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길 속에도 피어난 맛집
  • 전규원·김서현 기자
  • 승인 2019.11.0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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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선동 먹자골목

당신이 무심코 걷고 있는 그 거리. 무슨 거리인지 아시나요? 걷다보면 웨딩거리부터 패션거리까지 특색 있는 거리를 골목골목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번학기 문화부는 같은 듯 다른 두 거리를 비교 분석합니다. 이번주는 창선동 먹자골목과 서면 먹자골목을 살펴봤는데요. 창선동과 서면은 부산의 대표 먹자골목으로 많은 사람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같은 부산에 위치했지만 다루는 음식부터 고객층까지 전혀 다른 두 거리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Focus On!

 

지난 2007년 개봉한 영화 <히어로>는 부산의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한 외국 영화다. 외국 배우가 부산의 먹자골목에서 떡볶이를 먹는 모습은 이색적인 느낌을 연출한다. 영화의 배경이 된 창선동 먹자골목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한국전쟁 당시 형성된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창선동 먹자골목의 역사와 현황, 전망 등을 짚어보기 위해 전문가와 함께했다.

  광복과 함께 찾아온 거리

  추운 겨울 호떡 한입을 베어 물면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부산의 대표 먹자골목 창선동에서는 겨울철 대표 먹거리인 씨앗호떡을 포함해 어묵, 파전, 충무김밥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덕분에 해당 골목은 식도락 여행지로 제격이다.

  약 75년의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창선동 먹자골목의 태동은 지난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느낄 수 있다. 광복 이후 일본인들이 한반도에서 대거 철수한 후 남겨진 물자들을 판매하는 장터가 창선동에 만들어졌다. 장터로 사람들이 모여들자 상인과 고객을 대상으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음식 골목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부산시 전통시장특성화위원회 하병조 위원장은 창선동 먹자골목의 원래 이름은 ‘실비거리’라고 설명한다. “실비는 ‘실제 비용’의 줄임말이에요. 김해, 통영, 거제도 등 주변 지역의 상인들이 부산으로 와 보따리 장사를 했어요. 고향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 조개 등을 부산에서 판매하면 제값을 받을 수 있었죠.”

  먹거리를 기반으로 성장한 실비거리는 1950년 5월 창선동 먹자골목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개장했다. 실비거리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 일부는 점포, 노점 장사를 하며 정착했고 인기가 좋은 품목이 거리의 주요 음식으로 남게 됐다. 하병조 위원장은 어묵, 충무김밥, 당면 등이 창선동 먹자골목의 대표 음식이라고 말한다. “요즘 인기가 좋은 씨앗호떡은 거리가 활성화되고 고객층을 더 유입시키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먹거리예요.”

  역사만큼 깊은 고객층

  창선동 먹자골목을 방문하기 위해선 먼저 아리랑 거리를 찾아야 한다. 아리랑 거리 입구에서 중구로 30번길을 따라 포장마차가 늘어선 곳이 바로 창선동 먹자골목이다. 골목의 특징 중 하나는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 거리가 비어있다는 점이다. 이동식 매대와 앉은뱅이 의자를 놓고 오후부터 장사를 시작하는 상인들은 폐점 후 매대를 철수해 거리를 빈 공간으로 만든다. 계약상 장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개성 강한 창선동 먹자골목을 찾는 고객층은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1박 2일’, ‘런닝맨’ 등 TV 프로그램에 해당 골목이 방송된 후 고객층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하병조 위원장은 방송 후 골목이 더욱 활발해졌다고 설명한다. “창선동을 찾는 연령층은 60대가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방송 이후 젊은 고객층이 많이 증가했죠. 덕분에 호떡, 떡볶이 등 젊은 고객층을 위한 음식이 많이 생겼어요.”

  외국인 관광객도 거리 활성화에 일조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먹자골목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유에는 부산 항만에 위치한 두 곳의 터미널이 있다. 하병조 위원장은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과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이 외국인 유입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올해 두 터미널을 통해서 들어온 선박만 해도 약 230대예요. 부산자갈치축제 등 다양한 축제도 외국인 관광객 유입 요소 중 하나죠.”

  명소가 명물이 되기 위해선

  고객층이 넓어지고 있는 창선동 먹자골목의 전망은 어떨까. 아리랑거리 상인회 송화진 사무장은 해당 골목에 정돈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한다. “창선동 먹자골목은 오래된 거리기 때문에 조금 지저분해요. 고객을 더 유치하기 위해선 거리를 깔끔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창선동 먹자골목은 상권활성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병조 위원장은 부산관광공사에 지원을 받아 먹자골목 재정비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한다. “청결한 거리와 상인 외국어 교육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에요. 외국인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상인들에게 영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실감했죠.”

  창선동 먹자골목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하병조 위원장은 창선동이 관광특구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창선동 먹자골목은 깊은 역사가 깃든 거리예요. 관광지역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창선동 골목을 중구관광특구지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죠.” 민족의 비극을 함께한 창선동 먹자골목, 어느새 아픔을 딛고 발전해 현재 부산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곳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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