부터 시작했어요. 그러다 어느날 공장에서 400만원치의 의뢰를 받게 됐죠.” 갑작스럽게 큰 금액을 주문받게 된 그는 어떻게 400만원을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하다 의뢰한 기업 내에 편의점 매대를 구비하고 그 매대를 채우기 시작했다. 사무실 내에 작은 편의점을 마련함으로써 직원들의 접근성을 편리하게 하고 회사생활 속 작은 행복을 실현한 셈이다.

  김헌 대표는 기업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타이밍을 꼽는다. 기존에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높은 지불의사를 보이는 기업들을 접하며 해당 사업의 커다란 시장 잠재성을 느꼈다. “잠재적 수요가 많은 시장이었어요. 창고를 새롭게 마련할 때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가득 찰만큼 수요가 많았죠.” 현재 스낵24는 국민은행, 키움증권,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약 400개의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할 만큼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선호에 따라 차곡차곡

  스낵24는 기업 내 간식 구매부터 진열까지 모두 대신해주는 서비스 업체로 기존에 회사가 자체적으로 간식을 구비하기 위해 했던 일을 도맡아 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은 편의점 가격보다 저렴한 값으로 메뉴 설계, 배달, 진열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기업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면 스낵24는 축적된 데이터에 기반해 각 기업에 맞는 간식을 추천한다. “각 기업마다 특성이나 직원 구성이 상이해 원하는 간식도 다르게 나타나요. 따라서 기업의 성별, 연령대, 업종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간식을 제공하고 있죠.” 김헌 대표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 직원의 약 90퍼센트가 매우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스낵24는 소비자들의 수요 데이터 분석에서 나아가 더 확실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개발 고도화와 인사 및 물류 분야의 전문가 섭외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스낵 24의 업종은 가공식품유통업이에요. 그러나 소비자들의 수요를 표준화하고 데이터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식품과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분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죠.”

  창업하고 싶은 사람 여기 집중

  창업 경험이 많은 김헌 대표가 창업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일까. 그는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절박한 마음가짐이 필수라 말한다. 또한 창업을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에 능동적인 가치부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면 취업을 하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무조건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마음이 필요해요. 실패는 창업의 당연한 과정이기 때문이죠.”

  김헌 대표는 현재가 창업하기 적합한 시기라 말한다. 자본적, 인적, 제도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에 풍부한 지원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스타트업을 위한 정부 지원이 많아졌어요. 정부 주도 펀드가 대표적인 예죠.” 또한 지원 증가에 따라 투자 기준점이 낮아진 점도 언급하며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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