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언어, 혈통 등으로 ‘족(族)’을 구분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여기 개성과 취향으로 하나의 ‘족’이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번학기 문화부는 저마다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문화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번주는 ‘홈트족’의 족장과 함께했습니다. 홈트족은 홈(home)과 트레이닝(training)을 합성한 용어로 집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Minsoo Go’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자신만의 홈트 비법을 공유하는 고민수씨의 일상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홈트족 집중 탐구, 지금 시작합니다!

 

휴식을 넘어 운동까지
시공간 한계와 경제적 비용 한번에 해결
보고 따라하면 건강도 따라와

 

쌀쌀해지는 날씨 속 집 밖을 나가기란 쉽지 않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헬스장을 등록했지만 발은 집 밖으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여기 이 문제를 해결할 비책이 있다. ‘홈트레이닝’은 나만의 공간에서 원하는 시간에 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헬스장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홈트레이닝 영상을 올리며 2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고민수씨(36)를 만나 홈트족 문화를 알아봤다.

  가성비 갑 ‘홈트’

  한때 보디빌더로 활동한 고민수씨는 대한보디빌딩협회 올스타 클래식 MVP를 수상한 운동 전문가이자 강사다. 그는 운동을 하면서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건강하게 바뀌는 경험을 했다. 이후 고민수씨는 자신의 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에게 제대로 된 운동법을 알리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 “저에게 트레이너보단 모티베이터(Motivator)란 단어가 더 어울려요. 운동을 통해 누군가의 인생이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죠.”

  홈트레이닝은 시간과 공간 제약을 적게 받는다는 점에서 피트니스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하지만 고민수씨는 홈트레이닝에 따라오는 어려운 점도 있다며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홈트에서 운동 목적을 인지하는 건 굉장히 중요해요. 운동 이유가 확고하면 방해 요소를 접하거나 포기가 떠오를 때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는 마음가짐과 더불어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운동 기록이 남아야 변화와 보람을 가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그는 『고민수의 하루 운동 - 90 days 다이어트 플래너』를 집필하기도 했다.

  환경 조성도 홈트레이닝에서 신경 써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집에서 운동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쿵쿵거리는 소리가 발생할 수 있다. 고민수씨는 이때 발생할 수 있는 층간 소음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힘을 줘 코어 근육을 사용하면 뛰는 동작도 사뿐히 할 수 있어요. 바닥에 깔아놓는 운동 매트도 소음을 줄이는 좋은 도구죠. 사실 뛰는 동작을 배제하고 운동을 해도 돼요.”

  영상으로 소통해요

  고민수씨는 홈트레이닝 영상을 공유하는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모티베이터답게 자신의 경험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유튜브 채널 ‘Minsoo Go’를 개설했다. 채널 개설 이후 초반에는 피트니스 중심의 컨텐츠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집에서 쉽고 간단하게 운동하는 영상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자 고민수씨는 홈트레이닝 영상을 다루기 시작했다. 그는 홈트레이닝이 의지만 있다면 피트니스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홈트레이닝은 헬스장에서 하는 운동에 비해 시간 제약이 덜하고 금전적으로도 저렴하죠. 하지만 집이라는 공간에는 TV처럼 운동을 방해하는 요소도 많이 있어요.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끝까지 유지하기는 어렵죠.”

  스쿼트나 팔굽혀펴기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 종류는 다양하다. 운동 유형이 다채롭다 보니 고민수씨는 주제별 및 신체 부위별로 적절한 동작을 각각 분리해 촬영한다. 하지만 최근 모든 운동을 골고루 섞어 놓은 영상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건강한 운동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시금치가 아무리 몸에 좋아도 그것만 먹으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운동도 마찬가지죠. 뱃살 빼는 게 목표라고 해서 복부 운동만 하기보다는 다른  부위의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더 효과적이에요.”

  영상 촬영에 있어 적절한 동작 구성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있게 가르치는 능력 역시 필요하다. 시청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영상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고민수씨는 내용 전달에 많은 힘을 쏟는다.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 노력해요. 그래서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모든 시청자가 초보자라고 생각해 쉬운 용어를 사용하죠. 짧은 시간 안에 이해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이러한 정성은 수십만의 구독자를 끌어들인 비결이 됐다.

  ‘Minsoo Go’ 채널이 20만 구독자 수를 보유할 수 있는 배경에는 고민수씨의 진심 어린 태도도 기여한다. 그는 영상에서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약물에 의존하는 모습이 아니라 실제 운동 중 노력하는 과정과 결과를 영상에서 보여줘요. 진솔하게 임하는 모습이 시청자에게 더 와닿죠.”

  그는 이어 기존 구독자 수를 발판삼아 100만 구독자 수를 목표로 잡는다. 100만은 상징적인 숫자로 곧 그가 영상을 제작하는 데 원동력이 된다. “해당 목표는 제가 더 많은 사람에게 운동을 알려야겠다는 사명이나 목적의식을 갖게 해요. 구독자 100만명이 안되더라도 이러한 동기부여 자체가 더욱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도록 도와줘요.”

  그의 영향력은 댓글에서 생생하게 확인해 볼 수 있다. 고민수씨의 영상을 보고 많게는 수십 kg의 몸무게를 감량했다는 사람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보람을 느끼게 해준 시청자가 있었다고 소개한다. “오프라인에서 팬클럽과 야외 운동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서울에서 진행했음에도 전주, 부산 등 다양한 지역에서 애청자분들이 찾아왔어요. 전주에서 온 팬의 경우 영상을 보고 운동을 시작해 체중을 10kg 이상 감량했다고 말했어요. 저를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다고 해 보람을 크게 느꼈죠.”

  몸짱은 홈트에서부터

  홈트족이 증가하면서 운동매트, 케틀벨 등 홈트레이닝 관련 용품 판매가 늘고 있다. 고민수씨는 기존 영상 패턴에서 탈피한 컨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똑같은 운동을 반복하면 몸이 적응돼 변화속도가 더뎌요. 춤과 결부시킨 홈트, 덤벨을 이용한 홈트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어요.” 그는 미국 피트니스 시장의 트렌드를 익히고 다른 영상을 벤치마킹하여 운동 동작을 개발한다고 덧붙였다.

  고민수씨는 운동이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까지 가져다준다는 철학을 가졌다. 그는 ‘몸짱이 돼야지’와 같은 거창한 목표는 개인에게 부담감을 안겨 운동 실패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고민수씨는 이때 홈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몇 시간씩 헬스장에서 운동하려는 계획은 무산으로 돌아가기 쉬워요. 집에서 하루 10분이라도 꾸준히 운동하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홈트를 시작하면 운동이 곧 습관이 되고 재미로 이어져요. 이는 궁극적으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행복의 초석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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