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추위 속 펭귄 무리가 서로 몸을 밀착시켜 온기를 나누는 행위를 ‘허들링(huddling)’이라고 한다. 소셜벤처 허들링은 홈쉐어링 서비스를 통해 호스트와 게스트가 ‘허들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노시형 대표(건축공학전공 4)를 만나 홈쉐어링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통학 시간, 사업을 만들다

  허들링은 공간을 제공할 호스트를 먼저 모집한다. 모집이 완료되면 컨설팅을 거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집만 공식 웹사이트 플랫폼에 등록한다. 플랫폼에 집이 등록된 후 게스트가 허들링에 연락을 취하면 매칭이 진행된다. 노시형 대표는 허들링이 입주 관련 부가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입주 전과 퇴실 후 청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또한 호스트와 게스트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설문을 진행하고 개별적 연락도 취하고 있죠.”

  노시형 대표는 창업 아이템을 발굴할 때 자신의 학창시절 경험을 녹여냈다. “7호선이 생기기 전에는 통학에 왕복 세시간 반이 걸렸어요. 너무 힘들어서 자취를 하고 싶었는데 돈이 없었죠.” 그는 대학생이 겪는 주거문제 원인을 높은 보증금과 월세로 봤다. 이 때문에 노시형 대표가 처음 시도했던 사업 아이템은 돈을 마련하기 힘든 대학생에게 무담보로 주거자금을 빌려주는 ‘마이크로크레디트’였다. 그러나 사업자금과 기술 측면에서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고 노인가구와 청년가구가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홈쉐어링 창업으로 전환하게 됐다.

  사업자금은 다다익선!

  회사 경영 체계를 잘 몰랐던 그는 회사를 꾸려 나가는 창업 과정에 많은 변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동아리에서는 기획안 작성이나 인력 고용은 생각하지 않아도 됐어요. 하지만 실제 창업은 부가적으로 신경 써야 할 요소가 많더라고요.” 노시형 대표는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창업 전에 실무 경험을 쌓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창업을 하고자 하는 학생은 스타트업에 들어가 1년 정도 몸담으며 경험해보길 추천해요.”

  또한 노시형 대표는 학내·외에서 열리는 다양한 창업교육도 들어야 한다고 언급한다. “학교에서 창업교육을 들으며 산학협력단 분들을 알게 됐어요. 교내 창업 지원 사업에 대한 정보를 많이 받을 수 있었죠.” 그는 외부에서 주관하는 창업교육에도 여러번 참여했다. “매주 진행되는 외부 창업교육에 참여해 사업계획서 작성 방법,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 등을 배울 수 있었어요.”

  창업에서 노시형 대표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점은 자금이다. 그는 창업을 시작하고서부터 지금까지 ‘예비창업패키지’와 LINC+사업단을 포함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단체로부터 약 1억원 정도의 사업지원금을 받았다. 노시형 대표는 자금이 창업의 전반적 진행 속도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많은 자금은 사업 진행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돼요. 실제로 지원금을 받기 전까지는 노트북으로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정도가 고작이었죠.” 그는 지원금을 받은 후부터 오프라인 마케팅을 시작하고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수중에 들고 있는 돈을 추려 창업에 투자하는 정도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요. 창업을 생각한다면 자금 확보가 가장 중요해요.”

  “홈쉐어링이 흔한 주거형태가 되길”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허들링은 흑석과 상도에서 지금까지 약 30쌍의 홈쉐어링 매칭을 진행했다. 허들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년 상반기까지 200쌍 매칭을 목표로 한다.

  노시형 대표는 특히 대학생이 거주형태를 고민할 때 홈쉐어링도 일반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라고 말한다. “쉐어하우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익숙한 주거형태가 아니었는데 약 3년 만에 대중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3,4년 안에 홈쉐어링을 흔한 주거형태로 확산시키는 걸 목표로 하고 있죠.”

  홈쉐어링은 주거형태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집은 갖고 있지만 소득이 불안정한 시니어와 높은 월세, 보증금 등으로 주거 문제를 겪는 청년을 연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허들링은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소셜벤처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허들링은 향후 서울시 내 주요 대학가까지 서비스를 확장해 지역사회로 뻗어나갈 예정이다. “내년에는 숭실대, 서울대 주변 지역까지 확장할 예정이에요. 이후에는 홍익대와 서강대를 포함하는 마포구, 건국대를 포함하는 광진구 일대까지도 생각하고 있죠.” 또한 노시형 대표는 200쌍의 매칭이 달성되면 어플리케이션 제작에 들어가 모바일 서비스 제공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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